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관리를 위해서는 지리정보를 바탕으로 감염자와 접촉자를 추적하고 감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염병 학자들은 아프리카국가의 질병 발병률(incidence)과 유병률(prevalence)이 적절한 모니터링(monitoring)과 추적(surveillance), 관리(management) 시스템의 부재로 인하여 저평가되어왔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아프리카 내 보건의료 체계와 인프라의 여력은 제한적이며, 감염병 관리를 위한 의료진과 의료용품도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아프리카의 많은 스타트업들은 현지에 적합한 디지털 인프라 구축 및 모바일 앱 개발을 통한 코로나19 관리에 뛰어들고 있다.
예를 들어, 케냐의 스타트업 FabLab은 감염자와 함께 대중교통을 이용한 사람을 추적할 수 있는 모바일앱 Msafari를 개발했다. 모로코 정부는 Wiqaytna라는 코로나19 추적 모바일앱을 개발하여 접촉자 추적에 활용하고 있다. 이 앱은 코로나19 확진자의 2주간의 동선을 밀첩접촉자들에게 문자로 알리는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2020년 6월 기준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다운받았다. 비슷한 사례로 에티오피아의 모바일앱 Debo는 사용자의 반경 2m 이내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경우, 사용자의 연락처 정보를 추적하여 잠재적 확진자를 관리하는데 활용되고 있다. 에티오피아 보건부의 수석 의료정보연구원인 아베레(Biruhtesfa Abere)는 디지털 기술이 당국의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프리카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낮은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것이 바로 의료정보의 투명성 결여로 인한 허위정보다. 블록체인(blockchain)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된다. 블록체인의 분산원장기술(Distributed Ledger Technology, DLT)은 다분야의 흩어진 데이터를 통합함으로써 신뢰도와 적시성이 높은 정보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분산원장기술은 백신증명서의 진위여부를 판독하여 위조증명서를 식별해낼 수 있다. 이 기술은 이미 나이지리아 입국 시 의무적으로 제출했던 황열병(yellow fever)예방접종 모바일 증명서(e-registry)에 도입된 바 있다. 케냐 디지털 컨설팅 회사인 Nendo Limited는 유엔개발계획(UNDP)와 협력하여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및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코로나19 관련 팩트체크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SpreadInfoNotPanic).
2. 모바일앱을 활용한 자가진단 및 원격진료 서비스 제공
나이지리아 스타트업 Wellvis는 나이지리아 질병통제센터(NCDC)의 코로나19 진단기준에 따라 설계한 Wellvis COVID-19 앱을 출시하였다. 이 앱은 사용자가 작성한 임상 및 역학 질문서를 바탕으로 사용자를 저/중/고위험군으로 분류한 후, NCDC 가이드라인에 따라 사후조치 자료를 제공한다. 또한 사용자의 지리적 위치에 따른 위험도 정보를 알 수 잇을 뿐만 아니라, 질병관리 콜센터에 연락하거나 의료진과 원격진료(유료)하는 기능도 탑재하고 있다. 현재 Wellvis 앱은 아프리카 16개국에서 활용되고 있다.
3.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한 환자 데이터 생성 및 치료
에티오피아 정부는 의료종사자를 위한 COVID-19 Ethiopia 앱을 개발하였다. 의료종사자들은 이 앱을 사용하여 에티오피아에 입국하는 사람들의 신원과 의료기록을 전자 시스템에 등록하고, 코로나19 접촉자의 정보를 확인할 뿐만 아니라 잠재적 감염자를 조회하여 적절한 시기에 검사를 가능하게 한다.
튀니지와 르완다는 유엔개발계획(UNDP)의 지원을 받아 코로나19 환자 치료센터에 첨단 로봇을 도입하였다. 이 로봇은 코로나19 환자의 체온 등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의료기록을 보관하는데 활용되고 있으며, 의료종사자와 환자의 접촉을 최소화하여 감염 위험을 줄이는데 기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외에도 많은 아프리카 국가의 병원들은 이미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환자정보를 디지털화하는 전자의료기록(EMR) 시스템을 도입해왔다. 그 중 가나, 케냐, 에티오피아는 코로나19환자의 징후와 증상을 기존 EMR 플랫폼 내 환자정보에 통합하여 코로나19 환자들의 호흡기 증상을 효율적으로 기록하고 관리하고 있다.
4. 의료용 드론- 의료취약지 감염병 관리 및 응급의약품 유통의 혁신적 대안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아프리카 일부 지역의 보건의료 인프라 부족과 코로나19 진단키트, 의료인력 개인 보호 장비(PPE) 등 의료자원 부족 문제가 제기되었다. 특히 도심 외의 지역은 검사장비 부족 등의 이유로 접근성이 낮아 코로나19에 적절히 대응하기 더욱 어려웠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듯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기관과 기업들은 의료취약지에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혁신적인 방법을 고안하고 있다.
코트디부아르 정부는 자국의 3개 스타트업(Cote d’Ivoire Drone, We Fly AgrI, investiv)이 공동 개발한 드론 기술을 코로나19 대응에 활용하고 있다. 드론에 열화상 카메라를 장착하여 고열 환자를 선별하고, 드론을 통해 공공장소를 소독하고, 드론에 장착한 스피커로 예방에 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파하고 있다.
또 다른 사례로, 가나와 르완다 정부는 미국의 드론 스타트업인 집라인(Zipline)과 협력하여 드론으로 코로나19 검사키트 및 필수 의약품을 지역 보건소와 병원에 배송하고 있다. 드론을 통한 의약품 운송은 기존의 차량 운송보다 시간을 단축시키며 불필요한 병원 방문으로 인한 감염 노출을 예방한다. 또한 코로나19 감염 의심자의 검체를 대도시의 진단연구소로 빠르게 전하여 검사함으로써 빠르고 효율적으로 코로나19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데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