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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위클리 (2024-14호): 세계로 퍼지는 '코코아 쇼크', 값싼 초콜릿 시대 끝나나

관리자 / 2024-04-12 오후 3:00:00 / 373
세계로 퍼지는 '코코아 쇼크', 값싼 초콜릿 시대 끝나나
No.14(2024.04.12.)
한·아프리카재단 조사연구부가 매주 선별·분석하여 전하는 최신 아프리카 동향과 이슈

세계로 퍼지는 ‘코코아 쇼크’, 값싼 초콜릿 시대 끝나나
최근 초콜릿의 원료가 되는 코코아 가격 폭등으로 초콜릿 대형 기업부터 소매점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북미 최대 규모의 초콜릿 제조사 허쉬(Hershey)의 CEO 미셸 벅(Michele Buck)은 “코코아 가격상승으로 인해 올해 수익 성장이 제한적일 것”이며 지난 2월 “2023년 4분기 수익 감소에 따라 인력 5%를 감축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 허쉬는 작년 4분기 순이익이 3억 4,9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약 12% 감소했다. 오레오(OREO)로 유명한 제과업체 몬덜레즈(Mondelez)는 이미 2023년 초콜릿 제품 가격을 12~15% 올렸으며, 더크반데풋(Dirk Van de Put) CEO는 금년 1월 실적발표에서 “코코아 인플레이션에 맞서 올해도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유럽 등지에서 초콜릿 소비가 급증하는 부활절 시기에 초콜릿 가격이 급등하며 소비자들도 코코아 가격 상승을 체감하고 있다. 이번 주 위클리에서는 전 세계 코코아 생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서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의 코코아 생산 동향과 코코아 가격 상승에 대해 분석해본다.
+ 코코아 가격 왜 이렇게 올랐나
코코아와 같은 원자재는 보통 선물 거래*로 이루어지며 가격을 매기는 기준은 일반적으로 1톤이다. 코코아 가격은 금융 위기 이후 약 15년 동안 2,500달러 수준을 유지하여 1년 전에도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2023년부터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으며 최근 3월 26일에는 장중 코코아 선물(5월 인도분)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뉴욕상품거래소에서 톤당 1만 80달러(약 1,353만원)를 갱신하며 사상최고가를 기록했다. 톤당 8,700달러에 거래되던 구리보다도 비싼 가격이었다. 1년 전 톤당 3,000달러도 하지 않던 코코아 가격이 최근 몇 달 사이 세 배 이상, 올해 들어서만 130% 이상 폭등할 정도로 급격한 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 선물(futures) 거래는 일정 시점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매매할 것을 현재 시점에서 약정하는 거래로, 미래의 가치를 사고 파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코코아 가격 급등의 본질적 원인으로 이상 기후 및 흑점병(black pod disease)*으로 인한 카카오** 생산량 감소를 꼽고 있다. 주요 생산국의 작황 부진으로 인해 공급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선물 시장에 헤지(hedge)*** 세력 뿐 아니라 투기 세력까지 개입하면서 가격은 천정부지로 솟고 있다.

* 급격하게 비가 많이 오면 코코아 나무 줄기가 팽창하거나 갈색으로 부패하며 썩는 곰팡이 감염 현상
** 코코아의 원료가 되는 것으로, 카카오 페이스트를 압착해 카카오 기름을 제거하고 분쇄하면 코코아가 된다. 카카오 열매를 가공한 것을 코코아로 부르나, 카카오와 코코아를 혼용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 현물 가격 변동 위험을 선물 가격 변동으로 제거하는 것으로 ‘위험 회피’ 또는 ‘위험 분산’이라고도 한다.

