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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위클리(2024-49호): 나이지리아 대기업, 경제 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까

관리자 / 2024-11-08 오후 3:00:00 / 161
나이지리아 전국에서 시민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시위가 발생한 후 최근 분위기가 반전되었다.
No.49(2024.11.8.)
한·아프리카재단 조사연구부가 매주 전하는 최신 아프리카 동향과 이슈

       
     
   
       
     
   
나이지리아 대기업, 경제 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까 
       
     
   
지난 8월 나이지리아 전국에서 시민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나쁜통치퇴치(EndBadGovernance) 시위가 발생한지 약 10주 만에 분위기가 반전되었다. 나이지리아를 외면하던 투자자들이 돌아오고 세계은행도 투자를 재개했다. 이번 위클리에서는 주요 나이지리아 기업의 성장 배경을 소개하며 이들이 지속적으로 나이지리아 경제 발전을 견인할 수 있을지 살펴본다.
ⓒThe Africa Report 
왼쪽부터 토니 엘루멜루(Tony Elumelu) 하이어홀딩스(Heirs Holdings) 회장, 코라 카림(Kola Karim) 쇼어라인 에너지(Shoreline Energy) 대표, 에이그보제 에익-이무쿠드(Aigboje Aig-Imoukuede) 엑세스뱅크(Access Bank) 설립자, 알리코 단고테(Aliko Dangote) 단고테(Dangote) 회장
+ 경제난에 따른 반정부 시위 그 이후
지난 8월 1일부터 10일까지 기록적인 인플레이션 등 생활고에 시달리던 시민들의 주도로 나이지리아 전국에서 반정부 시위가 발발했다. 시위를 주도했던 측에 따르면, 서민들이 겪는 생활고와 대조되는 대통령 전용기 구매, 정부의 요트 구매 등의 행보와 정부의 연료 보조금 폐지, 현지 화폐 나이라(naira)의 고정 환율 등으로 인해 28년만의 최고 인플레이션을 기록하는 상황에 대한 불만이 누적된 것이 직접적 원인이 되었다. 국제엠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에 따르면 최소 22명이 동 시위에서 사망한 것으로 발표되기도 했다. 주동자들을 내란 혐의로 기소·투옥하는 등 정부의 강경한 대응으로 10일 만에 마무리 되었으나 이 사건은 나이지리아 경제난을 여실히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이로부터 약 10주가 흐른 10월 중순 이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나이지리아 최대 기업 단고테(Dangote)와 나이지리아 석유공사(Nigerian National Petroleum Company: NNPC) 간 원유 가격 협상이 마무리되면서, 시위의 직접적 원인 중 하나였던 연료 부족 사태가 종식되었을 뿐 아니라 국제사회가 나이지리아를 대하는 태도도 변했다.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 JP모건(JP Morgan)* CEO를 포함해 많은 투자자들이 다시 나이지리아 투자를 재개하고 있고, 세계은행도 17억 달러 대출을 승인했다.

* 2015년 나이지리아를 신흥국 국채지수(Government bond index-Emerging Markets) 평가대상에서 제외한 바 있다. 

