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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위클리 (2024-27호):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성료: 동반 성장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협력

관리자 / 2024-06-10 오전 8:59:00 / 1210
2024년 6월 4일부터 5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와 서울에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가 개최되었다. 한·아
No.27(2024.06.07.)
한·아프리카재단 조사연구부가 매주 선별·분석하여 전하는 최신 아프리카 동향과 이슈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성료: 동반 성장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협력
2024년 6월 4일부터 5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와 서울에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가 개최되었다.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의 다자 정상회의이자 우리나라가 최초로 아프리카를 상대로 개최한 다자 정상회의다. 

금번 정상회의는 한국과 아프리카 국가들 간의 관계를 한층 더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 "함께 만드는 미래: 동반성장, 지속가능성 그리고 연대"라는 슬로건 아래 열린 동 회의는 상호 간의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협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목표를 담고 있으며, 특히 한국과 아프리카 국가들 간의 장기적인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는 데 그 의의가 있다.
이틀간 진행된 정상회의는 아프리카 국가 정상들과 정부 고위 관계자들, 그리고 아프리카 관련 국제기구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첫째 날은 고위급 회담이 열렸고, 둘째 날은 한-아프리카 비즈니스 서밋이 개최되었다. 또한 행사 기간 동안 한-아프리카 청년 스타트업 포럼, 한-아프리카 에너지투자 포럼, 글로벌 ICT 리더십 포럼, 관광 포럼, 농업 콘퍼런스 등 다양한 분야의 부대행사도 개최되어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 최대 규모의 다자 정상회의, 누가 참석했나?
유엔회원국 기준 아프리카연합(AU) 54개 회원국* 가운데, 쿠데타 등으로 AU로부터 회원국 자격이 정지된 6개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가 참석했다. 우리가 초청한 모든 국가가 초청에 응했는데, 이 중 25개국에서는 국왕·대통령 등 국가원수가 방한했고 윤 대통령은 이들 모두와 별도의 정상회담을 가졌다. 특히 공식 방문국인 시에라리온, 탄자니아, 에티오피아, 모리타니아 정상과는 오·만찬 회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정상회의에는 AU 집행위원장과 AU 산하의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 사무총장 및 아프리카질병통제예방센터(Africa CDC) 사무총장, 그리고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총재 등 아프리카 관련 4개 국제기구의 대표들도 참석했다.

*AU 회원국은 55개이나, 유엔과 대한민국 정부는 서사하라(미승인국)을 제외한 54개국만 인정
**수단, 말리, 기니, 부르키파나소, 니제르, 가봉

대통령실은 우선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의 참가 규모와 관련, 예상을 초과하는 흥행을 기록했다고 자평했다. 최초의 대 아프리카 다자 정상회의라는 점과 지리적 거리로 인한 어려움, 최근 정세 등 감안해 당초 대통령실은 20여명의 정상급 인사 참석을 예상했으나, 결과적으로 국가원수 25명을 포함한 최종 33명의 정상급 인사가 참석했다. 이번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통해 우리 정부가 강조해온 '글로벌 중추국가'로서의 위상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최근 주요국과 아프리카 간 정상회의에 정상급의 참석 규모를 보면, 올해 이탈리아의 경우 26명, 2023년 러시아는 27명, 2022년 일본은 20명, 2021년 튀르키예와 2020년 영국은 각각 16명 정도의 아프리카 정상급 인사 참석을 기록했다. 이와 비교할 때 우리나라가 아프리카 정상들을 초청한 첫 회의였음에도 상대적으로 높은 참여도를 보인 것은 아프리카 국가들도 우리나라와의 협력에 높은 기대를 갖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특히 패권 경쟁에 집중하는 나라들과 달리 한국과의 협력은 상호존중 속에 동등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 그 기저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윤석열 대통령은 정상회의 세션에서 ‘함께 만드는 미래’가 한-아프리카 협력의 대원칙임을 강조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세 가지 방향으로 ‘동반 성장’ ‘지속가능성’ ‘연대’를 제시했다. 이에 테오도로 오비앙 응게마 음바소고(Teodoro Obiang Nguema Mbasogo) 적도기니 대통령은 "한국은 전 세계에서 아주 안전하고 희망이 가득한 파트너"라면서 "아프리카 국가들이 경제적 독립을 이루기 위해선 대한민국과 같은 국가와의 협력이 꼭 필요하다"고 화답했다. 또한 5일에 개최된 2024 한-아프리카 비즈니스 서밋에서, 현 AU 의장인 모하메드 울드 엘 가주아니(Mohamed Ould El Ghazouani) 모리타니아 대통령은 "한국은 아프리카가 가진 기회를 활용하기 위한 투자와 파트너십에 가장 이상적인 전략적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 한·아프리카 상회의 공동선언 주요 내용
정상회의 결과로 발표된 공동선언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었다. 특히 한국과 아프리카의 전략적 협력 강화와 국제 문제 해결을 위한 연대가 강조되었다.

