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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위클리 (2024-46호): 세계은행 기업환경평가 ‘비즈니스 레디’ 속 아프리카

관리자 / 2024-10-18 오후 3:00:00 / 319
아프리카의 지도자들이 제 79차 유엔 총회에서 발언한 내용들을 자세히 살펴본다.
No.46(2024.10.18)
한·아프리카재단 조사연구부가 매주 전하는 최신 아프리카 동향과 이슈

세계은행 기업환경평가 ‘비즈니스 레디’ 속 아프리카
지난 10월 3일, 세계은행 기업환경평가팀은 전 세계 기업과 투자 환경을 평가하는 새로운 보고서 <비즈니스 레디(Business Ready; B-ready)>를 발간했다. 이는 대표적인 기업환경 지표였던 기존의 <두잉 비즈니스(Doing Business)>를 대체하는 새로운 보고서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위클리에서는 <비즈니스 레디>의 달라진 점과 동 보고서 속 아프리카 기업 환경 평가 내용을 살펴본다.
+ 세계은행, 2021년 <두잉 비즈니스> 중단…왜?
기업환경평가라고도 하는 <두잉 비즈니스>는 세계은행이 190개국의 기업 운영의 편의성을 조사해 발표한 연례 보고서다. 동 보고서는 각국의 기업 환경에 관한 정성적 판단을 정량화하려는 의도로 출발했으며, 각국 정부가 기업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개혁을 도모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고 평가된다. 세계은행의 기업환경지수는 지난 2002년 출범한 이래 2019년까지 투자 분야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표적 통계지표로 자리매김했다. 세계은행 자체도 국가의 기업환경 순위 개선에 따라 조건부 대출을 시행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두잉 비즈니스>의 평가틀은 기업 환경의 용이성을 측정하는 10개 지표*로 구성되어 있다. 한 국가에서 기업이 설립되고 운영되는 전 과정에서 소요되는 시간, 절차, 비용 등 다양한 요소를 정량화해 190개국을 비교하며 매년 순위를 공개하는 방식이다.

*△기업 설립 △건설인허가 △전력공급 △재산권등록 △자금조달용이성 △소액 투자자 보호 △납세 △통관행정 △계약 이행 △분쟁해결 등

하지만 이러한 분석틀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두잉 비즈니스>가 각국의 법적·사회적 맥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오직 절차 단순화와 비용 절감에만 집중해 사회 안전망과 같은 중요한 요소들은 간과되었다는 비판도 있었다. 특히, 개발도상국의 현장 상황이 서면 규정과 다른 경우가 많다는 점도 동 보고서의 치명적인 한계로 지적되었다. 일부 국가는 정치간섭이라며 <두잉 비즈니스>의 줄 세우기식 순위 공개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던 2021년 9월, 세계은행은 공식성명을 통해 <두잉 비즈니스> 보고서를 일시 중단하고 전면 검토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내부 조사와 외부 법률 기관의 감사 결과, 일부 직원의 비리와 데이터 조작 사건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작은 특정 국가들의 압력에 의한 것으로, <두잉 비즈니스>의 순위가 외교적, 재정적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음을 시사하기도 한다.
+ <비즈니스 레디>, 무엇이 다른가?
세계은행은 지난 3일 두잉 비즈니스 중단 3년 만에 기존 보고서의 문제점을 개선한 <비즈니스 레디>를 발간했다. 기존 보고서와 달라진 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평가틀이 전면 새로 설계되었으며 지표가 확대되었다.

<비즈니스 레디>의 분석틀은 민간 부문 개발에 필수적인 10가지 주제와 3개의 축(pillar)을 중심으로 분석틀을 설정했다. 10개의 주제는 사업 전반의 과정인 △사업 진입 △사업 위치 △공공서비스(물, 전기, 인터넷) △노동력 △금융서비스 △국제 무역 △세금 △분쟁 해결 △시장 경쟁(공공 조달) △폐업 등을 포함하며, 3개의 분석 축은 다음과 같다.

- 규제 프레임워크(Regulatory Framework): 기업이 시장 진출, 영업, 폐업 등 사업을 진행하는 전반에서 적용되는 규정과 규제가 적절한지를 평가
- 공공서비스(Public Services): 정부가 기업활동에 필요한 기반시설과 제도를 적절히 제공하는지를 평가
- 운영 효율성(Operational Efficiency): 규제 프레임워크 준수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와 기업운영에 직접 관련된 공공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는지를 평가

둘째, 데이터 수집과 비교 가능성을 강화했다.

조사 과정에서 전문가 자문뿐만 아니라 기업 설문조사를 결합해 규제의 법적 측면(de jure)과 실제 운영 상황(de facto)을 모두 반영하고자 했다. 실제로 2,500명 이상의 전문가의 판단과 29,000개 이상의 기업의 설문조사 응답을 통합하여 데이터의 투명성과 정확성을 높였다고 한다. 또 전체 순위를 매기는 대신 분야별 점수를 통해 불필요한 경쟁을 억제하고 강점과 약점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셋째, 지속가능성과 포용적 성장을 고려한다.

