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본문내용 바로가기
  • 아프리카 지식정보
  • KAF 자료실
  • 아프리카 위클리
아프리카 위클리

아프리카위클리 (2024-37호): 아프리카의 봄? Z세대의 반정부 시위 확산

관리자 / 2024-08-16 오후 3:00:00 / 954
지난 6월 케냐에서 시작된 증세법안 반대 시위가 정부의 급진적 변화를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로 확대되었으며 현
No.37(2024.08.16.)
한·아프리카재단 조사연구부가 매주 선별·분석하여 전하는 최신 아프리카 동향과 이슈

아프리카의 봄? Z세대의 반정부 시위 확산

지난 6월 케냐에서 시작된 증세법안 반대 시위가 정부의 급진적 변화를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로 확대되었으며 현재까지도 유혈 사태가 지속되고 있다. 윌리엄 루토(William Ruto) 케냐 대통령은 증세 법안을 철회하고 내각을 교체했으나, 대통령 사임과 변화에 대한 요구는 계속되고 있다. 

케냐와 인접한 우간다, 그리고 반대편에 위치한 나이지리아에서도 청년층을 중심으로 시위가 발생했다. 이들은 경제난과 생활고를 호소하며 정부의 변화를 요구한다. 이번 위클리에서는 이에 대한 배경과 동향을 정리한다. 

+ 나이지리아 ‘나쁜통치종식(#EndBadGovernance)’ 시위
케냐의 반정부 시위는 나이지리아에도 영향을 미쳤다. 케냐는 동아프리카, 나이지리아는 서아프리카에 위치하고 있어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인터넷을 통해 케냐의 시위 소식을 접한 나이지리아 MZ세대들이 시위를 조직했다. 8월 1일부터 10일간 나이지리아 전역에서 100만 명이 결집해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처음에는 평화로웠던 시위가 진압과정에서 유혈 사태로 번지면서 상점이 문을 닫고 도로가 폐쇄되고 일부 북부지역은 통행금지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이 시위로 현재까지 22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천 명 이상이 체포된 것으로 추정된다. 나이지리아 시위대는 ‘나쁜 통치 종식(#EndBadGovernance)’과 ‘굶주림 시위(Hunger Protest)’를 구호로 내걸고 식품 물가 상승, 휘발유 보조금 중단, 나이라(Naira) 가치 하락 등으로 인한 생활고를 호소했으며, 이와 대조적인 정치인들의 호의호식, 예산 횡령 스캔들 등 부패 사건들에 대해 분노를 표출했다. 

이처럼 인터넷을 통한 시위 동조 여론이 확산되자 전국적으로 인터넷 속도 저하가 감지되었으며 시민들은 각 통신사와 정부를 더욱 비판했다. 통신사 측에서는 인터넷 품질 악화가 시위 방해 목적이 아니며, 평소에도 종종 발생하는 케이블 장비 파손으로 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시위대는 정부가 통신 차단에 개입했을 것이라고 의심하며 이 같은 행동을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나이지리아 북부에서는 일부 시위자들이 러시아 국기를 흔들어 나이지리아 당국이 제재를 하고 나섰다. 당국은 외국 국기를 게양하는 것은 국가 주권에 대한 반역적 범죄라고 경고했고, 약 40명을 체포했다. 니제르 등 서아프리카 불어권 사헬(Sahel) 지역에서는 반(反) 서방, 친(親) 러시아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나이지리아는 영어권이지만 니제르 등 사헬 국가와 국경을 접하며, 이슬람교를 비롯해 문화적으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동 사건에 대해 나이지리아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본 시위와 자신들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거리를 두었다. 
+ 티누부 정부 경제개혁의 딜레마
볼라 티누부(Bola Ahmed Tinubu)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2년 전, 침체된 경제를 타개할 경제개혁안을 내세워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국민들은 티누부 정부의 새 경제 정책은 자국민이나 노동자보다는 해외 투자자들과 다국적 기업 친화적인 정책이라고 비판한다. 티누부 정부는 국가 예산에 부담이 되는 석유와 전기 보조금을 삭감하고, 오랫동안 인위적으로 고정되어 온 나이라의 환율을 낮춰 외국 자본의 유입을 유발하고자 했다. 그러나 기대만큼 외국 자본의 유입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최고치로 치솟았으며 인구 2억 명의 생계비가 위협받고 있다. 

