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제르 쿠데타: 사헬 지역 안보와 글로벌 파워에 대한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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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제르 쿠데타: 사헬 지역 안보와 글로벌 파워에 대한 시사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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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대륙 북부에 뻗어 있는 광대한 건조지역인 사헬(Sahel)*은 그 지정학적 배경으로 인해 안보 문제, 정치적 불안정 등 지속적인 혼란과 씨름하는 지역이다. 최근 니제르에서 발발한 쿠데타로 인해 사헬 지역의 불안정성이 고조되고, 사헬의 위태로운 힘의 균형은 더욱 복잡해졌다. 이번 니제르 쿠데타는 자국 내 혼란과 우려를 야기했을 뿐 아니라 사헬과 서아프리카 지역 전반에 걸쳐 반향을 일으켰고 이 지역에 기득권을 가진 세계 강대국의 관심을 촉발시켰다.
*아랍어로 '가장자리' 또는 '변두리'를 뜻하는 단어로, 세계 최대 사막인 사하라사막과 사바나기후 지역인 아프리카 중부 사이에 동서방향의 띠모양으로 분포하는 지대를 가리킨다. 모리타니아, 말리, 니제르, 부르키나파소, 차드, 수단 등이 속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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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6일, 압두라흐마네 치아니(Abdourahamane Tchiani) 니제르 대통령 경호실장이 이끄는 군부 세력이 쿠데타를 일으켜 모하메드 바줌(Mohamed Bazoum) 대통령을 구금했다. 군부 세력은 국경을 폐쇄하고 통행금지를 선언했으며, 권력을 장악한 치아니 경호실장은 7월 28일 국가원수를 자처했다.
니제르는 1960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이후 다섯 번의 군사 쿠데타를 겪었으며, 가장 최근의 쿠데타는 2010년에 발생했다. 쿠데타 시도는 더욱 빈번했는데, 바줌 대통령 취임식 직전인 2021년 3월 말에도 공군 장교의 쿠데타 기도가 있었으나 무산된 바 있다. 이번 쿠데타는 최근 기니, 말리 등 인근 국가에서 일어난 쿠데타와 2022년 1월과 9월 부르키나파소에서 일어난 두 번의 쿠데타 이후에 발생함에 따라, 이로 인해 이 지역은 "쿠데타 벨트"*라는 오명을 안게 되었다.
*쿠데타 발발 비율이 높은 서아프리카와 사헬 지역을 설명하기 위한 지정학적 용어이다. 2020년과 2021년 말리, 2021년 기니, 차드, 수단, 2022년 1월과 9월에 부르키나파소에서 두 차례, 그리고 올해 니제르에서 쿠데타가 발생하면서, 아프리카 대륙 내 동서로 뻗은 연속적인 체인을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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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0일, 나이지리아 아부자(Abuja)에서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nomic Community of West African States: ECOWAS) 긴급회의가 열렸다. ECOWAS는 바줌 대통령의 "즉각적인 석방 및 복직"을 요구하고 군사 개입 가능성을 경고했으며, 헌정 질서 회복까지 1주일의 최후통첩 시한을 제시했다. ECOWAS는 서아프리카 15개국*의 경제 협력과 지역 통합 증진을 위해 1975년 설립된 지역기구로, 회원국 내 쿠데타가 발생했을 경우 해당국가의 회원자격을 정지시키고 경제 제재를 가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왔다.
*가나, 감비아, 기니, 기니비사우, 나이지리아, 니제르, 베냉, 부르키나파소, 라이베리아, 말리, 세네갈, 시에라리온, 카보베르데, 코트디부아르, 토고가 회원국이며, 2023년 의장국은 나이지리아이다.
그러는 동안, 니제르 수도 니아메(Niamey)에서는 군부 세력을 지지하는 시위대 수천 명이 가두 행진을 하며 프랑스 대사관을 공격했다. 쿠데타로 인한 긴장이 고조되고 반(反)프랑스 시위가 격화되자, 8월 1일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자국민을 철수시키기 시작했다. 최후통첩 시한으로 제시된 8월 6일, 니제르 군부 대변인은 국영 TV를 통해 “내정에 간섭하는 외세(ECOWAS를 뜻함)의 위협에 맞서 오늘부터 니제르 영공을 폐쇄한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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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니 경호실장은 쿠데타의 이유로 지속적인 불안정(insecurity)을 꼽았다. 한편, 수많은 전문가들은 쿠데타를 가능케 한 원인으로 다음의 요인들을 지목한다.
