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Eregnaye’, 즉 ‘나의 목자’는 성경에서 사람들을 인도하고 지혜를 주는 하나님의 역할을 비유한 것이다. 일마는 오랜 세월 축적되고 전승되어 온 전통적 지혜에 기반해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목자의 역할이 현 세대에 부재하다는 인식에서 이 극을 썼다. 극 중에서 마을 중심부에 건설되는 현대식 공장은 오래 세월 전승되어 온 공동체의 지혜와 전통적인 삶의 방식을 위협하며, 마을을 가로지르는 울타리는 공동체를 분리하여 사회적 결속력을 약화하고 공동체 내 이동과 소통을 방해한다. 이 울타리는 여러 세대에 걸쳐 조화롭게 살아온 다양한 공동체들 사이에 인종, 종교 및 언어 차이에 따른 경계가 생겨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여러 종교적 정치적 갈등으로 인해 민족 간 긴장이 증가하면서 수세기 동안 하나의 국가적 경계 내에서 통합을 유지해 온 사회 구조가 분열될 위험에 처한 에티오피아의 우려스러운 상황에 대해 시의적절하고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다. 또한 극에 등장하는 주요 여성 인물들은 세 작가의 특성을 반영한다. 어머니 같은 자애로움을 보여주는 인물인 마마 티르페(Mama Tirfe)는 지역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을 한데 모으는 독특한 힘을 보여준다. 극의 제목이기도 한 목자 역할을 하는 마을 소녀는 사회적 배경이 낮고 현대 교육을 받지 못했음에도 목자로서* 극의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체 장애가 있는 소년의 어머니 역시 또 다른 주요 여성 캐릭터로 등장하는데, 문화적 금기와 편견에 맞서며 이야기 전개에 미묘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에티오피아에서는 전통적으로 소년이 목자가 된다.
일마는 이 드라마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처음에 재정 지원 의사를 보였던 공공 기관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음에 따라 재정적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그러나 다행히 지역 은행인 다셴 은행(Dashen Bank)의 지원으로 첫 시즌을 제작할 수 있었고 이후 다른 기관의 후원도 받을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