국내 사정도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다. 왈레 에둔(Wale Edun) 재무부 장관과 예미 카르도소(Yemi Cardoso) 중앙은행 총재는 외화 유출을 막기 위해 최근 국내 달러 채권(domestic dollar bond)을 발행해 9억 달러를 모았는데, 이는 국내 투자자들도 나이지리아의 경제를 신뢰하고 있다는 의미로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나이지리아 경제가 갈 길은 멀다. 나이지리아 경제 상황으로 볼 때 고속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동시에 자본 손실을 막아야하는 과제가 있다. 나이지리아 GDP는 2014년 5,740억 달러로 정점을 찍고 2023년에는 3분의 2 수준인 3,620억 달러까지 내려온 반면 같은 기간 인구는 약 5,000만 명이 늘어 인구 부양 부담은 더 커졌기 때문이다.
+ 국가 주요 대기업을 향한 정부의 집중 지원과 단고테 그룹
아프리카리포트(The Africa Report)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정부는 관세 우대를 포함한 특별 세제, 외환 우대 등 금융 지원 혜택을 주요 대기업에 집중 제공했다. ‘대기업 밀어주기’식 지원을 통해 국가 차원의 챔피언(National champions)을 탄생시키고 국가 경쟁력 제고로 이어지는 방식이다. 특히 시멘트 사업으로 시작한 나이지리아의 대표 기업 단고테(Dangote)는 이를 활용하여 설탕·석유화학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단고테의 회장 알리코 단고테(Aliko Dangote)는 나이지리아 뿐 아니라 아프리카 대륙 최고 부자로, 시멘트 사업에서 시작해서 공격적인 투자와 재투자를 통해 세계 100대 부호 순위*에도 등극했다. 올루세군 오바산조(Olusegun Obasanjo)** 전 대통령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은 단고테 그룹은 나이지리아 정치권과의 정경유착과 더불어 무자비하게 경쟁사의 시장 진입을 차단한다는 등의 여러 비판도 받지만 사업 수익을 적극적으로 재투자해 산업화에 기여했다고 평가된다.

*CEO 월드 매거진(CEO World Magazine)이 매년 발표하는 순위로, 알리코 단고테는 보유 자산 198억 달러로 2023년 세계 100대 부호 중 84위에 랭크되었다.
** 제5대(1976~1979년), 제12대(1999~2007년) 나이지리아 대통령


토니 엘루멜루(Tony Elumelu) 하이어홀딩스(Heirs Holdings) 회장에 따르면 오바산조 전 대통령은 재벌 기업을 만들려 했는데, 나이지리아는 국가 산업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내 생산 역량 강화에 투자한다는 조건으로 국제시장에서의 나이지리아 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일부 기업에 혜택을 집중 지원했다.
+ 금융분야: 나이지리아 금융 기업의 경쟁력 확보
이 지원은 단고테만 받은 것이 아니다. 1990년대 자유화와 2005년 은행 개혁으로 대형 은행들이 생겨났고, 이 때 생겨난 은행들은 매년 발표되는 여러 아프리카 금융 기관 순위에서 항상 상위권에 오르고 있다.

유나이티드뱅크포아프리카(United Bank for Africa: UBA), 엑세스뱅크(Access Bank), 제니스(Zenith)*와 같은 은행들은 아프리카 대륙 내에서 영향력을 강화하며 나이지리아와 아프리카 대륙과 세계를 연결하고 있다. 특히 UBA는 2024년 아프리카에서 가장 사랑받는 금융사(Brand Africa Top Finance Brands)** 중 5위에 오르면서, 모바일·디지털은행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는 트렌드 속에서도 전통적 금융사로서의 위상을 지켰다.

* 나이지리아 Top 50 브랜드(Top 50 Brand Nigeria)가 실시한 2024년 브랜드 선호도 조사에서 단고테 그룹 1위, 엑세스뱅크 5위, 제니스는 6위를 차지했다.
** 브랜드 아프리카(Brand Africa)가 아프리카 국가 중 GDP 상위 31개국을 대상으로 하는 선호 브랜드 조사이다.

이와 같은 대형은행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나이지리아중앙은행(Central Bank of Nigeria: CBN)의 결단을 꼽을 수 있다. 2000년대 초반 나이지리아 은행들의 자본금이 부족하고 경영이 불안정해지자 CBN은 2004년, 은행들에게 최소 자본금 요건을 250억 나이라(약 2억 달러)로 늘리도록 요구했다. 이 요구를 충족하기 어려운 작은 은행은 다른 은행과 합병하거나 인수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은행 사업이 집중화되었고 경쟁력을 갖춘 대형 자본을 갖춘 은행이 등장했다.

