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는 역사적으로 오랜 기간 동안 지전략적 측면에서 서구와 매우 밀접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18세
우리 정부는 6월 4일∼5일 서울에서 사상 처음으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개최합니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아프리카재단은 국내 아프리카 전문가들의 특별 기고문 시리즈 연재를 통해 생생한 아프리카의 현안과 역동적인 한-아프리카 관계를 통찰력 있게 조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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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는 역사적으로 오랜 기간 동안 지전략적 측면에서 서구와 매우 밀접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18세기 말 나폴레옹은 “아프리카를 통해서 유럽을 궤멸시킬 수 있다”라고 말한 바 있고, 19세기 말에는 레닌 역시 “서방국가가 아프리카를 잃을 때에야 비로소 구주(歐洲)를 정복할 수 있다”고 천명하였다. 레닌은 제국주의론에서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와 같은 저개발국가의 장악이야말로 세계 선진자본국의 보루를 무너뜨리는 선결조건인 것으로 이해하였다. 이렇듯 아프리카는 세계사에 있어 중심축으로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는 못하였으나, 대부분의 서구 강대국들은 아프리카의 지배와 정복을 통해 세계사의 주된 패권국이 될 수 있었다.
비록 16세기 유럽의 국가들이 대 항해를 시작하면서 아프리카 대륙은 외부세계에 노출되기 시작하였지만, 아프리카가 세계자본주의 체제로 편입되어 유럽의 식민지배 하에 놓이게 된 시점은 18세기 이후이다. 이 시기는 대서양 노예무역으로 인해 아프리카가 급격한 인구 감소를 경험했던 시기이며, 유럽의 식민통치 하에서 사회구조의 근간이 붕괴되는 상황에 직면한 암흑기에 속한다. 이러한 아프로 페시미즘(Afro-Pessimism, 아프리카 비관주의)적 상황 속에서 아프리카는 지난 300년 동안 주변화 된 대륙으로 인식되어 왔다. 비록 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기 동안 아프리카 대륙은 미국과 소련의 동맹세력 형성과 영향력 행사의 장이 되었으나, 다른 개발도상국과 비교해 볼 때 아프리카의 전략적 중요성은 그리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오히려 서구의 식민지배 경험 이후, 아프리카는 영토, 종교, 종족문제 등으로 인한 국지적 분쟁의 지속으로 전략적 가치가 폄하되었다.
냉전 종식 후 1990년대 아프리카는 정치·경제적 저발전과 불안정, 전쟁과 기아, HIV, AIDS 등 세계화의 부정적 파급효과로 인해 국제사회로부터 배제됨으로써 전략적 가치가 더욱 평가절하 되었다. 미국을 위시로 한 서방세계는 소극적인 대 아프리카의 접근 전략으로 아프리카와 소원한 관계로 전환한 반면, 아프리카는 냉전기 동안 숨어 있던 분쟁의 씨앗이 분출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서구의 선진 강대국들은 아프리카의 평화·안보를 위한 기본적인 인도주의적 개입조차 회피하고자 하였다. 게다가 1990년대 이후 세계화의 가속화로 인해 아프리카는 세계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보다 심화된 주변화의 늪에 빠지면서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새천년에 진입하기 직전인 1990년대 후반부터 아프리카는 정치와 안보 부문에서 분쟁건수의 감소와 경제 부문에서 성장의 기미가 나타나면서 국제사회로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다. 비록 잠재적 분쟁과 열악한 보건 및 교육 수준은 여전히 경제 발전에 위협요인으로 남아 있지만, 아프리카는 그 동안 경험해 보지 못하였던 새로운 기회요인에 대한 인식이 증가되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아프리카의 문제는 아프리카가 스스로 해결(African Solutions to African Problems)"해야 한다는 아프리카 안과 밖의 요구에 아프리카 지도자들의 내부적 인식 변화가 추동되는 긍정적 발전 가능성이 증대되었다.
