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다가스카르에서 한국 문화는 이제 K-팝이나 드라마를 넘어 가정의 식탁 속으로 들어왔다.
지난 7월 12일 주마다가스카르 한국대사관은 수도 안타나나리보(Antananarivo)에서 한국 음식 경연대회를 개최했다. 이는 한국문화의 달(Korean Culture Month)의 대미를 장식하는 행사로, 한국의 문화유산 중 하나인 한식의 가치를 기념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수천 년 역사를 지닌 한식은 한민족의 철학과 집단 기억, 정체성을 담고 있다. 그러므로 이번 대회는 맛을 통해 한국 문화를 느끼고, 해석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돕는 자리였다.
이번 행사는 한국과 마다가스카르 간 문화적 접근을 넓히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최근 몇 년간 양국은 교육, 환경, 농업, 언어,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확대해왔다. 그 결과 해마다 개최되는 한국문화의 달에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한국은 전 세계를 강타한 한류를 적극적으로 확산시켰다. 음악과 드라마, 영화가 그 중심이었지만, 오늘날 한식은 그에 못지 않은 전략적 위치를 차지한다. 김치, 불고기, 찌개, 전, 장류(된장, 고추장, 간장)는 세대를 거쳐 내려온 지혜와 발효의 인내, 인간과 자연의 깊은 연결을 보여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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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밥 먹었어요?”라는 인사말이 있다. 이는 사랑과 보살핌, 사회적 유대의 표현이자 음식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문화의 단면이다. 함께 먹는 식사, 오랜 발효, 찌개나 쌈밥 같은 공동 요리는 공동체를 중시하는 한국 문화를 대변한다. 맛보게 하는 것은 이해하게 하는 것이다. 이에 발맞추어 한국 정부는 전통 유지와 함께 레시피의 현대화와 세계화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마다가스카르에서도 음식은 애정 어린 언어다. 밥은 일상 속 소중한 존재이며, 반찬과 국물, 장류로 균형 잡힌 식사를 구성한다. 제철 재료, 발효음식, 약초 사용 등은 한국 식문화와 놀라울만큼 유사하며, 두 나라 모두 식탁이 위계와 존중, 세대 간 전승의 공간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이런 문화적 공감을 바탕으로 개최된 2025 한국 음식 경연대회의 주제는 한국 음식의 핵심인 ‘장류’였다. 참가자들은 된장, 고추장, 간장 중 하나를 활용해 한국 음식을 재해석하거나 창작해야 했다. 목표는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창의성을 발휘하는 것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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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26개 팀이 지원한 가운데, 대사관, 한국 요리사, 미식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단이 최종 8팀을 선발해 7월 12일 대사관 주방에서 경연을 펼쳤다. 이른 아침부터 주방은 된장과 참기름 향으로 가득 찼고, 참가자들은 단지 음식을 만든 것이 아니라 감정과 비전을 담은 한국 음식을 표현하려고 최선을 다했다. 심사 결과, 1등은 된장찌개와 김치 만두를 라이스페이퍼로 싼 퓨전 요리를 선보인 루실 시도니 앙드리암볼롤로나(Lucile Sidonie Andriambololona)가 차지했고, 2등은 고추장 제육볶음을 요리한 멘드리카 테피니아나 안드리안심바니모사(Mendrika Tefiniaina Andriantsimbanimosa)가, 3등은 매콤한 돼지고기 찌개를 만든 이바나 루시아나 마한딤비(Yvanah Luciana Mahandimby)가 차지했다. 수상자에게는 박지현 주마다가스카르 한국대사가 각각 갤럭시 탭 A9+, 갤럭시 워치 7, 갤럭시 버즈 3를 수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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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대사(좌)와 1등 수상자인 앙드리암볼롤로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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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을 차지한 된장찌개와 김치 만두를 라이스페이퍼로 싼 퓨전 요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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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대사는 연설에서 음식은 민족 간 다리를 놓는 수단이며, 노력과 정성, 맛으로 우정을 쌓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향후 요리 박람회 참여, 말라가시어로 레시피 번역, 교육 프로그램 및 한-마다가스카르 요리 교류 모임 창설 계획 등을 밝혔다.
7월 12일 안타나나리보에서는 요리 이상의 일이 일어났다. 사람들은 맛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국물과 고추, 발효의 기억을 공유했다. 지리적으로는 멀어도 한국과 마다가스카르는 따뜻한 인간미로 연결돼 있으며, 이 연결을 가능케 한 것은 바로 한 그릇의 정성 담긴 음식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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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주제와 관련한 더 자세한 내용은 본 보고서를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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