나이지리아의 최근 연간 인플레이션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30%에 달하며 특히 식자재 물가는 40%씩 오르는 반면 최저 임금은 2019년 이후 변하지 않았다. 그동안 나이지리아는 석유 보조금이 있어 유가가 낮게 유지되었는데, 티누부 대통령 취임 이후 석유 보조금이 삭감되었고* 그 결과, 연료 가격이 세 배 올랐을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물가도 함께 상승했다. 또한 오랜 외환부족 현상을 해결하고자 외환시장을 자유화했으나, 인위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고정되어 온 나이라 가치가 70%까지 하락했다. 그 결과 지난해 5월, 1만 나이라에 22달러이던 환율이 올해 2월에는 6.4달러가 되었고 모든 수입 물품의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티누부 대통령은 2023년 상반기 기준 국가 총 예산의 15%가 석유 보조금으로 소진되었으며 이는 교육과 건강 분야의 예산보다도 많은 부담을 지고 있다며 삭감 이유를 밝힌 바 있다. 

나이지리아 시민들은 북부에서 보코하람(Boko Haram)의 테러가 이어지고 복지체계가 온전하지 않은 현 상황에서 기업 친화적 정책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한다. 또한, 경제를 살리려면 우선 티누부 내각 구성원들의 임금을 삭감하고 부정부패를 척결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민생 경제가 위기를 겪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통령 전용기와 국회의원 전용 차량, 관저 등에 3,800만 달러의 예산을 소진하는 등 일련의 사건들도 시민들의 분노를 부채질 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지난 2020년 10월에 경찰 특수부대(Special Anti-Robbery Squad: SARS)가 용의자를 살해한 사건을 계기로 ‘SARS 퇴출(#EndSARS)’과 경찰개혁 요구 시위가 확산된 바 있다. SARS는 나이지리아 경찰 특수조직인 강도소탕특공대 조직이나, 인권침해와 가혹행위 남용으로 악명이 높았다. 그러던 중, 상기 사건을 계기로 경찰 개혁을 요구하며 전국적 시위가 일어난 것이다. 이 사태는 당시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으며, 이후 SARS는 해체되었다. 

#EndSARS와 이번 #EndBadGovernance 시위 모두 나이지리아의 젊은이를 주축으로 정부의 쇄신과 변화를 촉구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예전 시위가 공권력 남용과 정부의 인권 침해에 항의하는 성격이 컸다면 이번에는 민생의 어려움 해결과 경제 정책 수정 등 생활고와 관련이 있다.
+ 우간다, 정부 부패 항의 시위
지난 7월 23일에는 우간다의 수도 캄팔라(Kampala)에서 정부의 부정부패에 대항하는 시위가 열렸으며 45명이 체포되었다. 우간다의 시위 역시 인접국인 케냐의 영향을 받았으며, 다른 아프리카 국가의 시위처럼 젊은 청년들이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우간다 시위는 엑스(X, 구 트위터) 등 SNS 플랫폼에서 확산되고 있는데, 관련 해시태그 중 하나인 #UgandaParliamentExhibition은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의 부정부패를 전시하여 고발한다는 취지를 갖는다.

우간다의 부패인식지수(Corruption Perceptions Index)*는 180개국 중 141위로 매우 낮으며, 야당지도자들과 인권운동가들은 40년 가까이 집권하고 있는 요웨리 무세베니(Yoweri Museveni) 정권에서 정부 자금의 횡령과 오용이 만연하며 부패 처리가 충분하지 않다고 비난해왔다.

여당 소속 국회의장 아니타 어몽(Anita Among)은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부패 정치인으로, 미국과 영국 정부로부터 부패 연루 혐의로 여행 금지 및 자산 동결의 제재를 받고 있다. 우간다 국회는 국회의장의 일일 경비를 990달러에서 4천 달러로 인상해 논란이 되기도 했으며, 국회의원의 월급은 9천 달러 수준으로 유럽 국가들의 국회의원보다도 높다고 지적받았다. 2022년 우간다 국민의 평균 연소득이 850달러임을 고려하면 엄청난 격차임을 알 수 있다. 

*부패인식지수: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에서 매년 발표하는 국가청렴도 인식 순위이다.