일반적으로 코코아와 같은 원료는 선물 계약을 맺고 만기에 맞게 트레이더가 구매자에게 인도하는데, 공급이 감소하자 초콜릿 기업, 도매업체 등이 만기에 맞게 납품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선물을 매수했다. 이미 가격이 오른 상황에서 선물 거래량이 급증하자 가격이 더욱 급격하게 상승했다. 이러한 가격 변동과 더불어, 코코아 수급 상황이 단기적으로 좋아지기 어렵다는 전망과 함께 코코아 선물 헤지 기간 조정 등에 따라 투기적 세력까지 시장에 뛰어들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코코아 가격이 큰 변동성을 보이자 일부 헤지펀드들이 투기를 목적으로 코코아 선물 시장에 뛰어들었다. 불확실성이 심화되면서 런던국제선물거래소는 불확실성에 따른 시장 리스크를 차단하고자 코코아 거래량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금융시장 상황은 단기적 분석이다. 본질적인 이유는 이상 기후와  카카오 작물의 자체요인이다. 전 세계 카카오 생산량의 약 60%를 차지하는 핵심 생산국인 서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에서는 최근 기후 악화와 질병 확산으로 인해 코코아 생산량이 감소해왔다. 일반적으로 2월은 서아프리카 지역의 카카오 수확량이 가장 많아야 하는 시기임에도, 전년 대비 수확량은 35%나 급감했다. 국제코코아기구(International Cocoa Organnization: ICCO)는 이 두 국가에 닥친 집중호우와 가뭄이 생산에 직격타를 주었으며 카카오나무에 가장 큰 피해를 주는 흑점병이 확산되면서 생산량이 급감했다고 분석한다.

나무가 썩는 것이 사실상 문제라면 살충제를 사용하여 사전 예방하고 인력을 동원해 병든 나무를 제거한 후 새 묘목을 심어 다시 수확량을 늘리면 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서아프리카에서 카카오를 생산하는 농가의 상황을 직시해야할 필요가 있다. 이 지역에서 카카오는 대부분 대기업이 아니라 영세 농가들이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 생산량 세계 1위 국가인 코트디부아르의 경우 우푸에부아니(Houphouet-Boigny) 초대 대통령이 전 국민에게 산림과 땅을 나누어주며 카카오 재배를 권장하고 카카오를 수출전략품종으로 육성한 바 있다. 영세 농가를 중심으로 카카오가 재배되다보니 제 때 새로운 나무를 심거나 비료를 적시에 쓸 돈이 없다. 나무도 나이가 들면 생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새로운 나무를 심어야하지만 이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시간이 갈수록 생산성이 급격하게 저하되는 원인 중 하나다. 아울러 비료와 살충제를 상당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최근 현지화 가치 하락과 높은 물가 상승은 영세 농가가 제 때 비료와 살충제를 구매하는 데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 코코아 가격 상승에도 혜택 받지 못하는 카카오 생산국들
코코아 가격이 상승하면 카카오 생산 업체들도 수익이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초콜릿과 같은 가공품을 생산하는 기술을 대부분 선진국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가공을 통한 수익은 대부분 선진국에게 돌아간다. 생산 농가의 몫은 소매가의 약 5%에 불과하다. 

서아프리카 지역은 카카오 생산량이 세계에서 가장 많을 뿐 아니라, 이 지역 카카오는 지방 함량이 높고 풍미가 뛰어나 상품 가치도 높다. 그런데 생산 농가는 왜 이렇게 가난할까? 코트디부아르에서는 약 100만명, 가나에서는 약 80만 명이 카카오 관련 농업에 종사한다. 한편,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코트디부아르 농민 절반이 하루 1.2달러(약 1,600원) 미만으로 생활한다. 2023년 급격한 코코아 가격 상승 이후에도 고작 농가 소득은 1.6달러로 오른 수준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아이러니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에서 카카오 원산지 가격을 정하는 주체가 생산업자가 아니라 정부라는 점에 주목해야한다고 말한다.* 정부가 1년에 한 번 그 해의 카카오 구매 가격을 결정해 발표하는데, 코트디부아르의 경우 카카오 수확물을 미리 선물 거래로 판매하기 때문에 코코아 가격이 현재 급등하더라도 큰 혜택을 받지 못한다. 실제로 코트디부아르 커피-코코아 위원회(Coffee-Cocoa Council: CCC)는 톤당 3,797달러 미만으로 선물 거래 계약을 이미 체결했기 때문에, 가격이 톤당 1만 달러 선에서 형성되는 현재도 세계 최고 카카오 생산국 코트디부아르는 그 지위에 걸맞는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 한편 시장가를 적용하는 카메룬은 이번 코코아 가격 상승의 혜택을 보고 있다. 코트디부아르는 4월 2일 기준 1kg당 2.5달러인데 비해 카메룬에서의 가격은 1kg당 8.27달러이다.