<비즈니스 레디>는 비즈니스 규제와 서비스가 기업뿐 아니라 노동자, 소비자,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평가한다. 특히, 디지털 도입, 환경 지속가능성, 양성평등과 같은 지속가능발전과 관련된 주제들 역시 교차 주제 평가에 포함시켰다.

올해 발표된 보고서는 50개국만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를 기반으로 하지만 2025년에는 100개 국가, 2026년에는 180개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한국은 이번 보고서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현재 한국을 포함한 62개국 데이터를 조사 중이고, 이는 다음 보고서에 포함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 르완다, 아프리카 지역에서 가장 우수한 성과 보여
이번 <비즈니스 레디> 보고서는 전 세계 50개국만을 조사 대상으로 했으며 그 중 14개 아프리카 국가*가 포함되었다. 각 평가 분야별로 공개된 점수 중 아프리카 상위국은 다음과 같다. 

*가나, 감비아, 레소토, 르완다, 모로코, 모리셔스, 보츠와나, 세이셸, 시에라리온,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차드, 코트디부아르, 탄자니아, 토고

① 규제 프레임워크: 르완다(70.35점), 토고(69.03점), 모로코(68.92점), 코트디부아르(68.16점), 가나(66.91점)
② 공공서비스: 르완다(67.37점), 모로코(58.66점), 모리셔스(56.28점), 탄자니아(49.58점), 토고(49.58점)
③ 운영 효율성: 르완다(81.31점), 모리셔스(69.79점), 보츠와나(67.73점), 레소토(66.06점), 토고(64.36점)

이번 보고서에서 르완다는 아프리카 국가 중에서도 가장 유망한 기업 환경을 가진 국가로 평가되었다. 르완다는 운영 효율성 부문에서 3위(81.31점), 공공서비스 8위(67.37점), 규제 프레임워크 17위(70.35점)를 차지했다. 르완다는 2000년부터 폴 카가메(Paul Kagame) 대통령이 집권한 이래로 경제개혁을 진행 중이다. 르완다 정부는 온라인 비즈니스 등록, 자동화된 세금 신고와 납부 시스템, 원스톱 서비스센터 도입을 통해 기업 설립 및 운영 절차를 간소화했으며, 외국인 소유권 보장과 수익 송환도 개선하여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치했다. 뿐만 아니라 전기 모빌리티 및 재생에너지와 같은 친환경 정책 도입을 통해 지속 가능한 경제 발전에도 주력하고 있다.

토고 또한 세 가지 평가 분야에서 아프리카 국가 중 상위 5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보고서에 포함된 전체 국가 중에서는 운영 효율성 27위, 공공서비스 26위, 규제 프레임워크 20위로 중간보다 조금 더 높은 성과를 보였다.

한편,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은 규제 프레임워크에서 61.11점, 공공 서비스에서 18.35점, 운영 효율성에서 40.36점으로 동 보고서에 포함된 아프리카 국가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보였다. 특히 공공서비스와 운영 효율성에서 이번 조사 대상국 전체 중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한 것을 보면 아프리카 국가 간에도 편차가 크게 나타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 <비즈니스 레디> 발간의 의의와 향후 전망
위의 내용과 같이 <비즈니스 레디>의 분석틀에 의하면 고소득 국가가 반드시 높은 점수를 기록하지는 않는다. 기존 <두잉 비즈니스>는 절차 간소화와 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췄지만, <비즈니스 레디>는 규제 질과 공공 서비스 제공의 효율성, 환경 지속 가능성까지 포괄적으로 평가하며 기존의 순위 경쟁과 달리 기업 활동이 노동자, 소비자,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평가한다. 이는 행정 시스템이 취약한 개발도상국들로 하여금 단순한 절차 축소 외에도 거버넌스와 서비스 개선을 통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더 나아가 기존의 순위 중심 평가를 지양하고, 각 국가가 강점과 약점을 파악해 개선할 수 있도록 주제별 점수와 같은 세부 데이터와 권고사항을 제공한다. 따라서 개발도상국이 다른 선진국과의 비교에 얽매이지 않고 자체적 발전 전략을 수립하는 데 유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비즈니스 레디>가 기존 <두잉 비즈니스>의 한계를 극복하며, 아프리카 국가들이 더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 방향으로 가는데 중요한 정책 도구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1. 주요 발간물 ( 「아프리카 비즈니스 가이드」,  「아프리카 주요이슈 브리핑」,  「이야기로 만나는 아프리카」, 「Af-PRO 한국과 아프리카를 잇다 - 세 번째 이야기」 )
  2.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코로나19 확산 관련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조치 현황 안내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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