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망명 신청자 르완다 이송 정책 계속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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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망명 신청자 르완다 이송 정책 계속 추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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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르완다 정부는 지난 2022년 4월에 ‘이주 경제개발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영국으로 입국하는 망명 신청자들을 르완다로 보내 심사과정을 거치게 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계획은 여러 논란과 법적 소송에 휘말렸으나 영국의 불법이민방지법과 더불어 재추진되었고 지난 12월 12일 영국 하원 투표에서 가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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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완다-영국 망명 신청자 이송 협약 상세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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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보리스 존슨(Boris Johnson) 전 총리에 의해 체결된 협약의 공식명칭은 ‘영국-르완다 이민?경제개발 파트너십(UK and Rwanda Migration and Economic Development Partnership)’이다. 이 협약은 불법 이민을 억제할 목적으로 2022년 1월 1일 이후 영국에 불법 입국한 사람들을 르완다로 최대 5년 간 재배치하여 난민심사를 진행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내용은 구속력은 없는 양해각서에 5년간의 ‘망명 협력 협정’으로 포함되었으나 그 동안 법적 문제로 인해 르완다에 보내진 망명자는 아직 없다.
영국 정부는 이미 개발자금 명목으로 2022년 1억 2천만 파운드(약 1,976억 원)를 르완다에 지원하였다. 또한, 각 이송자에 대한 추가 절차 및 통합 비용을 지불할 예정인데, 이 비용은 영국에서 망명 신청자를 처리하는 비용(1인당 약 1만 2천 파운드, 약 2천만 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되며 르완다에 계약금으로 2천만 파운드(약 329억원)를 지불한 상태이다.
영국 내무부(The Home Office)는 불법이민방지법(Illegal Migration Act 2023)*에 따라, 영국에 위험하고 불법적인 경로로 입국하거나 영국 난민 시스템 상 인정되지 않는 사람들을 추방하는데 르완다 이송 협약을 활용할 계획이다.
*불법이민방지법: 영국정부가 2023년 3월 7일 발표한 불법 이민에 대한 강경책으로, 불법으로 들어온 이주자들을 “가능한 빨리” 본국이나 제3국으로 돌려보내야 하며 내무장관에겐 이들을 추방할 ‘의무’가 주어진다. 이들은 영국에서 난민 지위를 신청할 수 없으며, 추방당하면 영원히 영국으로의 입국은 금지된다.
작은 보트를 이용하여 영국 해협을 통해 위험한 이동을 했거나 망명신청을 하지 않았더라도 불법적으로 영국에 입국한 사람들이 르완다 이송의 대상이 되는 주요 기준이지만, 실제 르완다 이송에 대한 구체적인 대상 공개를 꺼려왔다. 해당 정보가 밀입국 조직이나 망명을 악용하는 자들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권단체들은 성소수자(LGBTQ+), 고문이나 인신매매 피해자, 그리고 영국에 가족이 있는 사람들을 르완다행 이송에 적합하지 않은 대상으로 지적한다. 이에 영국 정부는 르완다로의 이송은 개인별로 상세한 검토를 거쳐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르완다로 이송하는 대상의 규모는 5년 동안 천여 명으로 매년 수백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영국 내무부는 르완다의 초기 수용 인원이 200명이지만 항공편이 시작되면 이를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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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완다-영국 난민 이송협약을 둘러싼 법적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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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럽인권재판소 판결 2022년 6월 14일, 유럽인권재판소(European Court of Human Rights: ECHR)는 영국이 첫 국외 추방 비행을 실시하기 전 영국과 르완다의 난민 협약은 위법이라고 판결하였으며 이로 인해 영국 내무부는 난민 신청자 7명을 태운 항공편을 이륙 몇 분 전에 취소해야 했다. 유럽인권재판소는 진행 중인 영국 국내법원의 검토가 해결될 때까지 망명 신청자를 르완다로 이송하면 안 된다고 결정했으며 다음의 우려사항이 고려되어야 한다고 발표했다. 르완다로 이송된 망명 신청자들이 난민 지위 결정을 위한 공정하고 효율적인 절차를 밟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르완다를 ‘안전한 제3국’으로 취급하는 것에 대한 충분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심각한 법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보았다. 덧붙여 르완다가 유럽인권협약(European Convention on Human Rights: ECHR)에 구속받지 않아 법적으로 집행 가능한 매커니즘이 없다고 지적했다.
