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재선과 대아프리카 관계, 짐바브웨 신권 발행과 경제 현황 <아프리카 위클리>는 최신의 이슈와 동향에 관한 분석 중심의 국내외자료를 선별, 요약정리하여 제공하는 대국민 메일링 서비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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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재선과 대아프리카 관계
2. 짐바브웨 달러로 보는 짐바브웨 경제 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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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재선과 대아프리카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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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일) 재선에 성공한 마크롱(Emmanuel Macron) 프랑스 대통령이 5.7(토) 엘리제궁에서 취임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극우와 중도의 대결이 주요 이슈였던 금번 프랑스 대선에서 이민은 프랑스 정치가 풀어야할 과제 중 하나로 꼽혔다. 극우 성향의 대선 후보였던 제무르(Eric Zemmour)는 “이민 제로” 정책을 추진할 것이며, “재이민(remigration)” 부처를 신설하여 연 당 이민자 10만 명을 알제리, 튀니지, 모로코 등지로 돌려보내겠다고 주장했다. 역시 극우 성향인 국민전선(Front National)의 르펜(Marine Le Pen)은 제무르 후보 정도의 극단적인 공약을 내세우지는 않았으나, 이민자 수를 대폭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역사적으로 좌파 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아프리카계 프랑스인*들은 Jeune Afrique紙가 3.22(화) 실시한 아프리카계 프랑스인 대상 여론조사에서 급진좌파 멜랑숑(Jean-Luc Antoine Pierre Melenchon, 36%) 후보에 이어 마크롱(27%)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르펜을 지지한 비율은 9%에 지나지 않았다.
* 프랑스 내 이민자는 약 680만 명으로 프랑스 인구의 약 1/10을 차지하고 있다. 이 중 250만 명이 프랑스 여권을 소지하고 있으며, 대선 투표가 가능하다. 프랑스 내 아프리카계 이민자 인구는 약 320만 명으로 추산되며, 대부분이 알제리, 모로코, 튀니지 등 북아프리카 출신이다.
아프리카 내에서도 프랑스 대선 후보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다. RFI紙의 인터뷰 기사에 따르면, 마크롱의 재선을 바라는 아프리카인들은 마크롱이 그나마 아프리카에 솔직한 후보라고 생각한 반면, 르펜을 지지하는 아프리카인들은 오히려 아프리카-프랑스 간 관계가 단절되어 아프리카가 더욱 독립된 행보를 걷기를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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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크롱 대통령의 대아프리카 정책 기조
2017.11월 마크롱 대통령은 부르키나파소 수도인 와가두구(Ouagadougou)에서 “나는 식민지 시대 아프리카를 모르는 세대입니다”라고 말하며 아프리카 국가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러한 마크롱의 태도는 독립 이후의 아프리카 국가에도 지속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던 프랑스의 프랑사프리크(Francafrique)* 정책과는 다른 방향으로 프랑스-아프리카 관계가 진전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 프랑사프리크(Francafrique): 프랑스가 과거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국가들과 정치, 경제, 군사 등의 영역에서 유지하고 있는 후견관계 및 불투명한 인맥 네트워크를 지칭하며, 新식민주의적 성격이 있다고 비판받기도 함.
실제로 마크롱 대통령은 2021년 르완다를 방문하여 공식적인 사과는 하지 않았으나 1994년 르완다 대학살에 프랑스도 책임이 있다고 인정하였다. 알제리 식민지배에 대해서는 ‘추모와 진실 위원회’(memories and truth commission)의 설립을 제안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특별인출권(Special Drawing Rights, SDR) 재배분에 앞장섰으며, 아프리카 대상 투자 장려 및 아프리카계 디아스포라들의 아프리카 사업 진출 권장 정책 역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프랑스의 對아프리카 해외직접투자(FDI) 역시 석유 및 원자재에 집중되어 있다는 한계가 있기는 하나, 지난 5년 동안 급성장했다.
