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발표된 이브라힘 지수 결과를 살펴보면, 전체 국가들의 평균 점수는 48.9점으로, 이전 평균 48.8점에 비해 0.1점 상승하기는 했으나 전반적으로 정체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 보고서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아프리카 40개 이상 국가에서 경제적 기회를 위한 기반과 인적 개발 분야는 상당히 향상되었으나, 30개 이상의 국가에서 안전과 법치, 참여와 인권 등 안보와 민주주의 분야는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1. 분야별 주요 내용
‘인적 개발’이 아프리카 전체 평균 51.5점으로 4개 분야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아프리카 내 사회적 보호의 폭이 넓어지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노력이 이루어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개선의 주요 원동력은 하위 범주 중에서도 △건강(2012년 대비 +4.7점)과 △지속 가능한 환경(2012년 대비 +3.5점)의 발전이라 할 수 있다. ‘건강’의 경우, 특히 △아동 및 산모의 건강, △전염병 통제, △국제보건규정 준수, △식수 및 위생 시설 이용과 같은 하위 지표들이 2017년 이후 상승함에 따라 개선되었다.
‘안전 및 법치’ 분야의 경우, 평균 점수가 49.0점에 달해 두 번째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2012년 대비 5.8점 감소를 기록하며 지난 10여 년간 제일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시민 대상 폭력 및 무장 갈등 증가가 주된 원인이었으며, 아프리카 정부가 코로나19와 기후위기, 경제위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국제적 위기와 국내 치안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 국가 37개국 중 26개국 국민들은 자국 정부가 2012년에 비해 부패 척결에 덜 노력하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더불어 37개 대상국 중 28개국 국민들이 2017년 이후 범죄에 대한 두려움이 높아졌다고 반응한 것 역시 동 분야의 점수가 떨어진 원인을 가늠케 한다. 2015년 이후 12개국에서 대통령들이 행정부에 부여된 권력을 제한하는 규정을 약화하거나 우회 또는 제거하여 여론의 반감을 산 것 역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 기회를 위한 기반’의 평균 점수는 48.3점에 달해, 네 개 분야 중 세 번째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미친 경제적 충격에도 불구하고, 해당 분야는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인다. 개선의 주요 원동력은, ‘인프라(Infrastructure)’ 지표다. 동 지표는 37.5점으로 하위 범주 중에서도 여전히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하고 있기는 하지만, 디지털 인프라, 특히 지표 중 모바일 통신(+21.8점), 인터넷과 컴퓨터(+16.9점)의 성장에 따라 2012년 대비 8.1점 상승하였다. 동 지표는 지난 10년 동안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개선된 지표이며, 2012년 이후 54개국 모두가 개선되는 결과를 보인 유일한 하위 범주이기도 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대비 대륙 차원에서 △인터넷 접근성이 높아졌고, △남수단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모바일 통신이 증가했으며, △에너지 접근성이 향상되었다. 이는 아프리카 인구의 거의 90%가 2012년 이후 차츰 경제적 기반이 개선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더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 기기, 금융 서비스 및 전기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음을 방증한다.
‘참여, 권리 및 포용’ 분야는 평균 46.7점을 받아 가장 하위권에 머물렀다. 특히 2017년 이후 동 지표의 감소 속도가 더욱 빨라져, 지난 5년 간 평균 감소율(14%)은 지난 10년의 감소율(8%)의 약 2배에 달한다. 이같은 큰 하락세의 원인은 결사 및 집회와 민주선거에 대한 제한이라 할 수 있다. 실례로 하위 범주인 ‘결사 및 집회의 자유’는 11.3점이 하락하여 지난 10년 동안 가장 많이 점수가 하락한 지표로 선정되었다.
특징적인 점은, 지난 10년 간 해당 지표의 모든 점수가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추세 속에서도 ‘여성 평등’ 분야는 유일하게 상승하였다는 것이다. 동 지표의 경우, 지난 10년 동안 50.0점에서 55.0점으로 상승하여 전체 81개 범주 내에서 10년 간 2번째로 가장 개선된 범주에 올랐다. 여성의 정치적 권력과 여성 대표성의 증진, 여성에 대한 더 많은 사회경제적 기회 제공, 공공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 개선 등의 부문에서 전반적인 진전을 이루었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였다.
2. 국가별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모리셔스(74.9점), 튀니지(73.4점), 카보베르데(71.9점), 세이셸(71.6점), 보츠와나(68.1점)가 각각 이브라힘 지수 최상위 국가 1~5위를 차지하였다. 반대로 남수단(18.6점), 소말리아(22점), 에리트레아(24.9점), 적도기니(27.3점), 수단과 콩고민주공화국(32점)이 각각 이브라힘 지수 최하위권을 차지하였다.
2012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이브라힘 지수가 하락한 국가는 리비아이다. 전체 지수에서 8.5점이 감소한 리비아는 수년간의 내전으로 인해 공공 거버넌스가 가장 크게 악화되었고, 이에 따라 보건, 교육, 복지 서비스 전 분야의 지수가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뒤를 이어 남수단(5.7점), 코모로(4.9점), 말리(3.3점), 잠비아(3.1점), 니제르(2.6점) 또한 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였다. 남수단의 경우 인구의 3/4이 식량불안정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에 반해 2012년 대비 가장 큰 폭으로 이브라힘 지수가 상승한 국가는 감비아와 세이셸로 나타났는데, 해당 국가들의 지수는 각각 2012년 대비 9.5점과 9.3점이 상승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