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와 아프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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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와 아프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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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UNFCCC) 당사국총회(Conference of the Parties: COP)가 11월 30일부터 12월 12일까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Dubai)에서 개최되었다. 금번 COP28의 경우, 2015년에 채택된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가 2030년까지 달성될 수 있는지 돌아보아야 하는 중간 시점임과 동시에 파리협정(Paris Agreement)* 목표를 향해 각국이 잘 실천하고 있는지 평가하는 전 지구적 이행 점검(Global Stocktake: GST)이 처음으로 이루어져 그 중요성이 더욱 대두되었다.
*파리협정은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COP21에서 195개국이 채택한 협정이다.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온도가 1,5℃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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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은 세계 각국 정부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을 논의하기 위해 모이는 자리로, UNFCCC에 가입된 당사국들의 총회다. 전년도 회의인 COP27은 이집트의 샤름엘셰이크(Sharm el-Sheikh)에서 개최되었으며, 파리협정의 목표 달성을 위한 각국의 기후변화 대응책과 실질적인 이행 방안, 개발도상국을 위한 기술 및 자금 지원, 석탄 사용 감축 노력 등의 다양한 안건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한편 이번 COP28의 경우, 개최는 물론 의장 선출까지 환경단체들의 강력한 비판을 받았다. 총회의 개최지인 아랍에미리트는 화석 연료 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할 뿐 아니라 의장을 맡은 술탄 알자베르(Sultan Ahmed Al Jaber) 역시 아랍에미리트 산업기술부(Minister of Industry and Advanced Technology) 장관이자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Abu Dhabi National Oil Complany: ADNOC)의 회장이며 아부다비 미래에너지공사 마다르(Masdar)의 설립자이기 때문이다. 이에 아랍에미리트가 이번 총회 의장국을 맡자마자 세계적으로 ‘그린워싱*’ 논란에 휩쓸렸다. 또한 아랍에미리트가 의장국 지위를 자국의 화석연료 수출에까지 이용하려 한 정황도 공개되면서 더욱 논란이 일기도 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는 중국, 브라질, 독일 등 15개국 관계자들에게 자국 석유와 가스 기업을 홍보하고 거래를 제안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논란이 거세지자 아랍에미리트는 300억 달러(약 39조원) 규모로 기후위기 대응 예산을 지원하는 ‘알테라(ALTERRA)’라는 이름의 펀드 조성 계획을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환경단체들을 중심으로 극심한 반발은 더욱 심화되었다. 기업유럽관측소(Corporate Europe Observatory)의 파스코 사비도(Pascoe Sabido) 연구원은 앞서 “COP28은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회의가 아니라 석유와 가스 산업 무역 박람회가 될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 그린워싱(Greenwashing)은 기업이나 조직이 환경 보호를 강조하거나 자사의 제품 또는 서비스를 환경 친화적으로 광고하면서 실제로는 그에 부합하지 않는 행동이나 정책을 채택하는 행위를 가리키는 용어로, 그린워싱은 환경 주의자들이나 소비자들을 속이거나 오도하려는 의도적인 시도로 간주된다.
