9월 8일 밤 11시 11분, 진도 6.8 크기의 강진이 모로코를 강타했다. 지진은 모로코 전역뿐만 아니라 알제리, 스페인, 포르투갈까지 느껴질 정도로 강력했다. 모로코에서 지난 120년을 통틀어 가장 강했던 이번 지진으로 인해 2,946명이 목숨을 잃고 5,674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50,000명에 달하는 사람이 피해를 입었다.
마라케시(Marrakech), 카사블랑카(Casablanca), 아가디르(Agadir)를 비롯한 여러 도시가 피해를 입었지만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은 아틀라스(Atlas) 산맥 지역이었다. 지진으로 통신이 끊기고 도로가 차단되어 구조대와 헬리콥터가 아틀라스 산맥 고지대 마을의 생존자에게 접근하는 것은 어려웠다. 뉴스를 통해 방송된 생존자들의 증언은 듣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모로코 내무부는 초기 사망자와 부상자 수를 발표했다. 진원 근처인 알 하우즈(Al Haouz) 주 사망자 수는 1,684명, 타로우단트(Taroudant) 시 980명, 치차우아(Chichaoua) 202명으로 집계되었다. 마라케시도 역사 유적과 건물이 피해를 입었고 1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민들에게 여진에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지진 다음날 국왕 모하메드 6세(Mohammed VI)는 모로코 군대에 피해 지역에 인적, 물적 자원을 급파할 것을 지시하고 구조대, 장비, 의료팀을 보낼 것을 요청했다. 또한 3일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하고 모로코 전역의 모스크에서 사망자를 위한 기도를 올리게 했으며 국민, 사기업 및 공공기관, 외국인 등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을 계좌도 생성하게 했다. 각국 정상도 모로코에 위로를 전하고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것을 약속했다. 현재는 스페인, 카타르, 영국, 아랍에미리트의 수색구조팀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내무부는 추후 필요한 경우 타국의 지원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모로코 전역 및 해외 거주 모로코인들은 음식, 담요, 의류, 위생용품 등의 구호품을 보내며 경제적 후원을 하여 국가 재난 상황에서 애국심과 연대를 보여주었다. 트럭 기사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피해 지역으로 구호품을 이동하는 데 자원하였으며, 모로코 도로운송협회(Moroccan Association of Intercontinental Road Transport) 에서도 모로코 전역에 트럭을 제공했다.
모하메드 6세가 10억 디르함(약 1억 달러)을 희생자 기금에 기부했고, 전(前) 경제부 장관이자 기업인인 물라이 하피드 엘라라미(Moulay Hafid Elalamy)가 2,000만 디르함(190만 달러), 보잉사가 30만 달러, 로레알이 640만 달러를 기부했다. 현대도 모로코 지진과 리비아 홍수 피해에 110만 달러를 기부했다. 이번 지진을 계기로 IMF는 모로코에 기후변화 대비 기금으로 13억 달러의 대출을 제공하기도 했다.
지진 피해자에게 국내외에서 많은 온정의 손길이 전해지는 한편 재난 상황에서 구호품을 절도하거나 피해 아동의 사진과 동영상을 동의 없이 인터넷에 게시하는 이들이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구호품 절도로 구속된 사람들에게는 엄중한 처벌이 내려질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비정부기구 ‘Hands off My Child(내 아이에게서 손 떼세요)’가 몰지각한 콘텐츠 크리에이터들로부터 지진 피해 아동들을 보호하고자 나섰다. 이러한 사태에 대해 모하메드 6세는 이번 지진으로 부모를 잃은 모든 아동에게 ‘국가 후견(Ward of the Nation)’을 선포하고 의료, 교육, 재정지원, 성인이 될 때까지의 연간 지원금 등을 약속했다. 또한 정부와 인권운동가들은 피해 아동을 인신매매 및 착취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