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새로운 에너지 수입 대안처 <아프리카 위클리>는 최신의 이슈와 동향에 관한 분석 중심의 국내외자료를 선별, 요약정리하여 제공하는 대국민 메일링 서비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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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새로운 에너지 수입 대안처로 떠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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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목)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 미국과 영국은 전쟁을 규탄하며 러시아산 석유 수입 금지 조치를 발표했다. 유럽연합(European Union: EU) 역시 자산 동결, EU산 사치품 수출금지, 러시아산 철강 및 석탄 전면 수입금지 등의 제재를 가했다. 미국,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3대 석유 생산국인 러시아의 에너지 자원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에너지 자원이 풍부하고 지정학적으로도 근접한 아프리카가 대안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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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의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
워싱턴포스트紙는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고 있는 현재, 동 전쟁으로 유럽의 높은 천연가스의존도가 극명히 나타나고 있다고 논평했다. 천연가스는 태양광, 풍력 에너지가 비축되지 않았을 때 여전히 예비용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EU는 전체 가스 공급량의 90%를 수입에 의존한다. EU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에 의하면 EU는 현재 천연가스를 노르웨이(23.6%), 알제리(12.6%), 미국(6.6%) 등에서 수입하고 있는데, 러시아발 수입 비율은 45.3%로 압도적이다. 현재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대러 제재를 가한 EU가 러시아산 에너지 자원 수입을 지속할 경우, EU의 정치적 정당성이 약화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게다가 지난 4.27(수), 러시아 최대 국영에너지기업 가스프롬(Gazprom)은 가스 대금을 자국 루블(Rouble)화로 지불할 것을 요구하며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공급을 일체 중단하기도 했다. EU는 동 요구를 러시아의 ‘협박’으로 일축하며 신속히 대응책을 찾고 있다.
천연가스뿐만 아니라 러시아산 석유의 수입 의존도 역시 높은 편이다. EU는 전체 석유 수입량의 29%를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다. 미국에너지관리청(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자료에 의하면 2020년 기준 EU 회원국의 일일 러시아산 원유수입량은 네덜란드 약 55만 배럴, 독일 약 52만 배럴, 폴란드 약 33만 배럴, 이탈리아 약 10만 배럴 등이었다. 특히 슬로바키아와 헝가리의 경우 러시아산 원유 의존도가 각각 96%, 58%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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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의 자원 매장 및 대유럽 수출입 현황
다수의 전문가들은 아프리카가 러시아 에너지의 대안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아프리카에너지회의소(African Energy Chamber) 선임부회장 아유케바(Verner Ayukegba)는 러-우 전쟁의 영향으로 상승한 유가, 수출 및 투자 증가 등으로 아프리카 에너지자원 생산국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 독일-아프리카경영협회(German-African Business Association)의 한 관계자는 아프리카가 시장 수요를 능가하는 충분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러시아를 대체하기에 매우 적합하다고 논평했다.
아프리카 원유매장량은 2020년 기준 ▲나이지리아 370억 배럴 ▲알제리 122억 배럴 ▲앙골라 82억 배럴 ▲이집트 33억 배럴이다. 일일 원유생산량은 지난 2020년 ▲나이지리아 약 187만 배럴 ▲알제리 약 140만 배럴 ▲앙골라 약 131만 배럴 ▲이집트 약 60만 배럴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 2019년 기준 아프리카는 EU에 총 1,080억㎥의 액화천연가스(Liquified Natural Gas; LNG)를 수출했다. 지난해 나이지리아, 니제르, 알제리는 보다 효율적으로 유럽에 천연가스를 수출하기 위해 4천km에 달하는 사하라횡단가스관(Trans-Saharan Gas Pipeline) 설립에 합의하기도 했다.
이러한 잠재력을 의식하여 아프리카 국가들과 협력하려는 유럽 국가들이 속속히 늘고 있다. 이탈리아는 오는 2024년까지 러시아산 에너지 독립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에 지난달 이탈리아 드라기(Mario Draghi) 총리는 세계 10위권 천연가스 수출국인 알제리와 천연가스 수입을 약 40%로 대폭 늘리기로 계약한 바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앙골라, 콩고공화국, 모잠비크와도 가스 공급 물량 확대에 대해 논의 중이다. EU 또한 금년 말까지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가스 물량을 2/3 이상 감소시키기로 결정하고, 나이지리아, 세네갈, 앙골라와 협의하여 LNG 공급양 증가를, 가봉, 남수단 등과는 신규 LNG 수입 계약을 맺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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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의 국가간/지역 내 분쟁, 취약한 인프라가 투자 위험요인
반면 아프리카의 공급 역량에 대한 회의론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역사적으로 얽힌 민감한 외교관계, 잦은 국가간/지역 내 갈등 및 분쟁, 취약한 인프라와 이로 인한 개발 비용 등은 유럽 국가 및 기업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지난해 스페인의 경우, 알제리와 모로코가 외교관계를 단절*하며 가스 공급 여부가 불투명해지기도 했다. 알제리는 모로코와 1994년부터 국경을 폐쇄할 정도로 양국 간 관계가 악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로코를 경유하는 가즈마그레브(GME) 가스관을 통해 유럽 남부에 천연가스를 수출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을 끝으로 동 가스관 계약 갱신이 불발되자, 스페인 리베라(Teresa Ribera) 친환경전환·인구변화대응 장관이 알제리를 두 번이나 방문하며 겨울철을 앞두고 가스 공급에 차질이 없는지 전전긍긍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알제리는 결국 모로코를 우회하여 지중해 해저 메드가즈(Medgaz) 가스관을 통해 스페인에 가스를 공급할 수밖에 없었다.