우선, 불안정성이 심화되고 경제 전망이 불투명해지며 국가가 더욱 취약해졌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는 니제르를 비롯한 프랑스어권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나타나는 반프랑스 정서와도 연결된다.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프랑스 대통령이 올해 3월 아프리카 4개국 순방을 통해 "프랑사프리크(Francafrique)*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하며 식민지 역사와 결별하고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새로운 모델의 파트너십을 추구하고자 했으나, 오랫동안 지속된 의혹들과 프랑스에 대한 적대감을 단번에 해소할 수는 없었다.
*식민지배 했던 아프리카 국가들이 독립한 이후에도 프랑스가 현재까지 정치, 경제, 군사, 문화 영역에서의 후견 역할 및 사적인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유지해온 특수한 관계를 뜻한다.
핵심은, 프랑스를 비롯한 서방 국가들로부터 니제르에 많은 양의 원조와 군사적 지원이 유입되었으나, 젊고 가난한 대다수의 니제르인에게는 이러한 지원이 눈에 띄게 도움이 되지 않았으며 이들에게 서방의 지원은 결국 자국의 엘리트들을 위한 명분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한 니제르 사업가는 영국 BBC방송을 통해 “프랑스는 식민지배 시절부터 우라늄, 석유, 금과 같은 자원을 착취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프랑스 국영 원자력발전 기업 오라노(Orano)의 자회사 소마이르(Somair)는 1971년부터 니제르 북서부에서 우라늄을 채굴하고 있는데, 자원으로부터 얻는 이익이 프랑스로 넘어가거나 니제르 소수 특권층에만 돌아간다는 지적은 이미 수차례 제기되어왔다. 국제 인권보도매체 더뉴휴마니타리안(The New Humanitarian)도 “광물 자원이 공정하게 채굴되지 않아 니제르가 발전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반면에 니제르는 인간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 HDI)에서 매년 최하위권을 기록하며 인구 2,440만 명 중 절반가량이 하루 2.15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바줌 대통령이 재임 시절 반프랑스 정서를 과도하게 억누른 것이 쿠데타의 원인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프랑스군 주둔에 대한 아프리카 역내 회의론이 커지고 쿠데타로 군정이 들어선 말리와 부르키나파소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바줌 대통령은 말리와 부르키나파소에서 철군한 프랑스군을 니제르에 재배치할 것을 요구했다. 실제로 프랑스군은 2022년 8월과 올해 2월 말리와 부르키나파소에서 모두 철수하고 니제르로 군사 거점을 옮겼다. 이 같은 결정이 지하디스트(Jihadist)를 자극할 것을 우려한 시민들은 반프랑스 시위를 벌였지만, 정부는 시위 주도자를 ‘공공질서 교란’ 혐의로 9개월간 수감시키는 등 강경 진압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바줌 대통령은 프랑스군 주둔을 늘리기로 한 자신의 결정에 대한 국내 비판을 경시했다”고 꼬집었다.
*반면, 압델파타우 무사(Abdel-Fatau Musah) ECOWAS 정치/평화/안보 집행위원은 최근 아프리카리포트와의 인터뷰에서 이 쿠데타들이 프랑스 제국주의에 대한 반란이라는 데 의문을 제기했다. 2019년과 2021년 쿠데타가 발발한 수단은 프랑스어권이 아니라는 점, 코트디부아르, 세네갈, 토고, 베냉과 같은 역내 다른 프랑스어권 국가들에서는 쿠데타가 일어나지 않다는 사실 등을 이유로 들었다. 그는 사헬 지역 국가들이 직면한 기후변화 문제가 더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기후변화로 인한 사헬 지역의 사막화는 농민과 목축민의 충돌, 지역민들의 무장단체 가입, 분쟁을 야기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외에도, 컨버세이션UK의 편집자 아데툰지(Jo Adetunji)는 최근 니제르 쿠데타의 배경을 세 가지로 설명했다.
