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차별(Linguicism)은 언어를 바탕으로 집단 간의 권력과 자원의 불평등한 분할을 합법화하고, 영향을 미치고, 재생산하는 이념과 구조, 관행으로 정의된다. 마찬가지로 언어 제국주의(Linguistic Imperialism)는 하나의 언어를 다른 언어보다 합법화하는 것을 뜻한다. 필립손(Phillipson)은 언어 제국주의가 한 언어와 다른 언어 사이의 구조적, 문화적 불평등한 지배와 권위의 행사라고 설명했다. 언어는 종종 군사적, 경제적, 정치적 힘의 부산물이기도 하다. 즉 헤게모니를 확산하는 것은 곧 국경 밖으로 언어를 전파한다는 의미인 것이다. 가끔 이러한 언어 제국주의는 다른 언어의 완전한 소멸이나 언어적 불평등을 만들기도 한다. 흥미롭게도 언어 제국주의와 세계화 사이의 관계는 종종 상호적이다.
아프리카 역사에서 유럽인의 아프리카 침략은 식민지에 정착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았다. 이들은 우월한 정착민의 정체성을 재구성함함으로서 아프리카인들을 정신적으로 굴복시켰다. 프랑스와 영국은 식민지에서 정치적, 문화적, 교육적 구조를 확장했으며, 이에 따라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프랑스어와 영어가 공용어가 되었다. 이전 골드 코스트(Gold Coast)라고 불리던 가나는 1800년 대 초반부터 1950년대까지 영국의 식민지였으며, 이후 영어는 가나의 공식 언어(lingua franca)가 되었다.
현재 가나 교육 과정에서 영어는 유치원부터 9학년, 가나 현지 언어는 4학년부터 9학년까지 배운다. 프랑스어의 경우, 불어권 3개 국가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가나는 안보와 외교 목적으로 프랑스어를 배우는 것이 중요했으며, 역사적으로 교육 커리큘럼에 들어가게 되었다. 따라서 프랑스어 교육은 1980년 가나 교육부와 주가나 프랑스대사관의 공동 협약을 통해 시작되었으며, 기초 교육-고등교육 간 커리큘럼에 들어가게 되었다. 프랑스대사관은 전국 교육대학의 언어 프로그램을 후원하여, 교사를 훈련하였다.
가나 교육 커리큘럼 내 중국어 도입
아이조에(Divine Yao Ayidzoe) 가나 교육부 국장은 2022.8월 케이프코스트 대학(University of Cape Coast) 공자학원*에서 열린 공개 강연에서 중국어를 국가 교육 커리큘럼에 도입하는 것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중국 경제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로, 중국어를 배울 수 있는 특권을 가진 사람들은 매우 운이 좋은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케이프코스트 대학교 공자학원의 책임자 야메이(Ou Yamei)는 중국어는 국제사회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좋은 언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 가나 내 중국어 학습은 2016.6월 공자 아카데미를 통해 처음 공식적으로 소개됨
중국의 경제력과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어를 제2외국어, 또는 대체 언어로 학습하는 것은 좋은 생각처럼 보인다. 그러나 올바른 정책이 시행되지 않으면 이는 오히려 개발도상국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 중국어 학습이 국제적인 일자리 기회 창출 및 가나-중국 간 외교 관계 강화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이주로 인한 두뇌 유출(brain drain)과 언어결정론(Linguistic Determinism)*라는 위험성도 내재하고 있다. 즉, 중국의 정치, 경제, 군사력을 등에 업고 한 언어가 개발도상국의 문화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가나같이 중국어 학습 교육과 자료를 통제하는 정책과 구조가 부재한 상황에서 교육 커리큘럼에 중국어를 도입하는 것은, 국가 교육 시스템과 정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을 것이다.
* 언어결정론: 언어가 인지와 사고를 결정한다는 이론적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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