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민주공화국(이하 DR콩고)에서는 매년 3월 8일을 세계 여성의 날로 기념한다. 이 날은 여성의 사회, 경제, 문화, 정치적 성취를 기념하는 날이다. 또한 성평등을 가속화하기 위한 행동을 촉구하는 날이기도 하다.

DR콩고의 수도 킨샤사(Kinshasa)에서는 남다른 분위기로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한다. 나이에 관계없이 모든 여성은 이 날 ‘로인클로스(loincloth)’를 입는다. 로인클로스는 아프리카 여성들이 옷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고급스러운 무늬의 면직물이며 아프리카 여성들의 필수 패션이다. 여성들은 종종 아버지, 남편, 남자 형제, 남자친구, 동료로부터 로인클로스를 선물 받는다.

하지만 2023년 세계 여성의 날에는 예정된 행사가 없었다. 올해 의류 도소매상 모두에서 수요가 적었다. 분위기는 눈에 띄게 침체됐고, DR콩고 여성에게 특화된 의복 패션 문화가 사라졌다.

세계 여성의 날에 모든 DR콩고 여성들은 로인클로스를 입는다. 재무부의 논문에 의하면, 주로 바지나 드레스를 입던 여성도 3월 8일에는 로인클로스를 입으려고 노력한다. 아래 4세 소녀 조세핀 오시에와(Josephine Oshiewa)의 사진을 보면 쓰리 피스로 옷을 입은 것을 볼 수 있다(로인클로스로 꿰멘 스커트, 블라우스, 스카프). 로인클로스는 DR콩고 여성을 품위 있게 만든다. DR콩고 여성이 로인클로스를 입는 이유는 첫째 자신을 돋보이기 위해서이고, 둘째는 권리를 선언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세계화와 혁신으로 인해 쓰리 피스 패션은 젊은 DR콩고 소녀들 사이에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많은 소녀들이 쓰리 피스가 구식이라고 생각하고 이를 대신해 로인클로스로 꿰맨 드레스나 로인클로스로 꿰멘 스커트를 블라우스와 함께 입는 것을 선호한다. 현재의 패션을 이해하기 위해 아래 크리스텔 오시에와(Christelle OShiewa) 부인의 사진을 보면, 긴 로인클로스 치마에 블라우스를 입은 모습을 볼 수 있다. 20년 후에는 아마도 많은 소녀들이 더 이상 쓰리 피스 옷을 입는 법을 알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스커트와 드레스 패션이 DR콩고 젊은이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2월 마지막 주와 3월 첫째 주에는 킨샤샤 마시나(Masina) 시의 자유시장에 있는 로인클로스 상인들로부터 로인클로스를 사고자 하는 수요가 많다. 이는 킨샤사 주민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도 세계 여성의 날에 로인클로스를 입기 때문이다.

올해에도 매출이 높을 것으로 예상돼 상인들은 재고를 많이 비축해 두었지만 그만큼의 수요는 없었다.

어떤 여성들은 남편이 월급을 받지 못해 올해 로인클로스를 살 수 없다고 말한다. 어떤 소녀들은 부모님이 사주지 않았다고 말하고, 다른 소녀들은 부모님이 사주었는데 늦어서 3월 8일에 입을 수 있도록 꿰매지 못했다고 한다. 회사들도 근로자들을 위해 로인클로스를 주문하지 않아 시장을 방문하는 여성들의 발길마저 뜸했다.

올해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지 않는 이유에 대하여 학생들은 DR콩고 정부가 동부 지역의 분쟁을 종식시켜 평화를 회복하고자 하는 이유 때문이라고 말한다. 라디오 오카피(Radio Okapi)는 다양한 사회 계층과 직업을 대표하는 5,000여명 여성들이 펠릭스 치세케디(Felix Tshisekedi) 대통령을 만나는 것으로 세계 여성의 날 행사가 대체된다고 보도했다. 전통적인 로인클로스 행진과 달리 올해 세계 여성의 날 기념 행사는 여성들이 국가 원수를 만나서 여성의 권리 증진과 관련된 여러 문제에 대해 직접 대화하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다. 라디오에서는 이런 대화가 DR콩고 동부 지역 여성들이 처한 극적인 사회 상황에 더 적합할 것이라고 말을 덧붙였다.

※ 해당 주제와 관련한 더 자세한 내용은 본 보고서를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