먼저, 선거 캠페인에서도 이슈가 된 적 있는, 바줌 대통령의 출신과 합법성에 대한 논쟁이다. 바줌은 니제르의 아랍계 소수민족 출신인데, 이는 마치 ‘외국 출신’으로 여겨지는 꼬리표와 같은 것이었다. 이로 인해, 바줌 대통령이 약 56%의 득표율을 얻고 마하마두 이수푸(Mahamadou Issoufou) 전 대통령과 같은 당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주로 더 큰 민족 집단으로 구성된 군인사회* 내에서 자리 잡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데툰지에 따르면, 니제르에서는 민족적인 군대 구성을 강조하며, 군에서의 임명은 민족적 노선을 따라 이루어진다.
둘째, 많은 수의 외국 군대와 기지들이 니제르 군에게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니제르 군의 입장에서는 외국 군대와 기지가 그들의 세력을 약화시킨다고 여겼을 수 있다. 작년과 올해 프랑스는 말리와 부르키나파소에서 군대를 철수시켰고, 바줌 대통령은 빠르게 그들을 니제르로 주둔시켰다. 당시 니제르 군 지도부와 일부 정치인들은 국내에 주둔하는 외국 군대의 증가를 비난한 바 있다.
미국이 니제르에 드론 기지를 창설할 때도 논란과 시위가 있었다. 드론 기지로 인해 니제르가 테러리스트들의 목표물이 되거나 불안정성이 증가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러한 배경에서, 외국 군 세력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무장단체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거나 치안이 눈에 띄게 나아지지 않았다는 점이 반대 세력의 분노를 가중시켰을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받는다. 니제르 국경지대와 국내에는 보코하람(Boko Haram)뿐만 아니라 알카에다(al-Qaeda), 이슬람국가(IS) 계열의 여러 무장단체가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 단체의 공격은 지난 10년 동안 수천 명의 사상자와 이민자들을 낳았다. 쿠데타 이후, 수도 니아메(Niamey)의 수백 명 젊은이들이 러시아 국기를 흔들고 "바그너"를 외치며 쿠데타를 지지하기 위해 모인 모습은, (일부일지라도) 니제르 국민들이 러시아와 민간군사기업인 바그너 그룹의 용병들이 자신들을 위해 더 잘 싸워줄 것이라 믿고 있음을 암시하는 부분이다.
셋째, 기니, 부르키나파소, 말리 등에서 일어난 일련의 쿠데타에 대해 ECOWAS와 아프리카연합(African Union: AU)과 같은 지역공동체가 단호한 입장을 취하지 않은 것이 니제르의 쿠데타 세력을 대담하게 만들었다. ECOWAS는 니제르 쿠데타 직후, 성명을 통해 바줌 대통령을 복권하지 않을 경우 무력을 사용하여 질서를 회복시키겠다고 선언했으나, ECOWAS의 군사력과 제재 통첩은 그리 위협적이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지난 4년간 사헬 지역에서만 7차례의 쿠데타가 있었고, 이중 3차례는 ‘성공적’이었다. ECOWAS는 이들 3개국에 대한 회원자격 정지, 경제 제재 등 일부 조치를 가했지만, 다른 군부 지도자들을 저지하기 위한 별다른 대처는 취해지지 않았다. 니제르까지 포함하면 ECOWAS 회원국 15개국 중 4개국이 쿠데타로 인한 군부의 지배하에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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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제르 쿠데타로 사헬 전역에 걸친 불안정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위기감시단체인 ACLED에 따르면, 말리와 부르키나파소에서 군부가 권력을 잡은 이후 폭력 사건*이 급증했다. 2020년과 2021년 두 차례 쿠데타가 있었던 말리의 경우 프랑스군이 철수한 뒤 약 1,000명의 바그너 용병들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지만, 소요는 막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역 당국과 보안 전문가들은 프랑스군 철군 이후 무장단체들이 동부로 밀려들어 주요 도시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ACLED는 말리에서의 폭력 사건 사망자가 실제로 2배 이상 증가한 5천 명에 육박했다고 보고했다. 지난해 두 차례 쿠데타가 있었던 부르키나파소의 경우, 2022년 사망자는 전년 대비 80% 증가하여 4천 명을 넘어섰고 올해는 이미 5천 명을 넘어섰다.
*여기에는 군대와 무장 단체 간의 전투, 폭발 및 폭동이 포함되나 대부분의 사건은 민간인에 대한 공격과 관련이 있다.