이밖에도 개최 일주일 전, 미국 CNN은 “아랍에미리트가 산림 보전 탄소 배출권 사업을 화석연료 사용을 지속하기 위한 연막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지난 9월 말 아랍에미리트의 신생기업인 블루카본(Blue Carbon)은 짐바브웨 국토의 거의 20%에 달하는 토지에 대한 통제권을 사들였다. 두바이에 본사를 둔 블루카본은 벌목될 수 있는 숲을 보존하는 프로젝트를 실행하기 위해 짐바브웨를 비롯한 잠비아, 케냐, 라이베리아, 탄자니아 등 총 아프리카 5개국에서 영국 국토(2,430만ha) 면적과 거의 맞먹는 산림지를 확보했는데, 블루카본은 이를 통해 기업과 정부에 판매할 수 있는 탄소배출권을 확보함으로써 화석연료로 인한 기후 오염을 상쇄하고자 했다. 산림 보전 탄소 배출권 사업이 표면적으로는 아랍에미리트의 탄소감축 노력처럼 보이지만, 전문가들이나 기후운동가들은 이와 같은 행동을 화석연료인 원유를 고갈될 때까지 계속 생산하겠다는 개획의 연막으로 보고 있다. 즉, ‘녹색 이니셔티브’를 이용하려는 석유생산국의 최신 시도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내비추고 있다. 실제 아랍에미리트는 자국의 원유 매장량이 고갈되는 시점인 향후 50년 동안 계속 석유를 생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9일 내년에 예정된 COP29 개최지로 산유국 중 하나인 아제르바이잔이 동유럽권의 지지에 힘입어 차기 총회 개최지로 선정됐다. 이로써 COP는 27차 이집트, 28차 아랍에미리트에 이어 3년 연속으로 산유국이 의장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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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 지구적 이행 점검(GST) 2015년 파리기후협약이 성립된 이후, 이번 COP28에서는 최초로 GST가 시행되었다. GST는 파리협정에 따라 2030년까지 세계 각국이 감축하겠다고 약속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 계획(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 NDC)을 얼마나 잘 이행해 왔는지, NDC가 지구온도상승폭을 1.5℃ 이내로 제한하는 데 충분한 계획인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지난 9월 이미 UNFCCC는 종합보고서를 통해 지구 온도 상승을 섭씨 1.5℃까지 제한하고 파리 협약의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아직 불충분하며 모든 분야에서 파리협정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또한 총회가 열린 당일, 세계기상기구(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WMO)는 “올해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4℃ 상승해, 2015년 파리 협정에서 설정한 목표치까지 겨우 0.1℃만을 남겨놓았다”는 전망을 발표했다. COP28에서는 GST를 통해 당사국들의 평가 결과를 검토하고 파리협약 목표를 수행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에 초점을 두고 있다.
2) 손실과 피해 기금 운영 지난해 COP27에서의 가장 큰 성과였던 ‘기후손실과 피해기금’에 대한 구체적 합의안 도출이 이제야 이행되었다. 해당 기금은 기후재난으로 피해를 본 개발도상국의 손실 및 피해 보상을 위해 선진국들이 기금을 마련하는 제도로, 매년 1,000억 달러(약 134조원)를 지원하겠다는 약속이었으나, COP27 이후 기금 운용 및 기후 변화로 인한 피해 측정 방식 등 세부 사항 논의는 진전이 없었다. 따라서 이번 COP28에서 본격적인 합의가 이루어질지 주목되었다. 지난 11월 11일부터 12일까지 열린 COP28 사전회의에서는 세계은행이 향후 4년 동안 손실 및 피해 기금 관리를 맡고, 미국과 영국 등 주요 경제 대국과 개발도상국 중 경제력이 상위에 위치한 국가들이 주 자금원이 되는 것으로 논의한 바 있다.
3) 재생에너지 2030년까지 전 세계 재생에너지 용량을 3배 늘리는 방안도 COP28의 주요 안건 중 하나다. 의장국인 아랍에미리트를 비롯한 미국과 유럽연합(European Union: EU)이 논의를 주도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호주, 일본, 싱가포르 그리고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잠비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60여 개국이 지지를 표명했다. 해당 참여국들은 2030년까지 11,000GW 규모의 재생에너지 시설을 설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수치는 현재 재생에너지 생산량에 3배에 달하는 양으로, 연간 에너지 효율 역시 2030년까지 현재의 두 배 수준으로 향상할 계획이다.
4)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 COP28이 개최되기 2개월 전부터, EU는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에 대한 합의 도출 추진 계획을 밝혔다. EU의 27개 회원국들이 입장을 정리한 문서 초안에는 “탄소중립 경제로의 전환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탄소를 제거하지 않은, unabated)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을 요구한다”며 “화석연료 사용은 가까운 미래에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화석연료는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꼽히지만, 화석연료 사용 중단에 대한 합의는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미 지난 COP26에서 당사국들이 처음으로 석탄을 문제로 지목하고 석탄 사용을 단계적으로 줄이기로 동의했지만, COP27 의장국인 이집트는 합의문 초안에 화석연료 단계적 폐기 내용을 포함시키지 않았을 뿐더러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의 반대로 결국 합의에 실패한 바 있다. 앞서 지난 7월에 열린 G20 에너지 장관회의에서도 화석연료 사용의 단계적 퇴출에 대한 합의는 도출되지 않았다.