더욱이 탈냉전기 동안 아프리카에 무관심으로 일관해 오던 미국은 2001년 9/11 사태 이후 아프리카에 공세적 외교로 전환하였고, 이는 강대국들 간에 새로운 아프리카 쟁탈전으로 비화되기도 하였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와 일본, 인도, 브라질 등의 신흥주요국들은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빠른 영향력 확대에 대한 대응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 사실 주요 강대국들은 아프리카에 대한 새로운 전략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는 단순한 식량원조나 구호기금 지원대상국이 아닌, 전략적 에너지 및 광물 자원 확보와 세계의 중견 및 강대국 간 패권 경쟁에서의 우위 획득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의 강대국과 신흥주요국 간 패권 경쟁의 장으로서 아프리카에 대한 주요국들의 전략적 가치의 재인식에 따라 아프리카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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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략적 및 잠재적 발전 협력 대상지역으로 부상한 아프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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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단, 소말리아와 사헬지역 등 몇몇 지역국가에서는 여전히 분쟁이 지속되고 있지만, 아프리카의 발전을 저해하는 고질적인 분쟁과 내전문제는 점진적으로 호전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아프리카는 민주화로 인한 정치적 안정에 경제발전을 연결시키려는 노력이 가시화 되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 속도를 내기 시작한 국영기업의 민영화와 재정지출 축소를 통한 재정위기를 타개하며 경제회복에 노력하여 2000년대에 들어 아프리카는 새로운 경제발전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기침체 국면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간 5-6%대의 높은 성장률을 시현하며 지구촌의 마지막 블루오션으로 부상하였다. 더욱이 젊은 세대(소위 ‘치타족’)의 급증으로 거대한 소비시장이 형성되고 인프라 재건 수요가 증가하면서, 아프리카로의 민간 자본유입이 급속히 이루어지고 있다. 잠재적 폭력과 분쟁, 낮은 교육 및 보건수준, HIV/AIDS의 창궐은 여전히 경제 발전의 가속도를 저해하고 있지만, 아프리카의 경제적 기회에 대한 인식은 점차 증가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새천년 이후 아프리카는 약 20여 년 동안 꾸준히 성장하여 국제사회의 투자·협력국들에게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잠재적 보고로 떠올랐고 세계 강대국의 지정학적 및 지전략적 경쟁의 중심지로 부상하게 되었다. 특히 최근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국제사회의 신재생에너지와 청정에너지 핵심광물 개발수요 증가가 날로 증폭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아프리카에 대한 주요국들의 접근 전략은 보다 한층 고도화되고 있는 현실에 놓여 있다. 특히 최근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과 글로벌 청정에너지 핵심광물 공급망 지배력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세계 패권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미 국무부는 중국이 아프리카와 전 세계에 걸쳐 광산을 소유하고 코발트, 리튬, 니켈, 구리 등 청정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핵심광물의 채광, 추출에서 금속 가공과 재활용까지 전 공급망을 지배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아프리카와 협력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실 아프리카는 풍부한 핵심 광물을 보유하고 있어 전략적 중요 지역으로 꼽히고 있는데, 가령, 망간은 남아공이 전 세계 생산량의 30%를 차지하며, 코발트는 콩고민주공화국이 전 세계 생산량의 57% 이상을 차지(매장량 51%)하는 등 아프리카의 광물자원은 전 세계 생산량의 약 8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중국, 일본, 인도 등 주요국들은 대 아프리카 접근 및 협력관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으며 우리정부도 최근 핵심 광물 확보전략(2023.2.27.)을 발표함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및 전기자동차, 에너지 전환, 탄소중립 등을 위해 공급망 안정성 확보에 대한 필요를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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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아프리카가 세계 자본주의 시장으로부터 주목을 받게 된 또 다른 주된 요인은 노동 가능 인력이 약 5억명에 이를 정도로 풍부한 노동력과 값싼 인건비에 따른 해외 투자의 증대와 함께 단순히 자원의 보고를 넘어 소비시장으로서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아프리카의 중산층은 지난 30년간 3배나 증가해 3억명 이상에 달한 반면, 빈곤층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에 기인한다. 