그렇다면 정부가 가격을 올려주면 해결되지 않을까? 올 4월 2일 코트디부아르 정부는 코코아 가격을 기존 대비 50% 상승한 1kg당 1,500세파프랑(약 2.5달러)로 결정했다.* 지난해 9월 가나 대통령은 2023년도 10월~24년도 9월 코코아 한 봉지(64kg) 가격을 800세디에서 1,308세디로 63% 인상했다. 2016년 475세디에 불과했던 코코아 빈(bean) 가격이 2023년 1,308세디로 명목상 세 배 인상된 것이다. 그러나 농가의 실질적인 수입 증가폭은 그렇지 않다. 현지화의 통화가치가 급격하게 하락하고 물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 이번 코트디부아르 정부가 코코아 가격을 올리기 전까지 농민들은 몇 주 동안 파업을 예고하면서 농산물 가격 인상을 끈질기게 요구해왔다. 농민들은 kg당 2,500세파프랑(약 4.2달러)을 요구했으나 정부와의 협상 끝에 최종적으로 kg당 1,500세파프랑으로 결정되었다.

가나의 경우, 2016년 1달러당 3.9세디였던 환율은 2023년 11.05세디로 급등했다. 코코아 가격을 달러로 환산해보면 2016년 122달러에서 2023년 118달러로 오히려 가격이 떨어진 셈이다. 게다가 가나의 연간 물가상승률은 2022년 12월 54%, 2023년 12월에는 23%를 기록하면서 농부들의 비료·살충제 가격 뿐 아니라 인건비, 생활비 등도 함께 올랐다. 분석가들은 물가 상승과 현지화 가치 하락 문제는 정부의 방만한 재정 운영, 국가부채 증가, 외화보유고 감소 등 거시경제 환경도 함께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결론적으로 농민들은 돈을 벌어도 남는 게 없는 구조 속에서 더욱 극심한 빈곤에 빠지게 된다.
+ 카카오 주요 생산국, 다른 곳으로 옮겨가나
서아프리카 지역의 카카오 생산량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생산지를 다각화할 수 있을까? 카카오가 자랄 수 있는 환경은 적도 위아래 20km 정도의 열대지방으로 커피 원두 생산지와 비슷하다. 전 세계 카카오의 70% 이상을 생산하는 코트디부아르, 가나 다음으로 카카오가 많이 생산되는 국가는 인도네시아다*. 그러나 코트디부아르, 가나와 마찬가지로, 인도네시아 카카오 생산자도 영세 농가들로 임금이 낮고 기후변화에 따라 재배 환경이 위협받으면서 작황이 좋지 않다. 그 외엔 브라질, 페루, 콜롬비아 등 남미 국가들이 있으나 서아프리카 지역을 대체하기에는 생산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 2022년 기준. World Population review.
+ 초콜릿 가격 향방은?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앞으로 저렴한 가격에 초콜릿을 먹을 수 있을지가 궁금할 것이다. 절대적 카카오 작물 공급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초콜릿 수요는 어떨까? 초콜릿 수요는 지난 30년 동안 약 2배 늘어났다. 지역적으로는 유럽과 미국의 수요가 높은 편이다. 1인 기준 연간 초콜릿 소비량을 따졌을 때 1위는 스위스(11.8kg)이고 미국(9.5kg)과 독일(5.8kg)도 초콜릿을 많이 소비한다. 한편 아시아는 어떨까? 한국은 700g, 중국은 200g 수준으로 유럽·미국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나 꾸준히 초콜릿을 소비하고 있다.