더보기>> 2021년 9월 3일 (금) 아프리카 위클리: IMF 특별인출권(SDR)과 아프리카
그러나 일각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의 유화적인 행보가 상징적인 의미에서 그치며 실질적인 핵심 정책은 변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Oxford Analytica의 파월(Nathaniel Powell)은 알자지라紙와의 인터뷰에서 식민 시대 약탈한 아프리카 유물 반환, 상카라(Thomas Sankara)* 암살 관련 기밀문서 공개, 세파프랑(CFA Franc) 개혁 등의 조치는 아프리카 내 反프랑스 감정을 극복하고 아프리카 내 특권을 유지하고자 하는 동 대통령의 소프트파워**에 대한 열망이 드러난 것에 불과하며, 실질적으로는 프랑스의 군사안보적 이익, 정책과 충돌하여 유의미한 정책적 결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상카라는 부르키나파소의 5대 대통령(1983~1987년)이며, 반제국주의자이자 사회주의 개혁가로 ‘아프리카의 체 게바라’라고도 불림. 1987년 당시 법무장관이자 동지였던 콩파오레(Blaise Compaore)의 쿠데타로 암살됨.
** 문화, 외교 등의 설득과 매력으로 상대방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능력을 말하며, 군사, 경제력 등의 강제력을 사용하는 하드 파워(hard power)와 반대되는 개념
다른 전문가들 역시 2019년 동 대통령의 코트디부아르 방문 당시 발표한 세파프랑 개혁은 큰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외환보유고의 50%를 프랑스 재무부에 예치해야 한다는 조항이 삭제된 것은 중요한 발전이었으나, 기존 통화를 세파프랑에서 에코(Eco)로 이름을 바꾸는 것이나 서아프리카경제통화연합(UEMOA) 위원회와 같은 주요 운영기구에서 프랑스 대표가 빠지는 조항은 그리 의미있는 개혁이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세파프랑의 결정적인 이슈, 유로화와의 고정환율 문제는 해결되지 않아 서아프리카 경제에 대한 프랑스 및 유럽의 영향력에는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는 평도 존재한다.
더보기>> 2021년 8월 20일 (금) 아프리카 위클리: 포스트 코로나 시대, 단일통화(세파프랑권) 동향 및 전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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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크롱, 프-아프리카 관계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인가
임기 말 마크롱 정권과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관계는 급속도로 악화되었다. 2021.1월 마크롱 대통령은 과거 알제리 침략이나, 알제리 독립전쟁(1954~1962년) 사이 벌인 알제리 독립투사에 대한 탄압에 대해서는 회개도 사과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동년 9월에는 프랑스 편에서 싸운 알제리인들의 후손을 엘리제궁에 초청하여 알제리인 대상 징집을 사과하면서도, “알제리가 공식화한 역사는 사실이 아닌 프랑스에 대한 증오에 기반한다”, “프랑스 식민지 이전에 알제리가 국가로서 존재했나”라고 말하며 공분을 사기도 했다. 다음 달인 10월에는 알제리인 학살 60주기를 맞아 당시 학살이 범죄였다는 것은 인정하였으나, 국가 차원의 사과나 배상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또한 2021.9월부터는 북아프리카인들의 비자 발급을 반*으로 줄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식민지배를 사과하면서도 실질적인 보상 및 배상을 거부하는 마크롱의 양면적인 태도가 국내 극우파의 표를 얻기 위한 전략이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 알제리, 모로코의 경우 50%, 튀니지의 경우 30% 감소
사헬 지역 내 프랑스군 철수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프랑스는 2014년부터 테러조직 소탕을 위한 바르칸(Barkhane) 작전을 전개했으나, 분쟁은 오히려 악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오히려 이러한 실망스러운 모습은 서아프리카 전역, 특히 말리 내에서의 반프랑스적 정서를 강화시켰다. 프랑스 내에서의 여론도 좋지 않았다. 여론조사 결과 프랑스인의 51%가 바르칸 작전에 비호의적이었으며, 이는 당시 재선을 준비하던 마크롱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또한 말리 정부가 러시아 민간군사기업(PMC)인 바그너(Wagner)와 협력 관계에 들어선 것 역시 주요 갈등 요인이었다. 결국 2021.6월 마크롱 대통령은 사헬 지역 프랑스 주둔군*의 전면적인 개편을 발표하며, “사헬 지역에서 이전과 같이 헌신적인 관여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 사헬 지역에는 약 5천 명의 프랑스 군이 주둔하였으며, 이들의 작전 반경은 부르키나파소, 차드, 말리, 모리타니아, 니제르 등을 아우르고 있었음.