최근 도시인구의 증가 추세는 아프리카에서 생활가전과 자동차 등 소비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됨에 따라 아프리카의 경제적 발전 가능성은 고조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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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의 지역공동체와 자주적 문제해결 노력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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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냉전과 세계화로 인해 심화된 아프리카의 주변화는 아프리카 국가 지도자들로 하여금 변화된 국제정치경제체제에 능동적으로 변화 및 대처하려는 움직임을 낳았다. 1970-80년대를 향유한 종속이론에 대한 반성으로부터 시작된 이 시기의 아프리카 지도자들이 보여 준 변화의 움직임은 아프리카 문제의 일차적인 원인을 아프리카 내부에서 찾으려 한 점이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2001년 아프리카 국가 지도자들은 ‘아프리카 개발을 위한 신 파트너쉽(NEPAD: New Partnership for Africa's Development)’이라는 신자유주의적 지역 발전전략을 채택하였다. 하지만 NEPAD의 등장은 아프리카에서도 남아공을 위시로 한 소수의 국가 지도자들의 주도로 인해 다수의 아프리카 국가들의 합의가 배제되었다는 한계점을 남겼다.
더욱이 이 프로그램은 국가 주도로 탄생하게 됨으로써 아프리카의 민초들을 대변하는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하였다는 비판을 초래하였다. 사실, 아프리카 국가 지도자들은 서방세계의 적극적인 지원과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유리한 경제환경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는 취지하에 불가피하게 신자유주의적 가치를 옹호하는 NEPAD를 받아들였다. 이러한 근원적인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 지도자들은 지역적 및 대륙적으로 다양한 정치·경제 분야의 주요 문제들을 자주적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지역적 차원에서 아프리카는 남부아프리카개발공동체(SADC: Southern African Development Community),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 Economic Community of West African States), 동아프리카공동체(EAC: East African Community) 등을 통한 역내 분쟁해결과 지역협력 및 통합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역내 분쟁 해결을 위한 구체적 활동으로 ECOWAS는 지역공동체로서는 최초로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에 자체 다국적군(ECOMOG)을 편성하여 파견함으로써 역내분쟁 해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다.
또한 대륙적 차원에서 아프리카는 유럽연합(EU)과 같은 정치·경제적 통합기구 창설을 목표로 1963년 설립된 아프리카단결기구(OAU: Organization of African Unity)를 2002년 아프리카연합(AU: African Union)으로 진화·발전시켰으며, 아프리카의 평화·안보, 거버넌스, 그리고 빈곤퇴치, 지속가능한 성장 및 개발을 위해 아프리카연합(AU)의 출범과 함께 상기에서 명시한 지역공동체들과의 상호 지원 및 공조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연합(AU)을 출범시킨 아프리카 국가 지도자들은 이상주의적 접근인 범아프리카주의(Pan-Africanism)의 비전과 대륙적 통합을 위해 해당 지역공동체를 일종의 디딤돌(building blocks)로 활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러한 아프리카의 지역공동체 창설과 역내 문제에 대한 자주적 해결 노력의 추구는 탈냉전 이후 소말리아 내전(1993)과 르완다 인종학살(1994) 사태에서 여실히 드러난 UN과 서구 강대국들의 안보 공백 초래에 따른 대응 차원에서 이뤄지게 되었다. 특히, 아프리카의 맹주인 남아공은 아프리카연합(AU)의 주도국가로서 2003년을 기점으로 AU와 UN의 위임 명령 하에서 총 3000명의 군인을 평화유지군으로 파견함으로써 SADC에서는 최대 규모의 병력을 그리고 세계에서는 7위로 많은 평화유지군(PKO)을 파견하면서 자주적 지역공동체 형성 노력을 통해 국제사회로부터 역내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끌어들일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역내 패권국들의 역할 증대가 국제사회에서 세계 강대국들의 대 아프리카 접근전략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함과 동시에 역내 패권국 또한 국제사회에서 중견국으로의 국제적 위상을 확보하기 위한 일환으로 이해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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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안보이슈로 인식되는 새로운 아프리카의 안보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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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의 가속화로 인해 불법 이주, 영토·종족·종교 분쟁, 쿠데타, 테러, 이슬람 극단주의의 발흥 등 새로운 안보 이슈의 부각은 국제사회에서 아프리카를 주목하게 하는 기폭제로 작용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아프리카인의 서구 세계로의 이민은 1/3로 증가했으며 UN의 인구조사 부서에 따르면 연간 40만명의 이민자들이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불법이주를 시도하고 있다는 통계가 발표되었다. 이는 아프리카 역내 잠재적 분쟁과 식품가격의 상승, 생태계 및 환경 파괴의 여파로 젊은 아프리카인들이 아프리카 외부로 눈길을 돌리게 되면서 불법이주가 주된 새로운 글로벌 안보이슈로 떠오르게 되었다.
