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Addis Ababa)에 위치한 명성병원(Myungsung Comprehensive Specialized Hospital, MCM)은 2004년 설립 이후 2006년부터 한국전쟁 참전용사에게 100%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배우자에게는 50%의 의료비를 지원하며 전사자 자녀에게도 유사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국전쟁 발발 이듬해인 1951년 에티오피아에서 1차 각뉴(Kagnew)*부대가 파병되어 미국이 이끄는 연합군과 함께 참전했고 1951년 4월 12일부터 휴전까지 총 6,037명이 한국의 평화와 자유를 위해 싸웠다. 에티오피아군의 용맹은 이들이 전투에서 진 적이 없고 전쟁포로가 없으며 단 한 명의 부상자나 전사자도 전장에 남겨두지 않은 점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실제 발음은 ‘까뉴’에 가까움

에티오피아 강뉴부대가 한국으로 타고 온 미군 전함

통신병으로 참전한 벨라체우 아메네쉐와(Belachew Ameneshewa)는 2, 4차 파병 때 미군 전함을 타고 한국에 와서 추위와 험난한 산지 지형 속에서도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한 기억을 회고했다. 각뉴부대는 낙타산, 철의 삼각지대, 폭찹(Pork-chop) 고지 등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최전방에서 물러서지 않고 싸워 미군과 연합군 지휘관들로부터도 찬사를 받았다. 전사한 122명의 에티오피아 군인들은 아디스아바바 성트리니티 대성당(Holy Trinity Cathedral)에 묻혔고 이들을 기리는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아디스아바바에는 참전용사 복지관도 있는데 한국 춘천시에서 한국전 참전용사들의 용맹을 기리는 기념비와 전쟁 박물관, 공원 건설을 지원했다.

아디스아바바의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비

에티오피아군과 한국인의 혈맹관계는 멜레세 베리훈(Melese Berihun) 일병이 교차사격으로 부상당한 한국인 노무자를 구출하려다 안타깝게도 함께 포탄을 맞아 사망한 일, 에티오피아군이 자신들의 월급으로 한국 전쟁 고아를 도와준 일화 등에서 잘 나타난다.

멜레세 베리훈 일병 사진

급여를 보화 고아원의 한국 전쟁 고아를 돕는데 쓴 에티오피아 군인들

에티오피아군의 이러한 헌신을 기리고자 명성병원은 에티오피아에서 한국전쟁 참전용사에게 뛰어난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한국의 여러 기관과 기업이 도움이 필요한 곳에 독지활동을 하며 롯데월드와 LG가 에티오피아의 한국전쟁 참전용사에게 경제 및 여러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명성병원은 2012년에 의과대를 세워 한국전쟁 전사자 후손에게 장학금을 지급한다.

명성병원은 특히 타 에티오피아 의료기관에는 없는 성형 및 재건수술, 뼈 관련 진단 및 치료, 척추?뇌 수술, 복강경 수술, 내시경 수술을 제공한다. 한국전 참전용사와 가족 대부분이 경제적으로 어려워 배우자의 경우 의료비의 50%가 지원되어도 치료를 받지 못하곤 했다. 그러나 아메네쉐와씨와 아내의 경우 명성병원의 의료서비스의 혜택을 받아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있었고 아메네쉐와씨는 현재 90세가 넘은 나이에도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강뉴부대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벨라체우 아네메쉐와

명성병원은 에티오피아 농촌 지역에도 수술 설비를 갖춘 차량을 이용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며 세계의 의료기관 및 협회와 협력하여 외딴 지역 거주자들에게도 무료 의료서비스를 한다. 최근에는 빈곤층에게 무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에누파(Enupa)라는 1차 진료시설을 설립했고 추후 아디스아바바 근교 25-30km 반경 내에 유사한 의료 기관 및 교육 기관, 깨끗한 수자원 시설을 설립할 계획이다. 명성병원의 목표는 에티오피아 내 에서만이 아닌 아프리카에서 선도적 의료 기관이 되는 것으로, 시설을 확장하고 다른 아프리카 국가에도 의료 기관을 설립하고 세계 선진국과 협력해 우수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 해당 주제와 관련한 더 자세한 내용은 본 보고서를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