더보기>> 2021년 7월 5일 (월) 아프리카 위클리: 사헬지역 안보현황 - 주요 국가 행위자들을 중심으로
이후 말리 군정과 프랑스의 관계는 계속 악화되어, 2022.2월 말리 정부는 철수에 4~6개월이 걸릴 거라고 발표한 프랑스주둔군에게 즉각 철수를 요구했다. 4월에는 프랑스 바르칸 작전군이 통북투(Tombouctou) 지역 내 고시(Gossi) 군사기지를 말리군에서 인계하자, 말리군과 바그너는 군사기지 근처에 말리인 피해자를 묻은 대규모 무덤을 발견하였다고 주장했다. 프랑스군은 조작된 것이라며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말리 정부는 프랑스군이 인가받지 않은 감시용 드론을 사용하였다며 비판했고, 이어 말리 통신고등행정청은 프랑스 RFI와 France24의 자국 내 보도권을 영구 박탈하기도 했다.
상기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중국, 러시아, 터키, 미국 등 여러 국가들이 아프리카 내 정치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 지금, 아프리카 내 프랑스의 영향력 및 호감도는 점점 하락하고 있다. 2021년 프랑스의 이마르(IMMAR Research & Consultancy) 연구소가 아프리카 12개국 내 영향력 있는 인물 2,4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의 ‘주요 외국 국가들의 이미지 및 가장 유익한 협력국가 조사’에서 프랑스는 2019년 5위(호감도 21%)에서 2021년 7위(17%)로 점차 순위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재선에 성공한 마크롱 신정부는 아프리카 내 영향력을 끌어올리고 이미지를 회복할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프랑스의 개입에 대한 아프리카인들이 가진 혐오감을 이해하지 못하면 문화외교나 청년과의 대화도 궁극적인 아프리카-프랑스 관계의 개선책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더 보기>> 2021년 10월 22일 (금) 아프리카 위클리: 2021 프랑스-아프리카 정상회의(Africa-France Summit) 성과
2022.11.18.(금)~19.(토) 제18회 불어권국제기구(OIF) 정상회담이 튀니지 제르바(Djerba) 섬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마크롱 대통령이 아프리카대륙에 또 다른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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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Angela Charlton. France to reduce visas for North Africans in migration spat (AP, 2021-09-29)
* BBC. 프랑스 대선 결과는 언제 알 수 있나? (BBC, 2022-03-30)
* BBC. 서아프리카가 프랑스에 분노하는 이유 (BBC, 2021-12-06)
* Bola A. Akinterinwa. Re-electing Macron: The Challenge of French Diffidence Versus African Confidence (This day, 2022-04-17)
* Carlos Lopes. Macron and Africa: the good, the less good and the dangerous (The Africa Report, 2021-03-18)
* Charlotte Oberti. French Presidential Election 2022: Extreme-right candidate Zemmour's radical 'remigration' plan (Info Migrants, 2022-03-24)
* Frank Gerits. France wants to fix its relations with Africa. But it’s going about it the wrong way (The Conversation, 2021-11-17)
* Jeune Afrique. How France’s Macron shaped African policy (The Africa Report, 2022-04-06)
* Joshua Crace. Colonial Nostalgia Continues to Define France’s Relationship to Africa (Jacobin, 2022-04-09)
* Keith Walker. Macron or Le Pen: A tough choice for Africans in France (DW, 2022-04-22)
* Mucahid Durmaz. Cornered by African youth, Macron intends to repair FrancAfrique (Al-Jazeera, 2021-10-12)
* Olivier Marbot. In Africa, France’s image takes a hit, but Turkey, Qatar and the UAE’s are on the up (The Africa Report, 2021-04-08)
* Olivier Marbot. Presidentielle francaise : les resultats du sondage Ifop-JA sur le vote des electeurs d’origine africaine (Jeune Afrique, 2022-03-28)
