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의 새해인 엔쿠타타쉬(Enkutatash)는 에티오피아 달력으로 메스케렘(Meskerem) 1일에 기념하는데, 이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그레고리력으로 9월 11일(윤년에는 9월 12일)에 해당한다. 이 기간에는 재생을 상징하는 아데이 아베바(Adey Abeba) 꽃이 개화하며 우기의 끝과 새해의 시작을 나타낸다. 엔쿠타타쉬는 에티오피아 정교회에서 천지창조를 기념하는 중요한 행사이며 세례 요한(St. John the Baptist)의 축일과도 연결된다. 이날 에티오피아인들은 가족 모임을 갖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한다.
명절 동안 사람들은 새 옷을 입고 교회 예배에 참석하며, 어린이들은 꽃을 주고 선물을 받는다. 가족 식사에는 인제라(injera, 아프리카식 팬케익), 도로 왓(doro wat, 에티오피아 전통 닭고기 스튜), 텔라(tella, 수제 맥주) 등 전통음식을 즐긴다. 엔쿠타타쉬는 ‘보석 선물’을 의미하는데, 이는 역사적으로 시바 여왕이 많은 보석을 가지고 이스라엘의 솔로몬 왕을 방문하고 돌아온 다음, 족장들이 국고를 다시 보석으로 채운 이야기를 기념하는 것이다. 오늘날에도 엔쿠타타쉬는 가족 모임과 축제, 특히 해외 거주 에티오피아인들에게 문화적 유대감을 돈독하게 하는 중요한 시기를 의미한다.
에티오피아 달력은 독특하게 고대 콥트(Coptic)력에서 유래한 13개월 체계를 따라 12개월은 30일로 구성되고, 13번째 달 파구메(Pagume)는 평년에는 5일, 윤년에는 6일로 이루어진다. 또한 에티오피아의 새해는 1월에 시작하는 그레고리력과 달리 9월에 시작한다. 두 달력 사이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계산하는 방식의 차이 때문에 7~8년의 격차가 있다.
윤년을 정하는 방법에 있어서도 에티오피아력에서는 단순하게 4년마다 하루를 추가해 보다 복잡한 그레고리력과 차이가 있다. 양력과 음력 주기를 조정해 명절을 맞추는 에티오피아력에서 에티오피아 정교회가 중요한 역할을 해 에티오피아의 주요 명절인 크리스마스 게나(Genna)도 그레고리력으로는 1월 7일에 해당한다.
이처럼 에티오피아 달력은 그 독특한 구조로 인해 그레고리력보다 몇 해 늦지만, 에티오피아의 종교·문화적 전통과 깊이 연결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