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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대륙 통신원 리포트

[에티오피아] 세계화되고 있는 에티오피아의 수퍼 작물, 테프(teff)

관리자 / 2023-06-25 오전 5:00:00 / 990

테프(teff)는 에티오피아에서 시장 가치 및 농경지 사용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작물이며 국민들의 주식이다. 과거 연구나 국제 교역에서 소외되었던 테프가 다량의 영양소를 함유하고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로 인해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테프가 퀴노아, 스펠트밀과 같은 수퍼 작물로 인지되면서, 세계 테프 생산의 90%를 차지하는 에티오피아가 이익을 얻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수천 년간 다양한 품종의 테프를 보존해온 에티오피아의 소규모 자작농들은 다국적회사들이 테프의 유전 자원을 독점하면서 위태로운 상황에 놓였다.

 

연구에 따르면 테프 생산량은 2070년까지 세계 기온 상승으로 감소할 것이며 에티오피아의 고위도 산지에서만 경작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또한 연구자들은 테프가 알려진 품종만도 3,850종에 이르러 다양한 환경 조건 하에서 재배 가능하고 가뭄, 홍수, 해충 및 질병에 강하며 수확 후 보관 기간 동안 손실량도 적다는 장점에 주목한다.

테프 수확 후 작업 중인 농부 ⓒInternational Potash Institute, 2016

테프는 경작 면적 당 수확량이 다른 곡물에 비해 적어 과거 국제 시장에서 경제적 가치가 저평가되었지만 더운 기후에서 자라고 수확량이 적은 품종과 추운 기후에서 자라고 수확량이 높은 품종을 교배하면 더위와 가뭄에 강하고 생산량도 높게 만들 수 있다. 네바다 대학교 리노 캠퍼스(University of Nevada, Reno) 연구자들은 테프 품종 개량 연구를 하면서 이 작물이 몹시 더운 네바다(Nevada)와 강수량이 적은 미네소타(Minnesota)를 비롯해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건조한 지역에서도 잘 자랄 수 있는 작물을 찾는 미국 서부 지역에서 재배하기 적합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전에 주로 가축 사료로 쓰이던 테프가 이제 미국에서 사하라이남 아프리카 지역 출신 이민자들과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쿠키, 팬케이크, 죽, 피자 등에 이용 가능하며 영양이 풍부한 식재료로 각광을 받고 있다.

 

테프는 글루텐이 없고 섬유소, 단백질, 각종 미네랄 함량이 높으며 당을 적게 함유하고, 함유 영양소와 맛이 다른 다양한 품종이 있어 여러 요리에 쓰이며 보존 기간이 길어 글루텐프리 파스타와 빵의 재료로 선호된다. 또한 소아지방변증, 당뇨, 빈혈, 피부암, 심혈관 질환, 골다공증, 신경퇴행성 질병 등의 예방 및 치료에 효과가 있고, 다른 곡물에는 거의 없는 라이신을 포함한 9가지 아미노산과 폴리페놀을 함유한다. 수십 년간 국제 무대에서 에티오피아 운동선수들이 장거리 달리기 종목에서 압도적 우위를 차지한 비결을 테프에 돌리는 이들도 있다.

테프를 체에 쳐 불순물을 제거하는 과정 ⓒGemechu Mesay Berhanu, 2023

테프는 3,000년 이상 에티오피아 고지에서 경작되어 왔으나 가공 테프 가루에 대한 특허가 네덜란드 회사에 있어 에티오피아 농부나 중개인은 특허권 사용료를 내야만 유럽연합(EU) 국가들에 테프 가루를 판매할 수 있다. 반면 해당 기업은 에티오피아에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는다. 2005년 4월 에티오피아 정부와 네덜란드 HPFI(Health and Performance Food International)사가 체결한 협약에 따라 에티오피아는 HPFI에 12가지 품종의 테프 120kg을 제공했고 HPFI는 테프의 유전 자원을 이용해 테프에 기반한 식품 생산권을 얻는 대신 2007-2009년에 에티오피아에 총수입의 1/3을 내기로 했다. 그러나 HPFI가 2007년 이래 에티오피아와의 교류를 중단하고 자매회사 VOF(Vennootschap Onder Firma)에 일방적으로 특허권을 양도하면서 VOF가 에티오피아 정부와의 협약을 준수할 의무가 없어졌다. 국제협약상으로는 식물에 대해 특허권을 설정할 수 없으나 기업들은 유전정보를 독점할 방법을 찾아 생물자원을 수탈하는 실정이다. 따라서 최근 테프의 세계적 인기가 수백만 명의 에티오피아 소규모 자작농의 삶을 개선하는 낙수효과로 이어질지는 불명확한 상황이다.

제분기로 테프를 가는 모습 ⓒGemechu Mesay Berhanu, 2023

테프로 만든 빵류 인제라(injera) ⓒChedel, M., 2009, Wikimedia

※ 해당 주제와 관련한 더 자세한 내용은 본 보고서를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