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다가스카르에서 한국 등지로의 야생동물 밀거래가 우려스러운 수준으로 증가하면서 마다가스카르를 대표하는 일부 동물종이 멸종 위험에 처하게 됐다. 2024년 5월 1일 태국 경찰은 대규모 단속 작전을 벌여 마다가스카르에서 잡혀 온 방사거북 1,000여 마리와 여우원숭이 48마리를 압수했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의 밀거래 동물 압수 사례로, 마다가스카르 야생동물 밀거래 문제의 심각성과 확대되고 있는 밀거래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

태국에서 압수된 마다가스카르 방사거북과 여우원숭이

야생동물 밀거래는 단순한 종의 손실을 넘어 환경과 경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방사거북과 여우원숭이는 자연서식지에서 생태계를 조절하고 종자를 운반하는 등 생태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방사거북과 여우원숭이가 사라지면, 심각한 생태계 불균형이 초래돼 다른 종들은 물론 마다가스카르 생태계의 전반적인 건전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야생동물 밀거래는 돈세탁, 부패 등의 범죄활동과 연관되는 경우가 많다. 밀수 활동을 벌이려면 충분한 자금력이 뒷받침되는 정교한 네트워크가 필요하며, 야생동물 밀거래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범죄 조직의 자금원이 될 수 있다.

마다가스카르 법률은 고유종 보호에 대해 엄격하게 규율하고 있다. 2005년 「야생동식물의 국제 교역에 관한 법률(Law on International Trade in Wild Fauna and Flora)」에 따르면, 보호종을 소지, 구입, 판매 또는 운송하는 자는 6개월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형과 1,000만~2억 아리아리(한화 약 300만~5,900만 원)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2015년 「보호지역 관리에 관한 법률(Law on Protected Area Management)」에 따라 보호지역 내 동물을 포획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이 강화돼, 2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형과 1억~20억 아리아리(한화 약 3,000만~5억 9,0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러한 법률 적용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것은 여전히 큰 과제로 남아 있는데, 야생동물 밀거래 단속에 관여하는 각계 기관 전반에 걸쳐 부패, 자원 및 협조 부족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압수된 거북을 살펴보는 막스 퐁텐 장관(오른쪽)

따라서 야생동물 밀거래를 근절하기 위해 노력하는 마다가스카르 국내외 당국자들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밀거래 네트워크를 확실하게 해체하려면, 법집행기관, 사법당국, 야생동물보호단체 등 여러 관련 기관 간 협조가 필수적이다. 최근 이바토(Ivato), 치홈베(Tsihombe) 및 벨로하(Beloha)에서 전개된 밀거래 단속 작전을 두고 막스 퐁텐(Max Fontaine) 마다가스카르 환경지속가능발전부(Ministry of Environment and Sustainable Development) 장관은 기관 간 협조와 보호종 밀거래 근절 활동이 강화된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야생동물 밀거래를 완전히 퇴치하려면, 국경보안책을 꾸준히 개선하고 법집행을 강화하며 대중의 인식을 제고해야 한다.

마다가스카르의 야생동물 밀거래는 환경뿐 아니라 경제 및 범죄 영역에 걸친 복잡하고도 다차원적인 문제이며, 최근 단속 사례에서 나타났듯이 밀거래의 규모가 상당하기 때문에 마다가스카르 당국과 국제사회의 통합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응이 시급하다. 통합적인 대응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방사거북과 여우원숭이는 역사의 뒤안길로 영영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

※ 해당 주제와 관련한 더 자세한 내용은 본 보고서를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