* Peter Mwai. What are France's accusations over a mass grave found in Mali? (BBC, 2022-05-01)
* Zeenat Hansrod. Africans not surprised by Macron, Le Pen run-off (RFI, 2022-04-12)
* 권경성. 아프리카에 자꾸 '과거사 사과'하는 佛 마크롱 속내는 (한국일보, 2021-06-01)
* 김길수. [글로벌-Biz 24] 서아프리카 UEMOA, 통화 개혁…식민 통치 유물 '세파프랑'과 결별 (글로벌비즈, 2019-12-23)
* 김동석. 프랑스와 구(舊)식민지 아프리카 국가들의 관계 연구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2019-05-15)
* 김성진. 아프리카 말리, 프랑스 매체 국내 보도권 영구 박탈 (연합뉴스, 2022-04-28)
* 김성진. 말리, 프랑스군에 "우리 영토서 지체없이 떠나라" (연합뉴스, 2022-02-19)
* 김윤나영. 마크롱 '식민지배 미화' 논란에 발끈한 알제리 “프랑스군 우리 영공 날지 마” (경향신문, 2021-10-04)
* 김태수. ‘프랑사프리크’의 종말? 프랑스-아프리카 관계의 변화와 전망 (비교민주주의연구, 2016)
* 조동희 외. 서아프리카 세파프랑존 개혁 내용 및 지역통합 전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2020-02-26)
* 한아프리카재단. 2021 프랑스-아프리카 정상회의(Africa-France Summit) 성과 (한아프리카재단, 2021-10-22)
* 한아프리카재단. 2021년 6월 11일 (금) 아프리카 투데이 (한아프리카재단, 2021-06-11)
* 한아프리카재단. 2021년 1월 21일 (목) 아프리카 투데이 (한아프리카재단, 2021-01-21)
* 한아프리카재단. 2021년 1월 21일 (목) 아프리카 투데이 (한아프리카재단, 2021-01-21)
* 한아프리카재단. 2021년 4월 13일 (화) 아프리카 투데이 (한아프리카재단, 2021-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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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짐바브웨 재정당국이 100 짐바브웨 달러 신권을 발행하면서 짐바브웨 경제 침체가 다시 화두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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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당시 유통되었던 100조 짐바브웨 달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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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짐바브웨에 닥친 산 너머 산: 하이퍼인플레이션, 세 차례에 걸친 디노미네이션, 통화 주권 포기
짐바브웨는 독립 이후 무가베(Robert Mugabe) 前 대통령*의 철권통치를 지내며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긴 경제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짐바브웨 정부가 1990년 후반에 실시한 토지 정책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데, 백인이 소유한 토지를 무상으로 몰수하여 흑인 농가와 퇴역군인들에게 무분별하게 재분배한 것이 화근***이었다. 동 정책이 도입되며 핵심 산업인 농업이 쇠퇴했고, 짐바브웨는 식량 수출국에서 수입국으로 전락했다.
* 한때 짐바브웨 독립을 이끈 영웅으로 칭송받았으나, 1980년에 37년간 집권하다 2017년 군부 쿠데타로 실각
** 당시 짐바브웨의 물가상승률은 매년 꾸준히 증가해 2006년에 1,281%, 2008.11월엔 무려 769억%를 기록함.
*** 무가베 정권은 독립 직후, 영국 지원 자금에 힘입어 백인 농장주들의 토지 유상 환수를 이행했으나, 1992년 토지취득법을 제정해 유상 환수 중단을 결정한데 이어 2005년엔 헌법개정을 통해 토지개혁 관련 법적 소송 금지 등 강경 정책을 추진함. 이 과정에서 무장한 퇴역 군인들의 백인 농장 습격으로 인해 유혈 사태가 발생하기도 하였으며, 이 시기를 기점으로 짐바브웨와 서구권 국가들 간 정치적 대립이 지속됨.
이러한 와중에, 짐바브웨 정부는 1990년 제2차 콩고 내전이 발발하자 콩고민주공화국에 병력을 대거 파견해 막대한 전쟁 예산을 지출했다. 짐바브웨 정부는 부족한 예산을 충당하기 위해 기존에 통용되던 로디지아 달러(Rhodesia Dollar)를 대체한 짐바브웨 달러(Zimbabwe Dollar, ZWD)를 도입하여 화폐 발행량을 늘리기 시작했다.
화폐가 시장에 과잉 공급되면서 짐바브웨 달러의 가치는 급락했고, 화폐 액면가를 조정하는 디노미네이션 정책이 불가피한 수준에 이르렀다. 짐바브웨 정부는 ▲2006년 6월, 구권(ZWD)과 신권(ZWN)을 1,000 대 1의 교환비율로 한 1차 짐바브웨 달러 디노미네이션, ▲2008년 2차 짐바브웨 달러를 도입해 1,000억 짐바브웨 달러(ZWN) 당 1 짐바브웨 달러(ZWR)로 설정, ▲2009년 3차 짐바브웨 달러(ZWL)를 도입해 1조 ZWR 당 1 ZWL로 디노미네이션을 단행했다.