(2) 영국 법원 판결 2022년 12월, 영국 고등법원은 르완다 정책을 합법으로 인정하면서도 이주자들의 개별적인 상황을 고려해야 하며 일부 신청자들의 항소 제기를 허용하는 것으로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2023년 6월 열린 항소법원(Court of Appeal)은 르완다 이송계획이 불법이라고 이전 판결을 뒤집었으며 르완다가 망명 신청을 적절하게 처리할 수 있는지와 강제송환의 위험을 문제로 지적했다. 본국으로 돌려보내는 강제송환은 난민협약, 유럽인권협약, 영국 인권법에도 위반되는 것이며 이에 항소법원은 내무장관이 동 사건을 대법원으로 가져가도록 허락했다.
이에 대해 2023년 11월 15일, 영국 대법원(Supreme court)은 만장일치로 동 정책을 불법이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르완다가 ‘안전한 제3국’이 아니라는 점과 망명자들이 르완다에서 다시 본국으로 강제송환될 위험에 대해 항소법원의 의견에 동의하였다. 대법원 판결문은 르완다가 이전에 이스라엘의 망명 신청자를 받아들이기로 합의하였으나 이들이 난민협약상의 보장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 받은 사례를 언급하며, 르완다의 망명 처리 시스템이 가진 다양한 결함을 지적하고 2020년~2022년 사이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예민 출신 이주자의 르완다 망명 신청이 100% 거절된 점도 덧붙였다.
이번 판결 직후, 욜란데 마콜로(Yolande Makolo) 르완다 정부 대변인은 해당 판결은 전적으로 영국의 사법문제이지만 르완다가 안전하지 않은 제3국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했다. 르완다 측은 영국과 협력하여 재배치된 망명 신청자들이 르완다 사회에 통합될 수 있도록 노력해왔으며, 국제적 의무를 성실히 다하고 있고 유엔난민기구 및 다른 국제기관으로부터 난민에 대한 모범적 대우를 인정받았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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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수낙(Rishi Sunak) 총리는 대법원 판결에 대해 르완다와의 협약을 새로 체결하여 해당 계획을 재추진할 것이며 이미 관련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2023년 12월 5일 영국 내무부 장관과 르완다 외무부 장관의 서명을 통해 구속력이 없는 양해각서를 대체하는 새로운 조약을 체결했다. 2022년의 협약에서는 르완다에서 망명이 거부된 신청자가 추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되었으나, 이번 조약 제10조에서는 이를 명백히 배제하였다. 또한 새 조약의 부속서에 르완다로 이주한 사람들의 망명 신청과 항소를 결정할 새로운 기관 및 결정자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었다. 기존 협약의 11항에서는 "영국이 그 사람의 귀환을 용이하게 할 법적 의무가 있는 경우"에 르완다로 이송한 사람을 영국으로 다시 데려올 수 있다고 제한했으나 새 조약의 제11조에는 영국은 이유를 불문하고 영국으로의 재송환을 요청할 수 있다고 완화하였다. 또한, 기존 협약에는 없는 내용으로 새 조약 제3조에 "국적에 관계없이, 차별 없이" 이주자의 권리가 적용된다고 추가되었다.
수낙 총리의 강력한 의지대로 영국 정부는 ‘르완다 안전 법안(Safety of Rwanda Bill)’을 긴급 법안으로 추진하였으며 지난 12월 12일 하원 투표에서 과반수로 통과되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mnesty)는 동 법안이 “모든 의사결정자는 르완다공화국을 안전한 국가로 간주해야한다”라고 명시하여 합리적인 검증 없이 사법 책임을 거부하려는 정부정책이라고 비판하였다.