그러나 무세베니 대통령은 7월 22일 TV연설을 통해 반정부 시위자들이 “불장난을 한다”며 경고하고 계획된 시위가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후 8월 5일에는 우간다 야당 관료와 지지자들이 동료 의원들의 구금과 추방결정에 항의 행진을 하다가 체포되기도 했다. 
+ 가나, 고등법원의 반정부 시위 금지 조치
가나는 올해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어 시위에 대한 경계가 높다. 지난 7월말에 ‘Z세대의 시위(Gen-Z demonstration)’라는 이름으로 200만 명의 청년들이 생활 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행진할 계획이었으나 가나 고등법원의 시위 금지로 사전 차단되는 일이 벌어졌다. 가나 경찰이 계획된 시위가 공공질서를 교란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 고등법원 측에서 시위 제지에 대한 경찰의 요청을 승인한 것이다. 경찰 측은 선거를 앞두고 정치유세 등에 인원이 배치되어 있어 7월 말로 계획된 시위에 필요한 인원을 배치하기 어렵다고 제지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시위 기획자인 멘사 톰슨(Mensah Thompson)은 선거가 시민들의 시위권 행사를 반대해서는 안 된다고 반발하며 가처분 신청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나 젊은이들은 당국의 승인 여부와 관계없이 시위를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가나 역시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 세계 금리 상승 등으로 부채가 과도하게 늘어나고 경제가 흔들리고 있어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통해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다.
+ 최근 아프리카 반정부 시위 현상에 대한 엇갈리는 평가
최근 아프리카 여러 국가에 걸쳐 젊은이들이 주도하는 반정부 시위가 확산되자 일각에서는 ‘아프리카의 봄’이 일어나는 것은 아닌지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아프리카 젊은이들의 봉기에 ‘아랍의 봄’을 떠올리며 대륙으로 더 확산될 가능성에 주목한다.

아랍의 봄은 2010년 12월, 튀니지에서 시작된 반정부 시위가 도화선이 되어 아랍권으로 번진 민주화 시위를 지칭한다. 빈곤과 식량난으로 응축된 국민들의 분노가 장기 독재와 부패로 얼룩진 정부에 항의하며 터져 나왔고 휴대폰과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빠르게 대규모 시위로 확산되었다. 
 
짐바브웨의 정치 평론가 타피 마카(Tafi Mhaka)는 케냐의 상황은 젊은이들이 소셜미디어에서 불만을 공유하고 시위를 벌이다 거리로 나서고 있어 “튀니지 봉기의 초기를 떠올리게 한다”고 언급했다. 노르웨이 개발연구연구소 크리스티안 미켈슨 연구소(Chr. Michelsen institute)의 잉게 아문센(Inge Amundsen) 연구원은 나이지리아, 우간다, 케냐에서 시위 발생은 경제난이 시초가 되었지만 넓게는 정치적 부패와 잘못된 통치에 대한 반발이라는 점에서 아랍의 봄과 유사점이 있다고 말한다. 또한, 기득권 계층이 자신들이 올라온 일종의 ‘사다리’를 걷어찼기 때문에 청년 세대 다수는 기회가 없다고 느낀다고 분석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시위가 아랍의 봄과 연관되기에는 제한적이라고 말한다. 서아프리카 정치 분석가 크리스 오군모데데(Chris Ogunmodede)는 이번 사태들이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만 발생한 시위이며 아프리카의 역사와 언어권이 다양함을 돌이켜볼 때 이러한 시위가 특별히 새로운 현상이 아닐 뿐더러 단순화 할 수 없다고 본다.
 
케냐의 정치 분석가 난잘라 나볼라(Nanjala Nyabola) 역시 현재의 연이은 시위들은 아프리카의 특수한 현상이 아니라 글로벌한 차원의 문제라고 보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겪은 대중의 삶의 변화와 억눌렸던 불만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지금 거리로 나서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특히 청년은 아프리카 인구의 40%를 차지하지만 제대로 된 직업을 갖기 어려운 상황에 있음을 강조했다.

최근의 아프리카 반정부 시위의 파급력과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이와 같은 시위가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각국 정부는 단순한 진압보다는 사회적 불만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청년층의 불만은 단순히 경제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정치적, 사회적 불평등과 기회 박탈에 대한 깊은 실망에서 비롯되었으므로, 따라서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나은 일자리 창출, 공정한 기회 제공, 투명한 정치 체계 구축 등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야 할 필요가 있다.

아프리카의 미래는 현재의 청년들에게 달려 있으며,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더 큰 사회적 혼란과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각국 지도자들은 청년층의 요구를 존중하고, 그들이 사회에서 활발히 기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의 아프리카 반정부 시위는 단순한 현상이 아니라 대륙 전체의 변화와 발전을 위한 중요한 신호로 해석될 수도 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잘 이해하고 대응하는 것이 미래를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06750 서울시 서초구 남부순환로 2558, 외교타운 4층 한·아프리카재단
 · TEL : 02-722-4700 · FAX : 02-722-4900
 kaf@k-af.or.kr
수신거부 Unsubscribe

 

열람하신 정보에 대해 만족하십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