* 양국은 서사하라 지역 영유권, 국경 분쟁을 시작으로 2021.8월 알제리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의 배후로 알제리가 모로코를 지목하며 갈등이 극대화하였다. 알제리는 모로코의 ‘적대행위’를 이유로 단교를 선언하고, 모로코 군용기와 민간 항공기의 자국 영공 통과를 불허했다.
아프리카의 낙후된 에너지 인프라도 큰 문제로 지목된다. DW紙는 석유수출기구(Organization of the Petroleum Exporting Countries; OPEC) 회원국이자 아프리카 최대 에너지 생산국인 나이지리아와 앙골라가 현재 일일 생산 한도에 근접조차 하지 않는 저조한 생산력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르웨이 에너지 분석 및 컨설팅 회사인 라이스타드 에너지(Rystad Energy)社의 통계에 의하면 아프리카는 금년 천연가스 730억 배럴을 생산할 예정으로, 이는 작년 러시아가 EU에 수출한 양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BBC가 인터뷰한 에너지 경제학자 나클레(Carole Nakhle)는 아프리카 주요 에너지 생산국인 알제리, 이집트, 나이지리아의 생산량을 모두 합산해도 단기간 만에 러시아의 대규모 공급량을 메꾸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한 현재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주요 가스관은 6개*밖에 되지 않아, 유럽에 공급할 분량을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5.16(월) EU 외교장관들이 제6차 러시아 제재안**에 대해 만장일치로 찬성의견을 도출하지 못한 채 실패한 것은, 러시아산 석유 대체 설비 구축에 막대한 예산이 소요될 것이라는 이유로 헝가리가 강하게 반대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프리카의 에너지 잠재력을 온전히 활용할 인프라 구축이 무엇보다 시급한 사안이다.
* GALSI(Gasdotto Algeria Sardegna Italia), 가즈마그레브(Gaz Maghreb Europe), 메드가즈(Medgaz), 지중해횡단가스관(Trans-Mediterranean Pipeline), 사하라횡단가스관(Trans-Saharan Piepeline), 그린스트림(Greenstream)
** 금년 말까지 단계적으로 러시아산 석유 수입의 전면 금지 조치를 완료하자는 내용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 석유 의존도가 매우 높은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는 수입 금지 시한 연장을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DW紙가 인터뷰한 나이지리아 석유업계 종사자는 인프라 개발을 위한 해외투자 촉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관련기관의 비리, 원유 불법 시추 등 투자 심리의 반감을 일으키는 위험요인은 최대한 제거하고, 에너지사업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 혜택을 증가시켜야한다고 주장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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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 경제적 이윤과 러시아와의 외교관계라는 저울 앞에 서다
유럽은 지금까지 높은 개발 비용, 정정 불안, 독재정권 등의 문제로 아프리카산 에너지 수입을 자제하는 행보를 이어왔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11월에 개최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유럽개발은행, 미국, 덴마크, 이탈리아, 핀란드 등 20개국과 개발금융기관은 금년 말까지 화석연료 개발사업에 대한 자금 지원 및 투자를 중단하겠다고 서약한 바 있다. 하지만 러-우 전쟁 발발 이후, 에너지 공급처를 물색하기 위해 아프리카 국가들에 몰려드는 유럽의 태도에 대해 카네(Mamadou Kane) 세네갈 석유가스전략관리위원회(Strategic Orientation Committee for the Oil and Gas) 부회장은 “가식적이다”고 평했다.
또한 동 전쟁에 대한 아프리카 국가들의 미온적 반응은 EU 에너지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세심히 관찰해야 할 요인이다. 아프리카는 러시아와 냉전 시절부터 군사-경제적 지원을 받으며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왔다 지난 3.2(화) 개최된 유엔긴급특별총회에서 무려 아프리카 17개국이 러시아 규탄 결의안건에서 기권하며 이례적으로 대륙 차원에서 한목소리를 내는 데 실패한 것이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5.10(화), 라브로프(Sergey Lavrov) 러시아 외무장관이 알제리를 방문하여 현 사태에 대한 알제리의 입장이 균형적이고 객관적이라며 평가하기도 했다. 외신들은 상기 러시아의 대외 행보가 아프리카 주요 에너지 생산국의 추가 증산을 차단하기 위한 압력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더 자세히 알아보기: 2021년 11월 26일(금) 러시아-아프리카 관계 동향
DW紙는 에너지난이 더욱 악화될 경우 EU 회원국들이 정제유를 대거 비축할 것으로 전망했다. 동 언론은 이 경우 유럽산 정제유에 의존하는 아프리카 크게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설명하며, 결국 사태 완화를 위해서는 아프리카-EU 간 대화가 필요하다고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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