동반성장:
- 산업화 지원 및 경제 협력: 한국의 아프리카 산업화 지원, 교역 및 투자 촉진, 경제협력 제도 강화 필요. 특히 경제동반자협정(EPA),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 등 다양한 협력 틀을 통한 상호 시장 접근성을 강조
- 자유무역 및 인프라 구축: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와 연계하여 단일시장 구축을 위한 노력 및 스마트 도시, 지능형 교통체계 등 스마트 인프라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할 필요성을 확인
- 디지털 기술 및 인적자원 개발: 디지털 정부 시스템과 같은 한국의 기술을 아프리카와 공유하고, 과학기술 분야 교육 및 훈련을 통해 청년 인재를 양성할 필요성을 강조

지속가능성:
- 기후변화 대응: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위해 파리협정 6.2조를 활용하고, 지속가능한 청정에너지 확대 추진 필요. 또한, 기후금융 제도 마련과 토지, 산림, 해양 보전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할 것을 약속
- 식량 안보 및 농업 협력: 기후적응 농업기술 적용, 스마트팜, 농산물 가공 기술 공유 등을 통해 식량안보와 지속가능한 농업 발전을 도모
- 위기 대응: 백신 접종, 보건 인프라 구축 등 보건 위기 대응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며,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 상황 하에서 전기차, 배터리 등 미래 산업 발전을 위한 광물 자원 협력을 모색하고 ‘한-아프리카 핵심광물 대화’를 출범시키기로 합의

연대:
- 평화와 안보: 아프리카연합(AU)의 평화·안보 활동에 대한 지원, 평화유지 활동 확대, 대테러 노력 강화 등을 통해 아프리카의 평화와 안정을 도모
- 인도적 지원: 인도적 지원 제공 및 국제법 준수를 촉구하며, 유엔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으로서 아프리카 국가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을 다짐
- 인적 교류: 정부, 기업, 시민사회, 대학 및 연구소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인적 교류를 활성화하고, 항공 연결성 증진, 교육 및 연구 인프라 확대 등을 통해 상호 이해와 연대를 강화

뒤이어 향후 계획에서 한국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논의된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EDCF 기본약정(F/A) 확대와 무상원조 지원 강화 등 2030년까지 100억불*까지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를 계속 확대해 나갈 것이며, 한국 기업들이 아프리카 내 활동을 도모하여 아프리카와의 무역 및 투자를 촉진하도록 2030년까지 약 140억 불 규모의 수출금융이 한국 기업들에게 제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100억불(약 13조7300억원) 중 20억불은 무상원조, 80억불는 유상원조라고 볼 수 있으며, 2023년 기준 한국의 대 아프리카 무상원조는 3억7,000만불(약 5,080억원), 누적 EDCF는 8조2,814억원(약 60억불)임을 감안할 때, 2030년까지 누적 ODA를 20억불 이상으로, 누적 EDCF를 80억불 수준 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한편 이러한 협력 사업을 점검하기 위해 한-아프리카 경제협력 장관회의(KOAFEC)와 한-아프리카 농업 장관회의 활동 강화 및 신규 고위급 협의체를 구축해 나갈 것이며, 2026년 외교장관 회의를 개최하여 정상회의 결과를 평가하고 향후 계획을 논의하기로 했다.

+ 외신으로 보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의 함의
지정학 분석가인 오비그웨 에구에구(Ovigwe Eguegu)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는 한국이 아프리카를 주요 원자재의 주요 공급처이자 급성장하는 시장으로 여기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북한에 대한 아프리카의 외교적 영향력을 활용하려고 한다고 말한다.*

*북한은 오랫동안 무기 거래와 훈련 및 장비 유지 보수와 같은 군사 서비스 제공의 핵심 행위자였다. 2017년 유엔 보고서는 탄자니아가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을 수리하고 개선하는 데 북한 회사를 고용한 사실을 고발하기도 했다. 또한 유엔 전문가 패널의 2021년 3월 보고서는 북한이 사하라이남 아프리카에서 광범위한 불법 군사 거래 및 초청 노동자 연결망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히며, 북한에게 있어 아프리카로부터의 수입은 현금이 부족한 북한 정권에 매우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공동선언에는 동반 성장, 지속가능성, 연대의 세 가지 기둥이 있다. 한국은 연대를 통해 2024-2025년 임기 동안 A3(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인 아프리카 3개국)와 협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한반도 안보와 관련된 모든 문제에 대해 아프리카를 한국 편에 서게 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에구에구는 덧붙였다.

