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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위클리 (2024-22호): 부상하는 아프리카의 지정학적 중요성과 새로운 대(對)아프리카 전략 수립의 필요성

관리자 / 2024-05-22 오후 2:56:00 / 1168
왜(Why) 우리는 아프리카에 주목해야 하는가?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계기로 대한민국의 대(對)아
No. 22(2024.05.22.)
우리 정부는 6월 4일∼5일 서울에서 사상 처음으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개최합니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아프리카재단은 국내 아프리카 전문가들의 특별 기고문 시리즈 연재를 통해 생생한 아프리카의 현안과 역동적인 한-아프리카 관계를 통찰력 있게 조망합니다.
 
부상하는 아프리카의 지정학적 중요성과 새로운 대(對)아프리카 전략 수립의 필요성
김광수 한국외대 교수  
+ 왜(Why) 우리는 아프리카에 주목해야 하는가?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계기로 대한민국의 대(對)아프리카 진출 전략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비전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대한민국이 아프리카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돕고 장기적으로 협력이 필요한 동반자임을 각인시켜야 할 것이다. 전략적 협력 분야 및 방법을 선제적으로 제시하기 위해 아프리카 각국의 필요와 요구를 파악하고 우리의 국익을 고려해 상호 이익을 증진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번 기회에 우리의 대(對)아프리카 전략은 무엇이며 어떤 국가, 어떤 분야, 어떤 지역에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은지 논의가 필요하다. 아울러 우리는 가난과 빈곤, 저발전, 분쟁 등 아프리카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아프리카를 협력해야 할 대상으로 생각하는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우리는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를 위해 경제·외교·문화 등 관계의 다각화 및 다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최근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가치동맹 확산, 자국 우선주의 등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에게 세계를 향해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발표한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Global Pivot State : GPS)’ 전략은 가치와 규범의 연대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역할을 확대하려는 목표이며 이에 따라 획기적인 대(對)아프리카 전략이 수립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림 1. 2023년 UN 안보리 이사국 ⓒ연합뉴스
아프리카는 21세기에 내전과 분쟁의 감소, 정치적 안정, 인구성장과 모바일 산업의 발전, 빠른 경제성장, 핵심 광물, 신흥시장 등으로 투자 및 교역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또한, UN 안보리 15개 비상임이사국에 3개 아프리카 국가가 참여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아프리카의 전략적 가치 부상은 미·중 패권 경쟁과 러시아, 인도 등 주요 강대국의 대(對)아프리카 진출 전략 확대로 이어져 아프리카는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지역이 되고 있다. 

2030 세계박람회 유치 과정에서 보여준 아프리카 국가의 중요성은 아프리카에 대한 우리의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최근 다음과 같은 이유로 아프리카와의 협력이 필요하다. 첫째, 아프리카와의 협력을 통해 자원 확보와 글로벌 공급망의 다변화 그리고 아프리카 신흥시장 진출을 할 수 있다. 2021년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의 전면 이행으로 인구 14억, GDP 3조 4천억 달러 규모의 단일시장이 열렸다. 둘째, 아프리카와의 긴밀한 협력 관계 구축은 국제무대에서의 외교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GPS로서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수 조건이다. 셋째, 아프리카 청소년층의 한류 확산과 관심 증대는 사회문화적 교류를 기반으로 한 외교, 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긍정적 협력 관계를 조성할 수 있다. 

그림 2. 2000-2022, 아프리카의 GDP 성장률  ⓒAxis
+ 새로운 지정학적 중요성에 따른 대(對)아프리카 전략 수립의 필요성
중국은 2000년부터 3년마다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FOCAC)을 개최하고 있고 올해 아홉 번째를 맞는다. 미국은 2014년 정상회담 이후 2022년 8년 만에 미국-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러시아는 2019년과 2023년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개최했고 인도는 2023년 1월 아시아, 아프리카의 개발도상국이 참여하는 글로벌 사우스정상회의(Voice of Global South Summit: VOGSS)를 주최하고 아프리카 48개국을 초청했다. 