5) 농업과 식량 이번 COP28에서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논의 범위를 확장하는 차원에서 특히 농업과 식량 분야의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앞서 11월 27일, 유엔식량농업기구(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 UNFAO)는 취동위(QU Dongyu) 사무총장이 직접 대표단을 이끌고 이번 총회에 참여해 기후위기 대응 관련 농업, 식량분야의 잠재력을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전까지는 COP에서 농업과 식량에 관련한 분야는 논의가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았으나, 최근 몇 년 동안 이상 고온, 폭우 그리고 가뭄 등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으로 세계 각국의 농업 생산량이 타격을 받고 식량 위기가 고조되자 기후변화 대응에서 식량 문제를 분리할 수 없다는 의견이 강해졌다. 또한 기후컨설팅기업 클라이밋포커스(Climate Focus)는 국제 공공 기후금융의 2%만이 소규모 가족농가와 농촌 공동체에 지원됐으며, 이는 민간재원까지 모두 합친 전체 국제기후금융으로 따지면 0.3%의 비중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더하여 국제 공공 기후금융은 복잡한 자격 규정과 신청 절차로 인해 자영농들이 지원받기 힘든 구조임을 지적했다. 농업 관련 단체와 기관들 또한 자영농은 전세계 식량의 3분의 1을 생산하지만 이들에게 지급되는 기후대응 지원금은 극히 일부라는 점을 비판하며, 농민들이 지속가능한 농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열쇠임을 강조했다. 일부 환경단체는 화석연료 퇴출에 가해지는 압박을 농업과 식량 분야 온실가스 감축으로 분산시킨다는 우려를 표했으나, 농업 분야는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가운데 20%를 차지하고 있어 고려할 대상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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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합의문 불발: 퇴출(Phase out) vs 감소(Phase d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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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28은 화석연료 퇴출을 둘러싸고 산유국·저개발국과 EU·일부 선진국 사이의 견해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폐막 예정이었던 12일을 넘기고도 끝내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당시 합의문 초안에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이 문구에서 빠진 것이 그 이유였다. 퇴출은 화석연료 사용을 0으로 만드는 것이고 감소는 말 그대로 사용량을 줄이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작성한 합의문에는 이전 초안과는 달리 석탄과 석유, 가스 등 모든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 문구가 빠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2050년 탄소중립(넷제로, Net zero) 달성을 위해 화석연료의 소비와 생산을 ‘공정하고 질서있고 공평한 방식’으로 줄인다”는 것을 포함한 8개의 온실가스 감축 선택지를 담았다. 이중에는 앞서 주요 안건으로 보았던 신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을 2030년까지 현재보다 3배로 늘리는 내용 또한 포함되었다. 더불어 배출가스 저감 장치가 없는 석탄화력발전소의 신속한 폐기와 신규 허가 제한, 대기중 이산화탄소 포집저장기술(Carbon Capture and Storage: CSS)* 확충 등도 언급되었다. 신재생에너지나 원자력 발전, 무·저탄소기술 등 탄소배출이 없거나 낮은 기술의 개발을 가속화하고, 비효율적인 화석연료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안도 제시됐다.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지층 깊은 곳이나 해저에 저장해 대기중의 이산화탄소 절대량을 감소시키는 기술이다.
하지만 기후변화의 가장 큰 원인*이 되는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 조항이 빠지면서 EU를 비롯한 기후변화에 취약한 국가들의 반발로 합의문은 폐막일이 지나도록 채택되지 못했다. 기후변화를 직격으로 맞고 있는 국가들은 신재생에너지 설비 확충 등만으로는 기후변화에 제동을 걸 수 없다며 화석연료의 전면 퇴출을 원하는 입장이다.
