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츠와나-다이아몬드 기업 드비어스, 오랜 협력관계 깨지나?
<아프리카 위클리>는 최신의 이슈와 동향에 관한 분석 중심의 국내외자료를
선별, 요약정리하여 제공하는 대국민 메일링 서비스입니다.
|
|
|
<보츠와나-다이아몬드 기업 드비어스, 오랜 협력관계 깨지나?>
|
|
|
다이아몬드 생산량 세계 2위인 보츠와나는 최근 세계적인 다이아몬드 기업 드비어스(De Beers)와의 수입배분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 약 55년간 오랜 협력관계를 유지해온 양측 관계의 역사와 갈등요인을 살펴본다. |
|
|
드비어스는 1888년 영국인 기업가이자 정치인인 세실 로즈(Cecil Rhodes)*에 의해 남아공에 설립된 다이아몬드 채광·유통·가공·도매 회사다. 현재 본사는 영국 런던에 소재하고 있으며, 보츠와나, 나미비아, 남아공, 캐나다를 비롯하여 전 세계 28개국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기업 지분은 영국 기반의 글로벌 광업 기업인 앵글로 아메리칸(Anglo American)이 85%, 보츠와나 정부가 15%를 각각 보유 중이다.
*세실 로즈: 영국령 케이프 식민지(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전 총리이자 영국 기업인이다. 다이아몬드, 금광을 비롯하여 철도 및 전신 사업들을 경영하여 남부 아프리카 경제를 지배하고 막대한 재산을 축적했다. 이집트 카이로(Cairo)-남아공 케이프타운(Cape Town)을 잇는 영국의 아프리카 종단정책에 가담한 것으로 유명하다.
드비어스라는 이름은 남아공으로 이주한 네덜란드계 농장주 형제의 이름에서 비롯되었다. 현 노던케이프(Northern Cape)주의 주도(州都)인 킴벌리(Kimberley)에 위치한 드비어스 형제의 농장에서 다이아몬드가 발견된 것이 드비어스의 시초이다. 1871년, 영국인 기업가 세실 로즈가 드비어스 광산 권리를 매입하였고 1888년 로스차일드(Rothschild)家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드비어스 합병회사를 설립하였다. 제1차 세계대전 중 또 다른 거대 광산인 프리미어(Premier) 광산을 흡수하면서, 드비어스는 1900년대 초 전 세계 다이아몬드 생산량의 90%를 장악할 정도로 급속도로 성장하였다.
1926년에는 앵글로 아메리칸 창립자인 오펜하이머(Ernest Oppenheimer)*가 드비어스의 이사회에 선출되었으며, 3년 뒤에는 회장직까지 오르게 된다. 이후 1955년, 앵글로 아메리칸과 드비어스 그룹이 결합하여 새로운 본사 체제로 운영되기 시작하였다. 1957년 어니스트 오펜하이머가 사망하면서 두 그룹의 운영은 그의 아들인 해리 오펜하이머(Harry Oppenheimer)*에게로 넘어갔다.
* 오펜하이머는 다이아몬드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1947년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는 슬로건으로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다. 드비어스의 마케팅은 다이아몬드에 영원한 사랑과 헌신이라는 상징성을 부여하였으며 다이아몬드가 대표적인 결혼 선물로 인식되도록 새로운 소비문화를 창조했다고 평가받는다.
1973년까지 앵글로 아메리칸과 드비어스는 전 세계로 시장을 확장하여 남아공 GDP의 10%, 수출의 30%를 담당할 정도로 큰 규모의 성장을 일구어 냈다. 그러나 다이아몬드 시장이 세분화되고 경쟁이 치열해진데다, ‘블러드 다이아몬드*’ 등으로 인해 다이아몬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생산과정의 투명성이 요구되면서 다이아몬드 원석 시장 점유율은 1980년대 90%에서 2019년 29.5%로 크게 줄어들었다.
*블러드 다이아몬드: 시에라리온 내전에서 반군이 다이아몬드 광산에서 광물을 채굴하여 얻은 수익을 바탕으로 내전을 지속하면서 비판적으로 붙은 수식어이다. 시에라리온 반군의 횡포는 자신들에 반대하는 국민들의 손을 자른 손 절단 특공대(Cut Hands Commando)에서 절정에 달했다. 드비어스는 이러한 현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반군이 운영하는 광산에서 다이아몬드를 지속적으로 사들였기에 비판을 받은 바 있다.