한편, 니제르는 서방의 지원을 누려왔다. 그간 니제르는 서아프리카와 사헬 지역 일대의 이슬람 무장단체 소탕 작전을 지원하는 서방의 거점 역할을 해왔으며, 현재 미군 1,100여명과 프랑스군 1,500여명, 독일·이탈리아군 일부가 주둔 중이다.
그러나 니제르 쿠데타로 인한 갈등이 격화되면서 8월 16일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니제르에 주둔한 미군을 철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경우 미군은 물론 드론기지도 폐쇄될 것이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해 "무서운 속도로 세를 확장하고 있는 사헬 지역 이슬람 무장단체들이 선전을 강화하고 현지 및 외국에서 전사들을 대대적으로 모집하고 있다"며 "미군이 철수하면 이런 기세는 더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보분석가들은 니제르의 혼란으로 인해 알카에다와 IS와 연계된 단체들이 사헬 지역 전역으로 세력을 확장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8월 16일, 말리·부르키나파소와 이웃한 서부 접경 지역 틸라베리(Tilaberi)에서 니제르 군이 무장단체의 공격을 받아 최소 17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니제르 인접국인 말리에 진출한 바그너그룹의 개입 가능성도 거론된다. 말리와 부르키나파소는 쿠데타 후 러시아와 가까운 관계를 형성해 왔으며, BBC 등 언론과 전문가들은 니제르의 군사 정부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실상 니제르의 군사 쿠데타에 러시아의 개입 증거는 없으며, 크렘린궁 대변인은 바줌 대통령의 가택연금을 풀고 평화적으로 위기를 해결할 것을 요구한 바도 있다. 그러나 쿠데타 지지자들은 러시아 국기를 흔들며 프랑스를 비난하고 있다. 니제르가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기념일인 지난 8월 3일, 니아메 도심 광장에는 쿠데타를 지지하는 시위 인파가 몰렸는데, 이들 대부분은 러시아 국기와 반프랑스 구호를 손에 쥐고 있었다. 러시아와 바그너 그룹이 니제르에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적어도 이러한 현상은 이 지역에서 일어난 일련의 쿠데타가 지도자와 지지자들에 의해 어떻게 프레임화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요소다. 바그너 그룹의 수장 프리고진(Yevgeny Prigizhin)도 이러한 상황을 십분 활용하는 모양새다. 그는 7월 28일 바그너 그룹의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니제르에서 일어난 일은 식민지배자들에 대한 투쟁”이라는 말로써, 반식민정서로 쿠데타를 정당화하는 동시에 바그너가 개입할 여지를 남겼다. 실제 프리고진은 아프리카의 ‘질서 유지’에 바그너 용병들을 투입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BBC는 또한, 니제르가 이웃 나라와 같은 길을 택해 러시아, 특히 바그너 그룹과 협력할 경우, 폭력적인 공격, 인권 침해 및 무분별한 광물 개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니제르는 원자력 에너지를 공급하는 방사성 금속인 우라늄을 전 세계 약 5%를 공급한다. 작년 기준 유럽연합(EU)에 두 번째로 많은 천연 우라늄을 공급하였으며, 프랑스 우라늄의 약 15%를 공급하는 국가이다. BBC는 “서방 파트너들은 민간과 군사 환경에서 모두 사용되는 방사성 물질이 전투적인 이슬람주의자들이 활동하고 러시아와 바그너 그룹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지역에서 잘못된 손에 넘어가는 상황을 원치 않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니제르 쿠데타는 사헬 지역과 아프리카 전체의 민주주의에 주요한 약점으로 기록 될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바줌 대통령은 니제르 역사상 최초로 민주적 절차를 통해 취임한 대통령이었으며, 니제르는 사헬 지역 안보문제와 유럽으로의 불법 이주를 억제하는 데 있어 서구 국가들, 특히 프랑스, 미국 및 EU의 강력한 동맹국이었다. 이번 쿠데타는 향후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에 영향을 줄 것이다. 새로운 군부가 이러한 문제들을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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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7일과 18일, ECOWAS는 가나 수도 아크라(Accra)에서 회원국 군참모총장 회의를 열었다. 지난 12일 개최하려다 한 차례 연기된 회의로, 니제르 사태 해결을 위한 ECOWAS의 군사 개입에 대비한 논의가 이뤄진다. 압델파타우 무사 ECOWAS 정치/평화/안보 집행위원은 "서아프리카의 군은 임무 요청에 응답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전하며 외교적 노력이 실패할 경우 무력 개입이 최후의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강력한 표현에도 불구하고 군사 작전의 실행 여부는 ECOWAS의 개입에 대한 분분한 여론 속에서 아직 테이블 위에 올라 있다.