줄어드는 공급량에 비해 수요는 크게 변하지 않는 상황에서 초콜릿 업체들은 소매가를 올릴까? 작년 상반기까지는 초콜릿 기업들이 가격전가력(pricing power)*을 가지고 있었으나 작년 하반기부터 가격 상승에 따른 매출 하락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초콜릿 기업들은 가격을 올리는 대신 다른 전략을 취했다. 초콜릿 크기 줄이기, 카라멜·견과류 넣기, 크런치에 에어포켓(air pocket) 늘리기 등 초콜릿 비중을 줄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한 것이다. 이와 같이 초콜릿 업계 및 제과 업계 등 관련 산업은 코코아 가격 상승의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 가격을 올려서 비용 부담을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힘으로 ‘가격 결정력’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 카카오 생산 감소, 다른 작물로도 확대될까
카카오 작황이 악화된 본질적인 이유가 이상 기후인 만큼 커피 원두 가격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글로벌 커피 가격의 주요 지표는 로부스타 커피 선물, 아라비카 커피 선물인데, 현지 시각 기준 4월 3일 런던국제선물거래소에서 인스턴트용 커피 원두인 로부스타 커피 선물은 3.8% 상승한 톤당 3,800달러를 넘어섰다. 지난 12개월 동안 로부스타 커피 선물 가격은 68% 이상 상승했다. 아라비카 커피 선물 가격 역시 파운드당 2.07달러를 기록하면서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파운드당 2달러를 넘어섰다.

커피 원두는 카카오와 마찬가지로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작물이다. 주요 산지인 베트남과 남미 등지에서 최근 엘니뇨 현상으로 고온과 가뭄이 지속됨에 따라 작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카카오와 마찬가지로 이상 기후가 닥치면서 커피 빈의 재배 적합지도 줄어들고 있다. 커피의 경우, 초콜릿보다 수요가 더 지속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에 가격 또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아시아 지역 중산층이 확대되면서 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브라질 커피수출협회(CECAFE)에 따르면 1~2월 브라질에서 중국으로 수출하는 커피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2.6배 증가했다. 미국(37% 증가)과 일본(87% 증가)에 비해 현격하게 증가한 수치다. 

카카오와 상황이 가장 유사한 커피 원두를 예로 들었지만 사실 이상 기후로 인해 오렌지주스, 올리브오일, 설탕 등의 가격도 급격한 오름세를 기록한 바 있다. 이상기후는 품목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식품업계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카카오 부족 사태, 해결 가능할까
카카오 부족 사태가 단기적으로 해결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우선 가장 본질적인 이유가 이상 기후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미국 유타주립대 기후학자 웨이 장(Wei Zhang)은 “1979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폭염이 20% 더 느리게 이동하고 67% 더 자주 일어나고 있다. 이 현상이 전 세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엄청나고 수년에 걸쳐 더 커질 것이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기후 문제를 단시간에 해결하기 어렵다 하더라도, 새로운 카카오 나무를 심어서 노후화된 나무를 대체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카카오 생산 주체가 영세농가다보니 자금이 부족하다. 구조적으로 개별 농가 단위로는 가격협상력이 부족한 작금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영세농 단위가 아닌 협동조합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가격협상력이 있는 커피 빈의 경우 코코아와 달리 톤당 약 1,000만원에 거래되는데, 커피와 같은 협상력을 갖기 위해서는 대규모 농장으로 소유하거나 협동조합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정리하자면, 서아프리카 카카오 공급 쇼크는 기후변화 문제를 빼놓고는 논의할 수 없으며 지역 카카오 산업의 구조적 문제, 국가 단위 거시적 경제가 카카오 산업과 밀접하게 연관되어있는 현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이해할 수 있다. 옛 중남미 아스테카 제국 왕이 즐겨 마셨던 초콜릿 음료가 1500년대 유럽으로 건너가 특권층 사치품이 되었던 초콜릿은 오늘날 모두가 흔하게 즐기는 간식이 되었지만, 이대로라면 다시 비싼 사치품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1. 주요 발간물 ( 「아프리카 비즈니스 가이드」,  「아프리카 주요이슈 브리핑」,  「이야기로 만나는 아프리카」, 「Af-PRO 한국과 아프리카를 잇다 - 세 번째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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