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 내 불법 이주가 급중하고 있다. 지난 2020.6월 말 튀니지 정부의 국경개방 선언 이후, 온 가족이 보트를 타고 지중해 연안으로 떠나는 불법 이주를 포함하여 튀니지 해안에서 이탈리아로 이주하려는 시도가 눈에 띄게 늘었다. 이러한 현상은 2011년 튀니지 혁명 이후 증가한 것으로 분석되는데, 이는 혁명이나 튀니지 내 정치 변혁의 문제라기보단 유럽 국가들이 마그레브(Maghreb) 국가 시민*들의 경제적 이주 및 구직자를 차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역주) 리비아, 튀니지, 알제리, 모로코 등 아프리카 북서부 지역 통칭
1986년 이전 유럽국가들은 튀니지의 값싼 노동력을 절실히 필요로 했으며, 서방 국가(특히 튀니지인들의 선호 이민지역인 프랑스와 이탈리아)로의 여행이 자유로웠기에 이러한 불법 이주 현상은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1995년 유럽연합(EU) 국가 간의 솅겐 조약(Schengen Agreement)*이 체결되면서 EU와 튀니지 간 이주 문제는 안보와 결부되면서 더욱 엄격해졌다. 당시 벤 알리(Ben Ali) 정권은 비민주적이었지만, 유럽국가들은 그의 불법 이주** 방지 정책이 효과적이라는 이유로 동 정권을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역주) 유럽연합(EU) 회원국 간 무비자 통행을 규정한 국경 개방 조약 **튀니지에서는 불법이주를 Harka라고 부른다
2011.1월 벤 알리 정권이 무너지자 튀니지인과 아프리카 이민자들, 심지어 리비아에서 일하는 아시안인들까지 튀니지 국경을 통해 이탈리아 연안으로 불법 이주를 시도했으며, 이러한 상황은 2011.2월 튀니지 혁명 이후 더욱 악화되었다. 이탈리아 정부는 당시 임시 정부 수장이었던 에셉시(Beji Caid Essebsi)와 2011.4월 안보 협력협약을 체결해야했다.
그러나 이 모든 협약에도 불구하고 불법이주는 계속되고 있으며, 심지어 불법이주는 튀니지 중앙정부와 해안도시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 정부의 정책에 항의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제재 및 안보 강화 조치는 불공평한 성장과 유럽국가들의 지중해 동부 국가들에 대한 비인간적인 태도에서 유래된 현재의 상황에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유럽국가들은 주로 마그레브 국가들의 안보 문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공정한 공동 발전이나 지역통합, 신흥 민주주의 지원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엄격한 안보 정책을 시행할 권위주의 정권의 협력을 구하고 있다. 유럽 측이 패권적 담론을 중단하고, 정책과 경제적 방향을 바꿔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만 불법이주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