또한 콩고민주공화국, 남수단 그리고 나이지리아의 니제르델타(Niger-Delta) 지역과 같은 광물 및 에너지 자원 보유 지역에서 자원의 저주 가설이 현실화됨에 따라 전통적 및 비전통적 안보 위협이 상존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고려해 볼 때, 탈냉전기에 비전통적인 새로운 안보이슈의 부상이 군사안보와 같은 전통적인 안보이슈를 완전히 대체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는 달리 아프리카는 전통적 안보이슈와 새로운 안보이슈가 다층적인 차원에서 연계되고 혼합되어 보다 복잡한 양상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남아 있으며, 이는 상호연결 된 아프리카와 국제사회의 안보환경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이와 함께, 평화기금(Fund for Peace)이 발표한 2023년 취약국가지수에 따르면, 최악의 취약국가 중 아프리카 국가들은 소말리아, 남수단, 콩고민주공화국, 수단,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차드, 에티오피아, 기니, 나이지리아, 짐바브웨, 에리트레아, 부룬디, 부르키나파소, 니제르 등을 꼽는다. 아프리카에서 이러한 취약국가의 존재는 이슬람 근본주의와 국제적 및 지역적 테러 네트워크에 상호 영향을 주고 있다. 이는 아프리카가 테러리즘의 온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국제사회의 인식 전환에 영향을 주었다. 특히, 국제사회는 빈곤과 내전으로 인해 아프리카의 국가들이 취약국가로 전락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함으로써 아프리카의 사회경제적 빈곤문제와 국제사회의 글로벌 안보이슈를 직결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실제로 이러한 아프리카의 테러리즘 온상에 대한 위협요인은 환경문제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가령 지구온난화는 북서부 아프리카에 급격한 사막화를 초래하였고, 이로 인해 식량 비안보에 직면한 사헬지역의 여러 국가에서 범죄조직과 마약조직이 둥지를 틀고 활동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또한 국제테러 이외에도 마약, 무기 밀매와 같은 비전통적인 새로운 안보위협은 소말리아와 같은 취약국가에서 국제무역과 해양환경에 위협이 되는 해적출몰의 행위를 촉발시킴으로써 국제협력과 사법공조의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이처럼 새로운 아프리카 안보문제의 등장은 더 이상 아프리카 대륙에 국한된 아프리카만의 문제로 접근되기 보다는 글로벌 이슈로 확대 인식됨에 따라 아프리카의 전략적 가치 증대를 가져오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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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대 아프리카 개발협력 및 외교적 함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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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지난 40년간 선진국으로부터 개발원조를 받았으며, 원조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한 유일한 국가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인적 자원과 그간의 개발 경험을 토대로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적인 경제개발 달성에 대한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어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도전과 교훈을 주는 대표적인 나라로 꼽힌다. 이러한 차원에서 한국은 2009년 11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특별회의에서 24번째로 개발원조위원회(DAC)의 회원으로 가입하였다. 비록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는 아시아 국가들에 편중되어 있지만,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규모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국의 대 아프리카 ODA는 다자간 원조 보다는 양자간 원조에 기반을 두고 이뤄졌으며, ODA 총액의 증가 추세와 비슷하게 양자간 원조의 규모도 2000년대 초반 들어서 현격하게 증가하여 2010년에는 약 9억 달러에 이르렀다(현재 2023년 기준으로는 4억 5천 7백만 달러).