*화석연료 연소로 발생하는 탄소는 전체 배출량의 약 4분의 3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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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되었던 폐막식을 하루 넘긴 13일, 드디어 COP28의 최종 합의문이 발표되었다. '전 지구 이행점검 결정문(Global stocktake,. Draft decision)’은 총 196개 항으로 구성되었다. 최종 합의에는 2030년까지 에너지 시스템에서 ‘화석연료로부터 멀어지는 전환’을 가속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해당 방식이 질서 있고 공정해야 한다고 명시되었다. 특히 ’멀어지는 전환(transitioning away)’, 즉 화석연료에서 멀어지는 전환이라는 표현이 총회 28년 만에 처음으로 쓰였다. 하지만 앞서 EU를 포함한 기후위기에 취약한 약 100여 개의 국가들이 요청했던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에 대한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이밖에도 주요 안건으로 다루어졌던 재생에너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생산량을 3배로 늘리는 것 뿐만 아니라, 원자력, 저탄소 수소, 탄소 포집 활용 및 저장(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CCUS)* 등 무·저탄소기술 가속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합의 또한 도출되었다. 파리협정 1.5°C 목표 달성을 위한 주요 감축 수단으로 재생에너지 외 원자력, 저탄소 수소 등이 명시된 것 또한 최초로 이루어졌다.
*CCUS는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주요 수단 중 하나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저장하는 CCS와 이산화탄소를 포집, 활용하는 이산화탄소 포집 및 활용 기술(Carbon Capture, Utilization: CCU) 기술로 나누어진다.
한편 이번 COP28에서 이뤄진 GST 결과, 당사국들이 제출한 NDC가 이행될 경우 전 지구적 온도상승을 2030년까지 2.1~2.8℃로 제한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파리협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 지구적 탄소배출을 2019년 대비 2030년에 43%, 2035년에는 60%의 감축이 필요하며, 2025년 이전 배출 정점 도달 및 2050 탄소중립 달성이 필요하다는 기존 감축경로는 유지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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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는 아프리카협상가그룹(African Group of Negotiators: AGN)의 의장인 애프라임 음웨피아 시티마(Ephraim Mwepya Shitima)를 필두로 이번 COP28에 참가했다. 이번 COP28 속 아프리카와 관련한 주요 성과는 다음과 같다.
1) 기후손실과 피해기금 개막식 첫날 기후취약국가를 위한 ‘기후손실과 피해기금’이 공식 출범했다. 주최국인 아랍에미리트와 더불어 독일은 해당 기금에 각각 1억 달러(약 1,290억 원) 기부를 약속했으며 이어서 영국은 6,000만 파운드(약 985억 원) 미국은 2,450만 달러(약 318억 원), 일본은 1,000만 달러(약 130억 원)를 기부키로 했다. EU는 1억 4,500만 달러(약 1,886억)를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모인 초기 자금은 총 4억 2,000만 달러(약 5,464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해당 기금은 우선 세계은행에 4년 간 보관될 예정이다. 기부는 강제성을 띠지 않고, 모든 저개발국가들은 해당 기금에 접근할 수 있다. 하지만, 선진국들이 약정한 기금이 7억 2,600만 달러(약 9,504억 원)에 그쳐 필요액인 4천억 달러(약 528조 2,000억 원) 수준의 0.2% 수준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2) 농업 지속가능한 농업, 회복력 있는 식량 체계, 기후 행동에 관한 COP28 선언은 전 세계의 소규모 농민들에게 희소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기준 158개국의 지지를 얻은 이 선언은 농업과 관련된 기후 문제를 다루기 위해 25억 달러(약 3조 2,500억 원) 이상을 동원했다. 게다가, 농업 관련 연구를 위해 아랍에미리트와 빌&멀린다게이츠재단(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 간 2억 달러(약 2,600억 원)의 파트너십이 체결되었다. 이번 선언은 기후변화에 영향을 받는 농부들의 생명과 생계를 보호하는 것을 목표로 파리협정의 장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모든 경로에는 농업과 식량 시스템이 포함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향후 COP29에서 이번 선언문에 대한 공동 진행 상황이 검토될 예정이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서 예상되는 금융자원의 수요는 연간 1,700억 달러(약 220조 5,700억 원) 규모다. 하지만 일례로, 기후 취약성으로 극심한 식량불안에 시달리는 잠비아와 시에라리온 자영농들에게 지급된 지원금은 2,000만 달러(약 260억 원) 남짓이었다. 만일 이 선언이 실제로 시행된다면, 이는 전 세계의 소규모 농부들 특히,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의 소규모 농부들에게 매우 중요하고 긍정적인 조치가 될 것이다.