은행의 자본금 증액으로 은행의 재정 상태가 개선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이때부터 많은 외국 은행이 나이지리아 금융시장에 진출하고 나이지리아 은행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궁극적으로는 은행들이 규모가 더 큰 프로젝트나 대출을 처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갖고 글로벌화될 수 있었다고 평가된다.
+ 국내 산업: 국내산업 육성 정책과 해외 벤치마킹
식품·음료·농업 관련 제품을 생산 및 투자하는 나이지리아 기업인 트로피칼 제너럴 인베스트먼트(Tropical General Investment: TGI)는 무하마두 부하리(Muhamad Buhari) 전 대통령*이 베냉으로부터 쌀을 수입해오던 밀수업자들의 입국을 차단하는 정책을 실시한 이후 크게 성장했다고 평가된다. 동 정책 실시 이후 국내에서 생산된 쌀만 나이지리아 시장에서 유통할 수 있게 되자 TGI는 인도에서 하는 방식을 따라 농지를 소유하는 대신 농촌 마을과 장기 구매 계약을 체결해 공급망을 구축했다. 

* 제15대(2015~2023년) 나이지리아 대통령

한편 나이지리아 제분(Flour Mills of Nigeria: FMN)은 과거에는 밀가루를 수입했으나 현재는 밀가루를 직접 제분하고 파스타 등의 가공식품을 판매하는 기업이다. 라고스(Lagos) 항구 지역인 아파파(Apapa)의 한 8층 건물에는 스위스 방식의 최첨단 제분시설이 있는데, 이는 FMN이 스위스 기업 네슬레(Nestle)의 노하우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FMN의 강점은 연구개발팀이다. 연구개발팀은 자사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를 분석하여 생산팀에 피드백 하는 팀으로, FMN 혁신 분야 담당자 에미르 엘 하다드(Amr El Haddad)에 따르면 ‘파스타 면 한 박스에 500g씩 넣어 팔지, 1kg씩 넣어 팔지 또는 파스타면을 세로로 담을지, 가로로 담을지’와 같은 사소한 내용까지 분석한다. 가나 사람들은 세로로 담는 것을 좋아하고 코트디부아르 사람들은 가로로 담는 것을 좋아한다는 점을 고려하여 포장에 반영한다. 아울러 동 부서에서는 수입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어떻게 국산 원재료를 사용하고 그러면서 어떻게 맛을 유지할지와 같은 연구도 이뤄진다. 하다드가 전 직장인 펩시(Pepsi)에서 워커스칩(Walkers crisps)을 연구하며 얻은 노하우도 FMN이 현재 개발 중인 친친(chin chin) 과자 연구 개발에 반영되고 있다. 

이런 예시들에서 알 수 있듯, 나이지리아 기업은 성장 과정에서 해외 모범 사례들을 적극 참조했다. 이를 위해 해외 기업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사람을 관리직으로 고용하거나 생산 방식을 배우기 위해 사람들을 해외 기업으로 직원으로 보내는 등의 전략을 다양하게 사용한다.
+ 에너지 인프라 분야: 적극적 투자를 통해 시장경쟁력 확대
에너지·인프라 기업 쇼어라인 에너지(Shoreline Energy)의 대표 코라 카림(Kola Karim)은 전문지식이 있는 기업에 투자하여 이로부터 습득한 노하우를 국내시장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카림이 앙트레포즈 디비엔(Entrepose DBN)* 주식을 매수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놀랐지만 결국 카림의 쇼어라인 에너지가 나이지리아 현지 석유 시장에 진입하여 큰 계약들을 수주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된다.
 
* 앙트레포즈 디비엔은 매출이 수백만 유로에 달하는 프랑스의 석유 서비스 기업으로 쇼어라인 에너지가 인수하기 전 빈치 그룹(Vinci)이 소유하고 있었다. 쇼어라인 에너지는 2018년 10월 앙트레포즈 디비엔의 주식 51%를 매수하면서 대주주가 되었다.