우리가 준비하고 있는 한-아프리카 정상회담은 중국, 미국, 러시아, 인도가 주도한 정상회담과 어떤 차별성이 있는지 제시해야 한다. 앞서 열렸던 정상회담을 분석하여 장·단점을 파악하고 한국과 아프리카의 지속 가능한 협력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 다원적인 아프리카의 요구를 충당할 수 있는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맞춤형 전략 수립을 통해 다자외교 리더십 확대 및 국제사회 평화안보·민주주의·인권·법치··기후변화·개발 분야 협력에 선도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아프리카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고려하여 전략적으로 진출해야 할 국가, 지역, 분야 등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분야별 주요국의 대(對)아프리카 전략, 아프리카 국가와의 관계, 주요국 간 이해의 충돌 및 협력 상황을 분석하고 지정학적 역학 관계를 매핑하여야 한다. 아프리카연합(AU)을 비롯한 지역기구, 그리고 마그레브(Maghreb), 사헬(Sahel), 아프리카 뿔(The Horn of Africa), 대호수지역(Great Lakes Region)의 평화와 안보 등 지역별 이해관계를 파악하고 영향력 있는 핵심 국가와 관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맞아 우리의 대(對)아프리카 전략과 대응 방안이 우리의 장점을 이용하는 선제적이고 차별화된 방법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아프리카는 먼 곳이고 리스크(risk)가 크다는 정형화되고 고리타분한 생각을 버리고 진심으로 아프리카를 동반자 또는 파트너로 생각해야 한다. 최근 아프리카 일부 국가는 중국과의 경제적 의존에서 벗어나 다변화를 모색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우리에게 대(對)아프리카 진출 전략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비록 한국과의 교역에서 아프리카 비중은 1.4%에 불과하지만, 시장과 자원 확보, 국제사회의 지지, 기후변화와 난민, 식량안보, 신재생에너지 개발·투자와 해적 퇴치 문제 등 다양한 아프리카 이슈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새로운 대(對)아프리카 진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 우리의 대(對)아프리카 주요 추진 전략
첫째, 우리는 AU를 비롯해 동아프리카공동체(East African Community: EAC),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nomic Community of West African States: ECOWAS), 남아프리카 개발 공동체Southern African Development Community: SADC) 등 아프리카 지역 기구 및 역내의 강대국과 관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최근 국제사회는 직접적 개입보다는 UN을 통한 다자간 협력 기구 그리고 AU 또는 지역 기구를 통해 내전과 분쟁 해결 추구하고 있다. AU와 지역 기구는 ‘아프리카 문제는 아프리카가 해결한다.’는 기치아래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 국가의 역내 군사개입이 탈냉전 이후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이며 지역 강대국을 중심으로 자국의 정치·경제·군사 이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역문제에 개입하고 있다. 또한 브릭스(BRICS)는 주요 7개국(G7)에 대응하는 경제 블럭을 지향하고 있어 이에 대한 우리의 참여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2023년 제15차 브릭스정상회의에서 아프리카의 이집트, 에티오피아를 포함한 6개국의 가입을 승인하여 11개국으로 외연을 확장했다. G20에만 참여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글로벌 중추 국가(GPS)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브릭스와 관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둘째, 아프리카는 풍부한 핵심 광물 및 공급망 확보를 위해 우리에게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이 될 수 있다. 아프리카의 광물자원은 전 세계 생산량의 약 8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망간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전 세계 생산량의 30% 차지하며, 코발트는 콩고민주공화국이 전 세계 생산량의 57% 이상 차지하고 있다. 우리의 핵심 광물 확보 전략(2023.2.27.) 발표에 따라 신재생 에너지 및 전기자동차, 에너지 전환, 탄소중립 등을 위해 공급망 안정성 확보가 필요하다.
그림 3. DR콩고의 자원과 분쟁광물 생산지역  ⓒElectronics360
셋째, 우리 정부의 핵심사업인 공적개발원조(ODA) 프로젝트를 좀 더 효과적으로 실행할 필요가 있다. 아프리카를 방문할 때마다 아프리카인 대부분은 한국의 ODA 사업에 대해 매우 만족하고 있었다. 그러나 사업이 종료된 이후에 관리하지 않는 것을 의아해하며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만약 한국 정부가 적절한 사후관리를 할 경우 의도하지 않았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집중형 관리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프로젝트의 기획, 실행, 모니터링 및 평가 단계를 포괄적으로 관리하며, 중복성을 제거하고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도모할 수 있다.

넷째, 디지털 경제, 재생 가능 에너지, 스마트 시티, 바이오 테크놀로지 분야는 아프리카가 한국에 요구하는 협력 분야로, 한국과 아프리카 간 공동 연구 및 기술 파트너십 강화 프로젝트를 활성화하여 양측의 경제적 이익과 기술 혁신 능력을 증진시킬 수 있다. 아울러 아프리카의 탄소 저감, 에너지 변환, 기후변화, 환경재난 등에 관한 관심과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기술 안보에 저해되지 않는 기초(원천)기술, 산업기술, 방산 기술을 ODA를 통해 대(對)아프리카 공공외교 전략에 이용해야 한다. 기술이 사용되는 아프리카 국가의 정치적, 문화적, 환경적 조건을 고려해 해당 지역에서 지속적인 생산과 소비를 할 수 있고 삶의 질을 궁극적으로 향상할 수 있는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 또는 ‘중간기술(intermediate technology)’과 융합이 필요하다. 만약 우리가 <아프리카 국가의 기술 안보 발전 전략> TF를 조직하여 아프리카 국가에 체계적으로 제공한다면 EU, 미국, 중국, 러시아, 인도, 일본 등과 차별적으로 접근할 수 있으며 관계를 급격히 확대할 수 있다.

