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의 주요 사유는 가족이나 지인이 연루된 기업에 정부 계약 특혜를 준 부패 혐의와 정부 행사나 회의에 자주 불참한 직무 태만, 그리고 대통령의 정책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며 여당 연합에 분열을 초래한 행위 등이다. 특히, 가샤구아는 공직자의 청렴과 투명성을 요구한 케냐 헌법 제6장을 위반한 것으로 지적돼 국회에서 탄핵안 발의로 이어졌다.
탄핵 절차는 국회에서 3분의 1의 찬성으로 시작돼,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상원에 회부됐다. 상원 특별위원회는 증거와 증언을 검토한 뒤 탄핵 사유가 충분하다고 판단해 헌법 절차에 따라 가샤구아를 부통령직에서 해임했다. 이는 케냐 정치 역사상 헌법을 통한 최초의 부통령 해임 사례이다.
탄핵 과정에서 여당과 야당의 치열한 정치적 공방이 있었다. 루토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탄핵을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정치적 안정을 위해 묵인했다는 분석이 있다. 반면, 야당인 아지미오 라 우모자(Azimio la Umoja) 연합은 루토 행정부를 약화시키기 위해 탄핵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가샤구아 측은 탄핵이 정치적 동기로 이루어진 부당한 행위라고 주장했지만, 사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탄핵 절차가 헌법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됐다고 판결했다. 특히, 가샤구아가 입원 중일 때 탄핵이 진행돼 지지자들은 그가 방어권을 충분히 행사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지만, 헌법 절차상 문제없다는 의견이 더 부각됐다.
탄핵 이후, 키투레 킨디키(Kithure Kindiki)가 신임 부통령으로 임명됐다. 킨디키는 루토 행정부에서 내무부 장관을 역임한 인물로, 정치적 외교력과 리더십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킨디키의 임명은 정부 안정을 회복하고 여당을 통합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해석된다.
가샤구아의 탄핵 사건은 부통령과 같은 최고 공직자도 헌법적 감시와 책임을 피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케냐 정치사의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이번 탄핵으로 가샤구아의 지지 기반인 마운트 케냐 지역에서 여당의 지지가 약화돼 2027년 총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정치적 단합과 안정의 중요성을 다시금 부각시키며 케냐의 미래 정치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