3) 그린 에너지 EU는 이번 COP28에서 아프리카-EU 그린에너지 이니셔티브(Africa-EU Green Energy Initiative: AEGEI)를 통해 2027년까지 200억 유로(약 28조 4,000억 원) 이상을 지원을 약속했다. 2022년 2월 제6차 EU-AU(Africa Union, 아프리카연합) 정상회의에서 시작된 해당 이니셔티브는 아프리카에 저렴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지속가능한 에너지에 대한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설정되었다. 마로스 셰프초비치(Maros Sefcovic) EU 집행위원회 집행부의장은 이번 기금이 재생에너지를 3배 증가시키고 에너지 효율을 2배 증가시키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일의 경우, 이미 베를린(Berlin)에서 G20과 AU간 정상회의인 ‘아프리카 콤팩트(G20 Compact with Africa, CwA)'를 개최하여 아프리카에 대한 유럽 민간투자 확대를 비롯한 지속가능한 에너지 공급을 위한 협력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독일 정부는 장기적으로 아프리카의 그린 에너지에 투자한다는 계획으로 아프리카 그린수소 등 그린 에너지 생산에 40억 유로(약 5조 7천억 원)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렇듯 이번 COP28을 계기로 기후변화의 타격이 극심한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청신호가 울렸지만, 이와 관련한 성과를 비롯한 최종 합의문을 아프리카 국가 모두가 환영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화석연료의 ‘전환’ 체결은 석유 수출이 외환 수입의 95%를 차지하고 있는 나이지리아에서는 환영 받지 못했다. 개발도상국의 발전을 위해서는 화석연료가 필수적이라는 것이 그 이유이다. 또한 일부는 개발도상국에게 화석연료를 버리기 시작하라고 하는 것은 공정성과 형평성에 옳지 않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콜린스 은조부(Collins Nzovu) 잠비아 녹색경제·환경부 장관은 해당 계획을 이행하는 데 필요한 자원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이 없는 선진국들의 태도에 불만을 내비췄다. 그는 “개발도상국이 적절한 재정 지원 없이 이러한 에너지 전환을 떠맡는 것은 비현실적일 뿐만 아니라 불공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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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COP27 개최 이후 전 세계는 이례적인 폭염, 가뭄 그리고 홍수가 악화하는 상황을 경험했는데, 특히 아프리카는 이러한 기후변화에 가장 큰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전 세계 인구 6명 중 1명이 살고 있는 아프리카의 탄소배출량은 전세계 배출량의 4%에 불과하지만 아프리카 대륙의 6억 명이 전기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기후변화에 가장 적은 책임이 있는 지역에서 기후변화로 인해 수많은 난민이 발생하는 불공정성이 대두되고 있는 이유다. 유엔난민기구(United Nations High Commissioner for Refugees: UNHCR)는 이번 COP28에서 “각국은 기후변화가 난민과 지역사회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에 맞서기 위해 즉각적인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UNHCR은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의 파급효과는 난민공동체가 겪는 어려움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며 특히 분쟁과 기후변화가 함께 결합할 경우 난민들의 안전과 그들이 필수 의식주를 확보하는 능력을 심각하게 저해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올 5월 유엔개발계획(United Nations Development Programme: UNDP)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해 사하라이남 아프리카 8개국에서 폭력적 극단주의가 증가했으며 전세계 난민의 약 60%가 시리아, 콩고민주공화국,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 등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국가에 의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는 기후변화를 인권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해지고 있다.
올해, 아프리카 뿔 지역(Horn of Africa)* 지역 일대를 강타한 심각한 가뭄을 비롯하여 하반기에 들어 아프리카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연이은 피해가 발생했다. 주요 피해상황은 다음과 같다.