아프리카리포트(The Africa Report)는 아프리카 정부에서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는 고위 지정학 전문가의 말을 빌려 "한국은 이번 정상회의가 전적으로 아프리카와의 상호 이익을 위한 무역 및 파트너십 강화에 관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데 크게 성공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한국이 아프리카에 지원하는 모든 돈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점이다"라고 적었다. 이 전문가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이 협정들에 서명한 아프리카 지도자들이 북한과 북한이 이웃 국가에 가하는 위협에 대해 한국과 함께 맞서야 한다는 것을 알기를 바란다. 다른 방법은 없다"라고 전했다. 

아프리카 문제, 세계정세 및 국제관계 전문가인 커티스 스미스(Curtis A. Smith)는 한국이 아프리카와의 관계를 강화해나가는 것은 경제적, 외교적 이유뿐만 아니라 전략적, 안보적 고려사항에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한국이 아프리카 국가들과 강력한 동맹과 파트너십을 구축함으로써 북한의 영향력에 대응하고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윤석열 대통령은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개회사에서 최근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 등 연이은 도발을 언급하며 “우리 대한민국은 아프리카의 친구 여러분과 함께 힘을 모아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철저히 이행하면서,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를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유엔의 중요한 블록이자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 3석을 차지하고 있는 아프리카가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캠페인에 더욱 단호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촉구했다. 그리고 공동선언을 통해 우리 정부와 아프리카 국가 지도자들은 “우리는 모든 관련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에 대한 약속을 재확인하면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확인했다.

한편, 아프리칸비즈니스(African Business)는 한국과 아프리카 지도자들 간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 노력의 일환인 ‘한-아프리카 핵심광물 대화’ 출범에 방점을 두었다. 아프리칸비즈니스는 이번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한국과 아프리카 정상들 간 주요 광물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고 전하며, 한국은 배터리 및 기타 전자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흑연과 같은 자원을 아프리카에서 찾고 있는데 특히 이웃국 중국이 주요 광물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함에 따라 더욱 아프리카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 DC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 아프리카 프로그램 선임연구원인 에밀리아 콜롬보(Emilia Columbo)는 “한국의 대 아프리카 정책은 역사적으로 한국의 정치적 영향력, 자원에 대한 접근성, 소프트파워 증진에 대한 필요성에 의해 주도되어 왔다”면서, “예를 들어, 이번 정상회의에서 주요 광물이 강조되고 아프리카 대륙에 대한 한국 기업의 투자 확대가 강조된 것은 경제, 자원, 소프트파워 문제가 이러한 관심 증가의 중요한 동기가 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후속조치와 일관성이 결국 정상회의의 최종 성공 여부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며, 약속을 이행하고 양자 방문을 통해 정상회의에서 이루어진 진전을 강화하고 지속적으로 참여도를 높게 유지하는 것이 한-아프리카 관계를 강화하고자 하는 한국의 강한 의지를 아프리카 지도자들에게 보여주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 정상회의의 이모저모
금번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계기로 우리나라와 아프리카 국가 간 조약·협정 12건과 양해각서(MoU) 34건이 체결되었다. 특히 핵심광물협력 MoU 2건,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 6건, 인프라·모빌리티 협력 MoU 3건 등이 체결되었으며, 경제동반자협정(EPA) 2건에 대한 협상 개시 선언이 이루어졌다.

우리 정부는 또한 탄자니아와 25억불 규모의 양허성 차관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자금은 잔지바르(Zanzibar)의 의료 인프라를 대폭 업그레이드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에티오피아와도 인프라, 과학 기술, 보건, 도시 개발 분야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10억불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정상회의는 공식적인 회의와 양자 회담 외에도 다양한 문화 교류와 비즈니스 네트워킹의 장이 되었다. 아프리카 측은 한국 문화는 물론 오·만찬 및 연계된 다양한 행사들에 대해서도 대만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가 아프리카 국가를 상대로 개최한 첫 다자 정상회의, 윤석열 정부의 최대 규모 다자회의라는 점에서 더욱 많은 관심을 모았던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가 흥행 속에 막을 내렸다. 이번 회의에서 체결된 협정들과 논의된 내용들은 양측 모두에게 상호 호혜적이고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으며, 이는 더 나아가 글로벌 사회의 통합과 번영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

“아프리카와의 협력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고 많은 이들이 말한다. 이제는 한국과 아프리카 국가들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협력과 경제 영역을 넓히고, 이번 정상회의 3대 의제였던 ‘동반성장’과 ‘지속가능성’, ‘연대’를 어떻게 실현해 나갈지 지켜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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