다섯째, 아프리카의 경제적 다각화, 다변화에 부응하여 한국의 기술 및 비즈니스 전문가가 아프리카의 창업 생태계 발전을 지원하고, 스타트업 간 네트워킹 이벤트와 피칭 대회를 통해 양측의 신시장 개척과 교역 확대를 도모하는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구축 및 확장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여섯째, 한국의 녹색 성장 및 환경 기술을 아프리카와 공유하고, 재생 가능 에너지 및 지속가능한 농업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추진하여 기후변화 대응 및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SDGs) 달성에 기여함으로써 한-아프리카 그린 성장 협력을 통한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을 제고할 수 있다.

일곱째, 지한파 인재 육성, K-문화의 확대, 사회문화 분야 진출 전략 수립에 이용할 수 있다. 아프리카에서 한류의 글로벌 확산을 기반으로 한국과 아프리카 간 문화 교류 프로그램을 발전시키고, 문화 교류 및 교육 파트너십을 확대하여 향후 요구되는 협력 분야에서의 유연한 상호 이해와 협력 체계를 마련할 수 있다. 양 지역 간의 이해와 신뢰 구축을 위해 문화, 교육, 청소년 교류 프로그램 확대를 통해 미래 세대 간의 연결고리 구축과 함께 장기적인 파트너십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

여덟째, 한국의 의료 기술과 경험을 아프리카와 공유하여 보건 시스템 강화 및 공중보건 문제 대응 능력 향상하며, 전염병 대응 및 의료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추진하여 발생 가능한 전염병과 펜데믹 사태에 대한 양자 간의 보건 의료 협력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

아홉째,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인도주의적인 지원을 확대하고 역내 분쟁 해결 및 평화 구축·유지를 위한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는 UN PKO로 1993년부터 아프리카에 모두 4회 파병을 하였고 현재 유엔 남수단 임무단(United Nations Mission in South Sudan : UNMISS)에 한빛부대를 파병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UN평화유지활동은 소규모의 파병과 역할에 그치고 있다. 이제는 우리가 추진하는 GPS에 걸맞는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역할을 고민해야 할 때다. GPS 목표 달성을 원한다면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에서 그 역할을 해야한다.
+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정례화와 통합적 관리가 필요
필자는 대학에서 미국에서 1979년 출판된 교재 「Kiswahili : A Foundation for Speaking, Reading and Writing」로 스와힐리어를 공부하면서 도대체 미국인이 어떻게 이런 책을 출판했을까 매우 궁금해했다.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과제 수행 당시 저자였던 히네부시(Thomas J. Hinnebusch) 교수를 초대했고 왜 스와힐리어를 공부했는지 질문했다. 답변은 엉뚱하게도 1957년 소련의 스푸트니크호 발사 때문이었다고 했다. 미국은 충격 속에서 소련에 뒤지지 않기 위해 세계의 언어와 문화를 연구하는 세계화 전략을 수립했고 히네부시 교수가 그 지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런 전략의 결과 미국은 30년이 안 되어 그 결실을 보았다. 결국 특수지역에 관한 연구는 국가의 전폭적인 전략과 지원이 없이는 획기적인 발전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일화라고 할 수 있다. 

향후 실질적이고 정례화한 한·아프리카 정상회담 또는 고위급 협력체 구성이 필요하며 고위인사 교류를 정례화할 필요가 있을 뿐만 아니라 중점 국가와의 양자 협력을 통한 공동이익 확대, 각 분야 지역 전문가 양성 노력 필요하다.

한-아프리카 협력 방향은 현지화 전략에 초점을 맞춰 강화될 필요가 있다. 아프리카 각국의 특성과 요구를 충분히 반영한 맞춤형 협력 전략 수립은 일방적인 지원이 아닌 실용적이며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진행해야 한다. 

또한, 부처별로 진행되는 한-아프리카 개발 협력 사업 간의 조정 및 협력을 강화하고, 일관된 전략과 목표를 설정하여, 한-아프리카 협력 사업에 대한 통합적 접근을 가능하게 해야 한다.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정기적으로 평가하여 장기적 효과를 보장하고, 향후 정책 결정 과정에 중요한 기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각 기관의 분절화와 중복을 극복하고 한국과 아프리카의 지속 가능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통합적 사업 운영 관리 기관의 새로운 지위와 역할 부여가 필요하다.

아울러 대한민국의 대(對)아프리카 전략 수립 및 발전에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도록 한-아프리카 싱크탱크의 조직이 필요하다. 싱크탱크 활동은 한국과 아프리카 간의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데 필수적이며, GPS 달성에 기여할 수 있다. 싱크탱크는 양 지역 간의 협력이 단순한 경제적 이익을 넘어서 문화적 교류, 사회적 발전, 그리고 상호 존중에 기반을 둔 진정한 파트너십 형성에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는 속담이 있다. 학계와 정부 기관은 서로 협력하여 효과적인 대(對)아프리카 전략을 논의하고 정책에 반영하여 아프리카의 지정학적 전환에 대응하는 새로운 전략 수립을 해야 할 시기에 와 있다.
 
김광수

현)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소장
  1. 주요 발간물 ( 「아프리카 비즈니스 가이드」,  「아프리카 주요이슈 브리핑」,  「이야기로 만나는 아프리카」, 「Af-PRO 한국과 아프리카를 잇다 - 다섯번째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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