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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완다-영국의 난민 이송 협약: 난민 보호인가, 거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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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4월, 르완다와 영국 정부는 ‘이주 경제개발 파트너십(Migration and Economic Development Partnership)을 체결했다고 발표하였다. 이 협약에 따르면 영국은 2022.1월 이후 입국한 불법 이주민 및 망명 신청자(아프리카, 시리아 및 아프가니스타인 포함)를 최대 5년간 르완다로 재배치(relocate)한 후 난민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르완다 정부는 난민 이송 관련 행정 비용 및 르완다 개발, 난민통합 자금 명목으로 1.2억 파운드(약 1,914억원)를 지급받기로 하였다. 영국 정부는 가나에도 같은 거래를 제안했으나, 가나 정부가 거부하며 르완다와 협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르완다 측은 난민 이송 시 영국 내 체류 중인 1994년 르완다 제노사이드(Genocide Against the Tutsi in Rwanda)* 당시 범죄 용의자들의 본국 송환을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 르완다 제노사이드 더 보기>> YTN "[콕콕 세상돋보기] 르완다 제노사이드 박물관"
인권단체들은 상기 협약이 ‘인간거래’라며 즉각 중단을 요구하며 나섰다. 영국 인권 단체들 상기 협약이 인간의 존엄성을 위협하며 1998년 영국 인권법과 1951년 UN 난민협약 등 국내외 협약을 어기고 있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또한 휴먼라이트워치 등 국제인권단체 역시 르완다가 언론 및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으며 성소수자 및 취약계층을 불법구금하고, 사법권이 독립되어 있지 않아 난민들에 대한 학대를 조사할 능력이 없는 등 르완다가 안전하지 않은 나라라고 주장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 역시 “충분한 보호와 기준 없이 제3국에 난민과 망명 신청자들을 이송하는 협약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한다”며 상기 협약을 비판하고, “전쟁과 분쟁, 체포를 피해 망명한 사람은 연민과 공감을 받아야하며, 상품처럼 거래되거나 처리되기 위해 해외에 이송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양국에게 재고를 요청했다.
그러나 영국 정부는 망명 시도 중 발생하는 난민들의 불필요한 희생을 방지하고, 인신매매 등 난민을 대상으로 한 범죄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기 조치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르완다 정부 역시 “이 협약에 대해 반대 의견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이 프로그램이 해결책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요청하고자 한다.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다. 난민 수용소 체제는 무너졌고 범죄자들이 사람들을 학대하고 있다. 무슨 일이라도 해야 한다”라고 밝히고, 이송되는 난민들을 받기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났으며 난민들의 향후 선택(본국 귀환, 르완다 정착, 제3국행 등)을 위해 법적인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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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완다, 난민의 역사를 바탕으로 난민 수용에 적극적
르완다는 역사적으로 많은 갈등과 분쟁으로 많은 난민들이 발생하던 국가였다. 1960년대 인접국으로 망명한 르완다 난민은 10만 명(주로 투치(Tutsi))에 달했으며, 이후 30년 간 분쟁과 난민 발생이 계속되었다. 특히 1994년 4-7월 간 발생한 르완다 제노사이드로 약 80만 명이 살해당한 직후, 인접국인 콩고민주공화국(당시 자이르(Zaire)), 탄자니아, 부룬디, 우간다로 망명한 르완다 난민은 200만 명*에 달했다. 현재 르완다 대통령인 카가메(Paul Kagame) 역시 우간다로 망명한 난민 출신으로, 우간다에서 양성한 반군조직 RPF를 이끌고 제노사이드를 종식시키며 현재의 지위에 올랐다. 또한 아프리카와 아프리카의 뿔(Horn of Africa) 지역은 난민 발생이 빈번**하며 르완다 역시 인접국의 난민을 수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 2022.3월 UNHCR 기준 르완다인 난민 및 망명신청자는 2만 9천명 수준으로 감소 ** 2022.3월 UNHCR 기준 동아프리카, 아프리카의 뿔, 대호수 지역 내 난민 및 망명신청자(Asylum-seeker)들은 497만 명, 국내실향민(IDP)은 1,264만 명에 달함
이러한 역사적, 지정학적 배경을 바탕으로 르완다 정부는 2009년 국가재난관리정책(National Disaster Management Policy)을 도입하였으며, 2010년 재난관리및난민부(The Ministry of Disaster Management and Refugee Affairs, 現 재난관리부(MINEMA)의 전신)를 설립하였다. 르완다 정부는 1951년 난민 협약과 2016년 난민과 이주자를 위한 뉴욕 선언(New York Declaration for Refugees and Migrants)에 대응할 것을 약속하고 있다. 르완다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2022.2월 기준 르완다에 거주하는 난민은 12만 7천명이며 약 61%가 콩고, 39%가 부룬디, 0.33% 기타 출신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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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2018년 이스라엘, 르완다로 난민 이송 시도