이번 회의에서도 대기 병력을 가동하고 배치하기 위한 최적의 선택지가 논의될 것으로 전해졌으나, 쉽게 결정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니제르 군사 개입에 대한 ECOWAS 회원국 간의 엇갈린 의견과 일부 회원국 국내의 비판 여론을 감안할 때, 섣부른 결정은 군 작전상은 물론 정치적으로 위험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AFP 통신은 지적했다. 15개 회원국 가운데 지금까지 공개적으로 파병 의사를 밝힌 국가는 의장국인 나이지리아와 세네갈, 베냉, 시에라리온, 코트디부아르 등 5개국에 불과하다. 게다가 병력의 상당 부분을 감당할 나이지리아의 경우, 상원에서 니제르 사태의 무력 개입에 반대를 표명하며 볼라 티누부(Bola Tinubu) 대통령에게 외교적 해법을 모색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가나의 야당은 헌법에 따른 개입의 법적 근거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니제르 군부는 외부의 군사 개입에 물러서지 않고 맞서겠다고 일찌감치 경고했다. ECOWAS 대표단과의 면담도 거부했다. 쿠데타 정권이 들어선 주변국 말리와 부르키나파소 역시 유사시 니제르 군부를 돕겠다고 밝혔다.
ECOWAS가 지난 8월 10일 긴급정상회의에서 니제르의 헌정 질서 복구를 위한 군사 개입에 대비할 수 있도록 대기 병력의 배치를 승인하면서도 평화적 방법에 따른 사태 해결에 핵심 우선순위를 둔다며 외교적 해법을 강조한 배경이다.
미 국무부도 가능하다면 위기가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히며 니제르 사태의 외교적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니제르의 헌정 질서 복구를 위해 미국 측 신임 대사가 곧 니제르로 향할 것이라고 AFP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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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제르 쿠데타는 사헬 정치/안보 지형의 취약성을 드러내며 이 지역에 투자된 서방의 힘의 논리를 기로에 내몰았다. 니제르 쿠데타의 영향은 국경 내에 국한되지 않는다. 사헬 지역의 복잡하게 상호 연결된 국가 네트워크는 한 국가의 불안정성이 다른 국가로 쉽게 확산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계속되는 갈등과 이미 취약한 안보 환경 속에서, 쿠데타는 기존의 도전과제를 악화시키고 추가적인 폭력을 야기할 수 있다.
ECOWAS와 같은 지역기구가 개입을 엄포하고 있지만, 리비아 등의 사례에서 보아왔듯 역사는 군사 개입이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현시하고 있다. 반면, 소위 평화적이고 절제된 접근 방식은 의도치 않게 쿠데타를 정치적 변화의 수단으로 받아들이게끔 비춰질 가능성이 있다. 국제적인 관심이 사헬로 옮겨가면서, 특히 이 지역에 기득권을 가진 강대국들은 고심에 빠졌다. 대테러 노력과 지역 안보를 주창하며 사헬에 군사적 주둔을 유지해온 프랑스는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또 다른 중요한 역할을 하는 미국은, 금번 사태 대응 시 안보 목표와 민주주의 가치 사이의 신중한 밸런스를 찾아야 하는 평균대에 올랐다.
한편, 사헬이 이 불안정의 고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접근이 필수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정부, 관련 기관 및 단체, 국제사회의 이해관계자들은 상호 협력하여 불안정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포괄적인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적 해결뿐만 아니라 거버넌스 강화, 기후변화 대응 및 지속가능한 발전 촉진, 안보 부문 개혁을 위한 노력과 공동의 헌신이 요구된다. 세계가 지켜보는 바와 같이, 사헬의 성공 또는 실패는 역내 국가들뿐만 아니라 대륙 너머에도 반향을 일으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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