이에 그치지 않고 12월 16일, 영국정부는 이탈리아와 함께 튀니지에 발이 묶인 이주민들의 본국 송환을 위해 공동자금을 지원하는데 합의했다. 튀니지가 아프리카 이주민들의 유럽행 출발지로 지목됨에 따라 튀니지에 불법 이주민의 유럽행 출발을 막아달라며 공동으로 자금을 조달한 것이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Telegraph)에 따르면 수낙 총리는 "불법 이주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정부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무너질 것"이라며 국제 난민규정에 대한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수낙 총리는 "이를 위해 국제적 대화를 주도해야 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며 "지금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난민선은 계속 몰려올 것이고, 더 많은 사람이 바다에서 목숨을 잃을 것"이라고 밝혔다.
12월 19일에 열린 영국 하원 협의위원회(Liaison Committee)에서 수낙 총리는 항공사가 명예 훼손을 우려해 난민 이송을 거부할 가능성이 있어 르완다 계획에 참여하는 항공사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동 회의에서 수낙 총리는 약 1년 전 공약한 “난민 보트를 막겠다(Stop the boats)” 의 구체적인 이행 시기를 결정하지 못한 점과 영국 정부가 르완다에게 지불해야하는 예상 추가 금액과 관련한 상세 내용 제공에 대해 거부한 점 등으로 인해 불투명하다며 의회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르완다 안전 법안은 상원 검토를 거쳐야하는 등 절차가 남아있지만 내년 10~11월 총선을 앞두고 있어 불법 이주민 및 난민 문제는 영국의 주요한 정치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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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영국 망명 신청자 수는 8만 1천여 건에 달하며 2023년 6월 기준 진행 중인 망명 신청 건수는 215,500건이다. 2020년과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항공로로 도착하는 망명 신청자는 감소했지만 소형 보트를 타고 해협을 건넌 이들의 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망명 신청자와 난민 승인자가 영국 이민자의 약 21%를 차지한다.
망명 신청자들의 출신지역별 비중은 2021년에는 주로 이란, 이라크, 시리아 등 중동 국가 출신이 42%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아프리카 출신이 23%, 아시아 출신 19% 그리고 유럽 출신의 난민이 13%로 나타났다. 그러나 2022년에는 31%가 아시아, 24%가 유럽 출신으로 중동과 아프리카 출신의 난민들은 각각 23%와 17%를 차지했다. 아프리카 국가 중에서는 튀니지(전체의 2.2%) 출신이 가장 많고 모로코(2.2%), 나이지리아(1.9%), 이집트(1.6%), 콩고민주공화국(1.4%)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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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주요국에서 망명 신청자 제3국 이송책 확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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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는 최근 망명 신청자를 외국으로 이송해 심사하는 정책, 일명 ‘영국식 대응’이 우파 정책으로 부상하고 있다. 동 정책이 반인권적이라는 비판을 받지만 유럽 정치의 우경화 흐름 속에 덴마크,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독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덴마크 정부는 2021년부터 일명 ‘난민 제로 정책(zero-refugees policy)’을 추진하며 영국과 비슷한 시기인 지난 2022년 9월 르완다 정부와 난민 수용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였으나 아직 실행하지는 않았다. 유엔 고문방지위원회(UN Committee against Torture)는 보고서를 통해 덴마크 법안이 우려된다고 밝히며 국제 표준을 고려하여 법안을 재검토할 것을 권고했으며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독일에서도 이민정책은 내년 지방선거와 2025년 총선을 앞두고 가장 중요한 쟁점이 되고 있다. 독일의 제1야당인 기독교민주연합(Christian Democratic Union of Germany: CDU)은 난민 신청자를 아프리카의 르완다나 가나와 같은 국가로 이송하여 그곳에서 난민 심사를 받도록 하는 정책을 선거 전략으로 채택했다. 미국 정치 매체 폴리티코(Politico)에 따르면 해당 정책을 발표한 CDU의 지지율은 31%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역시 내년 가을로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극우 정당인 자유당에 대한 높은 지지율을 고려해 폐쇄적인 난민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망명 신청자를 제3국으로 이송하는 것은 불법 체류를 막는 효과가 있지만, 인권 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실효성 측면에서 막대한 비용 소모를 감수해야 하며 결과적으로 난민 유입 감소의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반이민 정서가 강해지면서 집권세력이 극우 정당과의 경쟁 전략으로 강경한 난민 정책을 채택하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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