아울러 오바산조 전 대통령의 후임자인 굿럭 조나단(Goodluck Jonathan)* 대통령이 2010년 재정한 지역산업 보호법(Local Content Law)의 보호를 받아 국내 에너지 기업들은 20년 동안 노하우를 익힐 수 있다. 이중 일부 기업은 국내 경쟁을 통해 도산했지만 살아남은 기업은 경쟁력을 확보하여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다국적 석유 대기업들이 해양으로 이동하면서 그들의 육상 자산을 인수하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거래를 성사시키고 있다. 세플렛 에너지(Seplat Energy)는 엑손(Exxon)의 사업 일부를 12억 8천만 달러에 인수하고, 오안도(Oando)는 이탈리아 에니(Eni)의 나이지리아 자회사를 7억 8천만 달러에 인수했다. 또한, 최근에는 르네상스(Renaissance) 컨소시엄의 13억 달러 규모의 셸(Shell) 자산 인수 제안이 다시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 제14대(2010~2015년) 나이지리아 대통령
** 르네상스 컨소시엄은 나이지리아 석유기업인 ND웨스턴(ND Western), 아라델홀링스(Aradel Holdings), 퍼스트E&P(First E&P), 월터스미스(Waltersmith) 4곳과 스웨덴계 석유 기업 페트롤린(Petrolin)으로 구성되어있다. 글로벌 에너지 대기업 셸은 자회사 셸 석유개발회사(Shell Petroleum Development Company of Nigeria: SPDC)가 소유한 나이지리아의 육상 유전을 르네상스 컨소시엄에 매각하려고 했으나, 나이지리아 석유 규제 당국은 인수자가 해당 자산을 관리할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제안을 거부한 바 있다. 
+ 정부 주도 수출기업 육성에 대한 엇갈린 시선
이와 같이 나이지리아는 정부가 주도하여 대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만들고 이들의 성장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구축, 국가브랜드 제고로 이어지는 전략을 취했다. 나이지리아 최대 금융기관인 엑세스뱅크(Access Bank)의 설립자 에이그보제 에익-이무쿠드(Aigboje Aig-Imoukuede)는 이러한 국가 챔피언급 기업 탄생을 지원하는 것이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데 동의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아시아의 사례에서 정부가 어떻게 거대 기업의 탄생을 촉진할 수 있는지 깨닫고 적극 벤치마킹하면서 나이지리아 경제 성장을 향해 “잘 나아가고 있다”라고 평가한다.

한편 이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도 있다. 특히 금융 산업 관련, 미국 금융정책 기관들은 나이지리아가 국내 유력기업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보호주의적 정책을 펴고 있는데, 이는 러시아와 베네수엘라의 경제정책과 비슷하며 결국 유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아울러 수출 기업 육성에 집중하는 것이 효과가 있을 수는 있지만 정부의 재정적자를 야기할 수 있다는 비판도 있다. 일본과 한국의 경우 경제 성장 과정에서 유사한 전략을 취했지만 두 국가는 이 문제를 피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특이한 경우였고, 산업 보조금은 쉽게 부패의 기회로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나이지리아 경제 관료들 중 일부는 이전 정권에서 이득을 취한 정치 엘리트들과 다소 독립적인 위치에 있다. 2023년 2월, 카르도소(Cardoso) 나이지리아중앙은행 총재는 재정 적자를 충당하기 위한 화폐 발행을 그만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해 9월, 그는 다시 한 번 의회 의원들이 화폐를 발행하라고 해도, 중앙은행은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나이지리아 정부가 전략적으로 일부 대기업의 성장을 지원해왔으나 국제사회의 비판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기업 중심의 성장이 지속될 수 있을까? 현 볼라 티누부(Bola Tinubu) 대통령은 취임 이후 △법인세 인하 △이중환율제 폐지 및 변동환율제 도입 △전기 보조금·연료보조금 폐지 △중소기업 대상 저리 자금 대출 등 외국 자본의 유입을 촉진하고 경제를 근본적으로 안정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지난 8월 시위와 같은 혼란이 있었지만 결국 국제 금융기관 및 투자자들이 다시 나이지리아에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은 현 정부의 경제 정책 방향을 금융계와 산업계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나이지리아가 물가 상승과 부정부패에 대한 비판 등의 혼란을 딛고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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