최근 르완다 정부의 난민 정책이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이스라엘과의 협약이 보도된 이후였다. 2017.11월 르완다 외교부는 아프리카연합(AU) 위원회와 리비아 내 아프리카 난민을 최대 3만 명까지 받아들이는 방안을 협상 중이라고 밝히고, 연이어 이스라엘 내 아프리카 난민 중 희망자 1만 명을 수용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이스라엘 정부가 르완다 정부에 난민 1명 당 5천 달러를 지불한다는 것이 밝혀지면서였다. 또한 일부 언론이 이스라엘 정부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아프리카 난민 4천명을 르완다와 우간다로 보내기 시작하였으며, 실제로 이에 대한 합의는 구속, 학대 등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형태로 이루어졌다고 보도하며 논란은 커졌다. 르완다 정부는 이스라엘 정부와 비밀협정을 체결하지 않았다고 강조했으나, 난민 이송이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UNHCR조차 감시 및 확인 역시 어려운 상태였다. 결국 이스라엘 국내외의 비판이 거세지자, 2018년 이스라엘 대법원은 상기 방안이 유엔난민협약과 양립할 수 없다고 판결하며 사태는 일단락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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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르완다-UNHCR-AU, 긴급이송제도(ETM) 체결, 2021년 아프리카 난민 임시 망명 지위 부여
2019.9월 르완다 정부는 UNHCR과 아프리카연합(AU)과 긴급이송제도(Emergency Transit Mechanism, ETM) 양해각서를 체결하였으며 리비아 수용소 내 구금되어 있는 난민을 르완다로 이송하는데 합의하였다. 2019.11월 EU는 ETM에 1,030만 유로를 지원하며 힘을 보탰다. 노르웨이는 2020년 르완다 난민시설에 거주하는 리비아인 600명을 받아들이기도 약속하기도 했다. 이후 2022.3월까지 총 여덟 차례의 긴급이송이 시행되어 총 약 1천 명 정도가 르완다에 체류하게 되었다. 상기 조치는 UNHCR과 AU와의 협력 아래 진행되었으나, 일각에서는 난민들을 차단하려는 EU의 필사적인 행보가 오히려 수용소에 장기 체류하게 되는 난민들의 인권과 안전에 또 다른 문제를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르완다는 202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이 재집권하며 발생한 난민 250명에 대한 임시 망명 지위를 부여하기도 했다. 이러한 르완다 정부의 親난민 정책은 국제사회의 귀감으로 평가받기도 했으나, 일부 언론 및 인권단체들은 르완다 정부가 독재정권 및 인권 탄압에 대한 비판을 난민을 수용하며 무마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더보기 >> 2021년 8월 6일 (금) 아프리카 위클리: 페가수스 사찰 스캔들과 아프리카 국가
더보기 >> 2020년 9월 1일(화) 아프리카 투데이: ‘호텔 르완다’ 실제 주인공, 테러 혐의로 체포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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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2022년, 르완다-영국 이주 경제개발 파트너십
6.14(화) 르완다행 난민 첫 이송 직전, 유럽인권재판소(European Court of Human Rights, ECHR)는 영국 정부의 르완다 이송 계획을 즉시 중단하라는 긴급임시조치를 발표했다. 이는 7명*의 이송 대상자 중 1명이었던 이라크인 KN씨의 가처분 신청에 대한 답변이었다. KN씨는 5.17(화) 영국에 도착하여 망명 신청을 하였다. 5.27(금) 의사가 그가 고문 피해자였을 수 있다고 보고했음에도, 영국 정부는 6.6(월) 난민 신청을 거절하며 KN씨가 르완다 이송 대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사실을 통보했다. 이를 알게 된 KN씨는 영국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하였으나, 영국 법원은 이송 전날인 6.13(월) 이를 기각했으며, 영국 대법원 역시 6.14(화) 상고 신청을 거부했다. 그런데 이송 몇 시간 전에 ECHR이 긴급임시조치를 승인한 것이다. ECHR은 발표문에서 3주 뒤 열릴 영국 법원의 본안 합법성 여부 판결까지 난민들의 이송을 중단하라고 지시하고, 그 원인으로 르완다로 보내지는 난민 신청자들은 난민 지위 결정 과정에 공정성을 담보받을 수 없으며, 르완다는 유럽인권조약 회원국이 아니기에 난민 신청자의 권리가 보장되지 못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송 대상이던 나머지 난민 신청자들 역시 같은 절차를 밟았다.
* 본래 50여명을 예상하였으나 7명으로 감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텔(Priti Patel) 영국내무장관과 총리실은 계속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동 장관은 국내 법원이 허가한 일에 대해 유럽 법원이 개입하였다며 불쾌감을 나타내고, 곧이어 두 번째 난민 이송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ECHR의 국제법상 근거인 유럽인권조약에서 탈퇴해야한다며 ECHR의 개입을 탐탁치 않아하는 목소리가 일기도 했으나, 난민 이송을 비판하는 의견 역시 여전히 적지 않다. 르완다-영국 간 협정의 결과와 국제사회의 난민 제도에 미칠 영향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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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구경하. “영국 난민 신청자를 르완다로” 첫 이송부터 무산. (KBS, 2022-06-15)
* 김병수. "EU, 阿 르완다에도 난민센터 건립 추진"…고육지책? 나쁜 정책?. (연합뉴스, 2019-09-09)
* 김수현. 英, 불법 이민자 등 7명… 르완다 떠넘기려다 무산. (동아일보, 2022-06-16)
* 김정은. 노르웨이, 르완다 체류 리비아 난민 600명 수용키로. (연합뉴스, 2020-01-09)
* 노정연. 르완다에 1914억 주고 난민 떠넘긴 영국. (경향신문, 2022-06-14)
* 외교부. 2021 르완다 개황. (외교부, 2021-03-31)
* 조인우. 르완다 "이스라엘과 난민 1만명 수용 협상 중". (뉴시스, 2017-11-24)
* 황철환. 英-유럽인권재판소, '난민 르완다 추방' 놓고 힘겨루기. (연합뉴스, 2022-06-16)
* Ange Iliza. 119 more asylum seekers from Libya arrive in Rwanda. (The East African, 2022-03-30)
* Alex Ngarambe. African refugees in Rwanda do not want to stay. (DW, 2019-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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