* 아프리카 동북부에 위치한 지리적인 지역을 지칭하는 용어로, 이 지역은 지형적으로 두툼한 뿔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뿔 지역”이라 불린다. 주로 이 지역은 동아프리카로도 불리며,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지부티, 에리트레아를 포함한다. 이 지역은 동아프리카 분쟁 지역으로도 알려져 있다.
1) 아프리카 뿔 지역의 폭우·홍수 아프리카 뿔 지역에 속한 소말리아, 케냐, 에티오피아는 엘니뇨*성 폭우가 이어지면서 기후변화의 직격탄을 맞았다. 소말리아는 불과 6개월 전만 해도 4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은 지역이었다. 하지만 지난 11월 26일에 발생한 폭우와 홍수로 인해 사망자가 100명에 육박했고 이재민이 90만 명 이상 발생하며 다시 한 번 기후변화의 희생자가 되었다. 또한 가축 4,000마리가 유실되고 건물 13만 6,000여 채가 무너지거나 파괴된 것으로 집계되었다. 유엔은 이번 소말리아 홍수를 “100년에 한번 일어날까 말까한 정도의 재난”이라고 평가했다.
*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황이 5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이다.
또 다른 아프리카 뿔 지역인 케냐와 에티오피아 역시 비상사태에 걸렸다. 홍수로 인해 이 지역에서 12일 기준 126명이 사망하고 대규모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로 및 교량이 파괴됐고, 많은 주민들이 주거와 식수, 식량을 공급 받지 못한 채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티오피아는 40년만의 가뭄에서 벗어나자마자 일어난 홍수로 인해 피해를 입은 국민이 150만 명에 달하며, 그 가운데 60만 명은 집을 잃고 난민이 되었다고 유엔 구호기관인 인도주의 업무조정국(Office for the Coordination of Humanitarian Affairs: OCHA)가 발표했다. 또한 지난 주, 같은 동아프리카에 속한 탄자니아에서도 뿔 지역을 강타한 엘니뇨 현상의 영향으로 폭우와 홍수가 이어지면서 수해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2) 리비아 홍수 2023년 7월, 지중해 해수면 온도가 역대 최고인 28.7℃를 기록하면서 높은 수온으로 수증기량이 증가하여 크기가 커진 메디케인(medicanes)으로 인해 리비아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집계조차 할 수 있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최근 지중해 인근에선 기후변화로 인해 산불, 폭염 등 전례 없는 기후 재난이 이어지고 있다.
3) 마다가스카르 이상 고온 현상 마다가스카르의 올해 10월 기온은 약 25℃로 기록됐는데, 이는 1991~2020년까지 조사된 10월 평년 기온보다 약 2℃ 높았으며 한창 더운 시기인 12월, 1월의 평년 기온보다 0.5℃ 정도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 국제단체 세계기상특성(World Weather Attribution: WWA)는 해당 원인에 대해 “인간이 만든 기후변화 때문에 기온이 약 1~2℃ 더 높아졌다”고 전했다. 연구진들은 이밖에도 계속해서 화석연료 연소가 이루어질 경우,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최대 2℃ 상승할 것이며, 이러한 강도의 폭염은 5년에 1번씩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5) 짐바브웨 코끼리 집단 폐사 짐바브웨에서는 극심한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 사태로 짐바브웨 서부 황게(Hwange) 국립공원에 있던 코끼리 100마리 이상이 떼죽음을 당했다. 국제동물복지기금(International Fund for Animal Welfare: IFAW)은 “건기가 평년보다 길게 이어지면서 한때 샘이 있던 곳이 진흙밭으로 변했다”고 전했다. 국립공원 측은 태양광 동력 펌프 104개를 뚫었으나 극심한 가뭄으로 말라붙는 수원을 충당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짐바브웨에서는 11월부터 건기가 끝나고 이듬해 3월까지 우기가 이어지지만, 올해는 거의 비가 내리지 않았으며 내년까지도 가뭄이 이어질 것으로 기상 당국은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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