2000년 12월, UN총회에서 다이아몬드 공정거래를 위해 원석에 대한 국제적 인증제도를 도입하는 킴벌리 프로세스가 구축되었으며 다이아몬드 구매가 반군 운동이나 폭력적 집단의 자금이 되지 않도록 다이아몬드의 원산지를 추적할 수 있는 제도가 만들어졌다. 이러한 추세에서 2011년 11월, 오펜하이머家는 드비어스 전체 지분 40%를 앵글로 아메리칸에 51억 달러에 매각하게 되었으며, 앵글로 아메리칸이 드비어스에 차지하는 지분은 기존 45%에서 85%로 늘어나게 되었다. |
|
|
+ 보츠와나-드비어스, 50년의 협력 관계 무너지나?
|
|
|
보츠와나와 드비어스의 관계는 1960년대 드비어스의 지질학자가 보츠와나 오라파(Orapa)에서 다이아몬드 광산을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1968년 드비어스 보츠와나 광산회사(De Beers Botswana Mining Company)가 설립되었으며 1992년에는 기업명을 뎁스와나(Debswana)로 변경하였다. 뎁스와나는 현재 드비어스가 50%, 보츠와나 정부가 50%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뎁스와나는 보츠와나 내 다이아몬드 광산 운영과 관리를 독점하고 있으며 2022년 2,400만 캐럿의 다이아몬드를 생산하고 원석 판매 매출액 45억 8,800만 달러를 달성했다.
드비어스와 보츠와나 정부 양측은 2011년 채굴권 및 판매계약을 통해 생산되는 다이아몬드 원석의 90%를 드비어스가, 10%는 보츠와나 정부가 구매권을 가지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후, 2020년에는 보츠와나 정부의 구매권이 25%로 늘어났다. 동 계약은 2021년에 만료되어 현재 후속 협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본 계약은 2023년 6월 30일까지 일시 연장된 상태이다.
현재 마시시(Mokgweetsi Masisi) 보츠와나 대통령은 다이아몬드 구매권 할당량의 증가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으며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드비어스와의 협력 관계를 끊을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츠와나 정부는 구매권 비율을 공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현재의 2배인 50%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일부 전문가들은 앵글로 아메리칸과의 관계를 재설정하려는 전략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한편, 보츠와나는 러시아 다음인 2위 다이아몬드 생산국으로, 다이아몬드 판매가 보츠와나 GDP의 1/3을 차지한다. 또한, 합작회사인 뎁스와나는 보츠와나의 고용창출과 정부수입의 50%를 차지하기 때문에 다이아몬드 산업이 국가 경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로 미국,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산 다이아몬드에 금수 조치를 내리면서 보츠와나산 다이아몬드의 수요가 높아진 상황이다. 실제로 2022년 뎁스와나의 다이아몬드 원석 판매량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해진다. 뿐만 아니라, 보츠와나의 재정부 장관 사라위(Peggy Sarawe)는 2016년 이후 처음으로 보츠와나의 재정이 0.6%의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
|
|
+ 보츠와나 다이아몬드 시장의 신규주자, HB 앤트워프
|
|
|
2023년 4월 초, 보츠와나 정부가 벨기에 기반의 다이아몬드 가공 기업 HB 앤트워프(Antwerp) 지분을 24% 매입한 것 역시 강경 태세의 원인 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HB 앤트워프는 2020년 설립된 벨기에 앤트워프 기반 신생 다이아몬드 채굴 및 유통 회사다. HB 앤트워프는 전통적인 다이아몬드 산업에서 다이아몬드 공급망이 복잡하고 불투명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공정성과 정직성을 핵심으로 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표방한다. 또한, 다이아몬드의 광산에서 시장에 이르기까지 공급망의 모든 과정을 블록체인 기술로 추적하고 수집된 모든 데이터는 보석상 및 소비자에게 공유하고 있다.
HB 앤트워프는 2023년 3월 첫 번째 해외지사로 보츠와나 수도 가보로네에 ‘앤트워프 보츠와나‘를 공식 오픈하였다. 2023년 4월, 보츠와나 정부는 HB 앤트워프의 지분 24%를 인수하여 투자할 것이며, 보츠와나 국영 다이아몬드 원석 무역회사인 오카방고 다이아몬드 컴퍼니(Okavango Diamond Company)가 5년 동안 앤트워프 보츠와나에 원석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앤트워프 공동 창립자 중 하나인 파피스메도프(Rafael Papismedov) 회장은 JCK잡지사와의 인터뷰에서 다이아몬드가 보츠와나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과 윤리적인 다이아몬드 조달과정을 알리는데 마케팅 비용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보츠와나에서 생산뿐 아니라 설계, 분석, 가공까지 연마하도록 지원할 것이며, 더 나아가 보츠와나 혁신 허브(Botswana Innovation Hub)에 시설을 인수하고 확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구체적인 계약 내용, 다이아몬드의 종류와 취득 조건은 아직 발표될 예정이지만 HB 앤트워프의 행보는 드비어스에 대적하는 보츠와나 정부의 새로운 협력 파트너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
|
06750 서울시 서초구 남부순환로 2558, 외교타운 4층 한·아프리카재단 · TEL : 02-722-4700 · FAX : 02-722-4900 kaf@k-af.or.kr 수신거부 Unsubscribe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