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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대륙 통신원 리포트

[에티오피아] 에티오피아 TV 드라마계를 누비는 여성 작가들의 열정

관리자 / 2023-05-27 오전 9:00:00 / 909

에티오피아의 장편 TV 드라마 <Eregnaye>*는 에티오피아의 여성 작가이자 감독, 제작자인 키디스트 일마(Kidist Yilma)가 두 명의 다른 여성 작가 아젭 워르쿠(Azeb Worku), 베자 하일루(Beza Hailu)와 협력한 결과물이다. 이 드라마는 현재 에티오피아의 사회·정치적 상황뿐 아니라 아프리카를 포함한 전 세계의 역사 및 현실을 반영한 보편적 주제를 다루고 있다. <Eregnaye>는 2021년 6월 7일에 에티오피아의 지역 상업 방송 채널인 아츠 TV(Arts TV)에서 처음 방영된 이후 2년간 총 4개 시즌 48화 분량이 방영되었다.


*영문 제목은 <나의 목자(My Shepherd)>다.

<Eregnaye> 포스터

한 아이의 엄마인 일마는 이미 여러 편의 인기 장편 영화와 단편 TV 드라마를 연출 및 제작한 바 있으며, <Eregnaye>를 통해 작가이자 제작자로서의 역량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이 작품의 제작에 참여한 다른 두 명의 유명 작가인 아젭 워르쿠와 베자 하일루 또한 모두 여성이기에, 분량이 긴 각본을 쓰는 한편 가족을 돌보아야 하는 책임을 서로 이해하고 도움이 필요할 때 서로 적극적으로 협력하였다. 이 3명의 여성 작가는 남성 작가가 지배적인 업계에서 사회적으로 낮은 기대와 심리적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이를 뛰어넘어 더욱 창의적이고 정교한 이야기를 구상하기 위해 노력했다. 세 작가의 서로 다른 성장 배경과 장점 덕분에 극의 내용이 풍부해지고 대규모 작품을 빠른 시일 내에 집필할 수 있었다.

<Eregnaye> 집필 작가들

제목 ‘Eregnaye’, 즉 ‘나의 목자’는 성경에서 사람들을 인도하고 지혜를 주는 하나님의 역할을 비유한 것이다. 일마는 오랜 세월 축적되고 전승되어 온 전통적 지혜에 기반해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목자의 역할이 현 세대에 부재하다는 인식에서 이 극을 썼다. 극 중에서 마을 중심부에 건설되는 현대식 공장은 오래 세월 전승되어 온 공동체의 지혜와 전통적인 삶의 방식을 위협하며, 마을을 가로지르는 울타리는 공동체를 분리하여 사회적 결속력을 약화하고 공동체 내 이동과 소통을 방해한다. 이 울타리는 여러 세대에 걸쳐 조화롭게 살아온 다양한 공동체들 사이에 인종, 종교 및 언어 차이에 따른 경계가 생겨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여러 종교적 정치적 갈등으로 인해 민족 간 긴장이 증가하면서 수세기 동안 하나의 국가적 경계 내에서 통합을 유지해 온 사회 구조가 분열될 위험에 처한 에티오피아의 우려스러운 상황에 대해 시의적절하고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다.

 

또한 극에 등장하는 주요 여성 인물들은 세 작가의 특성을 반영한다. 어머니 같은 자애로움을 보여주는 인물인 마마 티르페(Mama Tirfe)는 지역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을 한데 모으는 독특한 힘을 보여준다. 극의 제목이기도 한 목자 역할을 하는 마을 소녀는 사회적 배경이 낮고 현대 교육을 받지 못했음에도 목자로서* 극의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체 장애가 있는 소년의 어머니 역시 또 다른 주요 여성 캐릭터로 등장하는데, 문화적 금기와 편견에 맞서며 이야기 전개에 미묘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에티오피아에서는 전통적으로 소년이 목자가 된다.


일마는 이 드라마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처음에 재정 지원 의사를 보였던 공공 기관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음에 따라 재정적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그러나 다행히 지역 은행인 다셴 은행(Dashen Bank)의 지원으로 첫 시즌을 제작할 수 있었고 이후 다른 기관의 후원도 받을 수 있었다.

※ 해당 주제와 관련한 더 자세한 내용은 본 보고서를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