최근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비롯한 무상원조의 지원 규모가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2000년대 중반 우리나라는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한 자원외교와 동시에 ‘선택과 집중’이라는 원칙을 강조함으로써 유상원조가 좀 더 우세하였으며, 무상원조를 지원하는 국가를 다변화하지 못하였다는 비판을 받았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점과 비판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정부는 자원 부국 중심에 따른 원조대상국 선정기준으로부터 탈피하여 원조의 효과성이 높게 나타날 수 있는 중점 협력국을 선정하였다. 그 동안 한국 정부가 대 아프리카 공적개발원조 정책을 수립하면서 ‘선택’과 ‘집중’ 전략에 너무 얽매임으로써 아프리카 지역에 문화 인프라 구축 및 교류협력 등을 소홀히 할 수 있었으나 수원국들의 필요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며 실용적인 개발협력과 문화사업이 접목된 창의적 접근 방법으로 진화·발전하게 되었다.
한편 2000년 이후 유럽연합(EU)과 아프리카, 카리브해, 태평양 연안(ACP)국가들 간 새롭게 변화된 코토누 무역협정(Cotonou Agreement)* 체결에서도 드러났듯이, 서방세계는 아프리카와의 무역관계에서 그 동안 제공했던 관세혜택 등 무역 특혜를 철폐하고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정과 일치하는 자유무역주의에 입각한 호혜적 관계로 전환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된 무역관계는 서구의 식민종주국들이 아프리카를 포함한 ACP국가들을 단순히 원료를 포함한 1차산품의 공급지로 전락시켜 경제의 종속화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존재한다. 따라서 이에 대해 우리정부가 고려해야 할 대응적 접근은 단순히 아프리카를 자원을 획득하기 위한 경제 수탈적 관계가 아니라, 오히려 아프리카에 실질적인 고용창출과 기술이전을 통해 상생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나아가는 것이다.
* 코토누 협정 당사국은 EU와 일반적인 FTA를 체결한 다른 국가에 비해 더 많은 무역 특혜를 누릴 수 있었는데, 예를 들어 원산지 규정의 경우 EU가 체결한 다른 FTA에서는 제3국 원자재의 부가가치를 기본적으로 10%까지 허용하지만, 코토누 협정 국가에게는 15%까지 허용하였다.
최근 아프리카의 정치·경제적 성장과 더불어, 아프리카가 보유하고 있는 전략적 에너지 및 핵심광물·자원 확보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 증대로 우리나라 또한 대 아프리카 외교에 대한 평가와 새로운 전략적 방향을 제고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금번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열리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통해 한국은 대 아프리카 개발협력 및 외교의 차원에서 (비록 한국 교역에서 아프리카 비중은 1.44%에 불과하지만) 기후변화와 난민, 식량안보, 신재생에너지 및 핵심광물 개발·투자와 해적 퇴치 문제 등 다양한 아프리카 이슈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한국의 비교우위를 고려한 한국적 가치의 기여방안을 보다 명확하고 구체적인 비전과 원칙 하에서 지나치게 자원과 경제적 이익 차원에만 집중하기보다 다차원적이고 신축적인 접근 방식들을 종합적으로 활용하여 대 아프리카 협력관계를 한 단계 더 격상시켜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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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규득
현)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학부 교수
현)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장 현) 한국아프리카학회 부회장 현) 법무부 난민위원회 자문위원 현) 한아프리카정상회의 정책자문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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