>>더보기: 이야기로 만나는 아프리카- 돌로 만든 집, 짐바브웨
그러나 하이퍼인플레이션은 3차례의 디노미네이션 정책으로도 완화되지 않았고, 짐바브웨 정부는 2009년부터 미국 달러, 남아공 랜드(Rand), 2014년부터는 보츠와나 풀라(pula), 영국 파운드(pound) 등 총 8개 화폐*를 법정 화폐로 채택하며 짐바브웨 달러를 공식적으로 포기했다. 그럼에도 달러 부족 현상이 지속되자, 2016년 짐바브웨 정부는 ▲2억 달러 상당의 채권화폐인 본드노트(bond note)** 발행, ▲현찰 사용 억제, ▲은행 인출 금액 한도 설정, ▲생필품 수입제한 등의 조치를 도입했다.
* 남아공 랜드, 미국 달러, 보츠와나 풀라, 영국 파운드, 인도 루피, 일본 엔, 중국 위안, 호주 달러
** 대외 거래가 불가능한 특징 및 10년 넘게 지속된 하이퍼인플레이션의 여파로 본드노트의 가치 역시 급락하여 실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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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 짐바브웨 달러 신권 발매: 경제 재붕괴는 시간문제?
실패로 돌아간 짐바브웨 달러(ZWL/Real Time Gross Settlement Dollar)는 2019년 재등장하게 된다. 이는 지난 2017년 무가베 정권이 축출된 이후에도 지속된 외화 부족, 높은 실업률, 생필품 부족 등 여러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또한 거래율이 재각각인 외화 및 모바일머니 사용을 중단하고, 화폐 통합을 통한 통화 주권 회복을 위한 조치로도 분석된다. 재도입 당시 짐바브웨 정부는 2, 5 짐바브웨 달러권을 재발행하였으며, 본드노트도 동시에 통용시켰다. 또한 달러의 유동성에 탄력을 가하기 위해 해외 화폐 통용을 금지했다. 이러한 조치에도 인플레이션은 수그러들지 않아, 짐바브웨 정부는 지난 2020-2021년 현금 유동성 위기를 완화하기 위해 10, 20, 50 짐바브웨 달러를 추가로 발행했다. 그러나 이 역시 인플레이션을 따라잡지 못했다.
결국 지난 4.6(수), 짐바브웨중앙은행은 100 짐바브웨 달러 신권 발행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신권 발행보다는 짐바브웨 달러에 대한 신뢰 회복이 우선이며, 현지 언론들 또한 재정당국의 신권 발행을 무의미한 행위라고 규정지었다. Al Jazeera紙는 신권이 발행되는 족족 암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짐바브웨 달러의 가치가 나날이 추락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지난 2014년 짐바브웨 달러 폐지 때처럼 미국 달러를 다시 채택하는 이른바 ‘달러화(dollarization)’의 역사를 되풀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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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침체, 국제 제재가 원인?
과거 2001년, 유럽연합(EU)과 미국을 시작으로 다수의 서구권 국가*들은 짐바브웨에 대한 제재 조치**를 잇따라 부과했다.
*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EU
** 짐바브웨의 과도한 토지개혁 정책에서 비롯된 민주주의 및 법치주의 붕괴, 야당 및 언론인사 탄압과 인권침해 등을 이유로 짐바브웨 정부 고위인사 및 주요인사들을 대상으로 입국제한 및 자산동결, 무기금수 조치 등을 단행함. 2010년대에 들어 제재 강도는 다소 완화되었지만 여전히 유효함.
음낭가과(Emmerson Mnangagwa) 대통령은 현재까지 지속된 제재가 짐바브웨 경제 회복을 더디게 하고 있으며, 가장 취약한 이들을 벌주는 것과 다름없다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지난 3.7(월), 은쿠브(Mthuli Ncube) 재정부 장관 또한 짐바브웨가 2003년 이후 서방 강대국들의 제재로 인해 짐바브웨 경제 규모의 두 배가량인 약 420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며 제재를 비판하기도 했다.
제재가 실제로 짐바브웨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짐바브웨 내에서는 물론이거니와 국제사회의 의견 또한 분분하다. 일각에선 이와 같은 정부의 주장은 경제 회복 실패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함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동 사안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은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로바로미터(Afrobarometer)는 지난 2021.10월 경제 붕괴 원인 관련 짐바브웨 내 여론에 관한 보고서(Zimbabweans blame government, not sanctions, for country’s economic meltdown)*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시민들은 개인 및 국가 재정 상황이 부정적인 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앞으로 경제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 예상하는 시민들은 제재보다는 정부의 관리 부실에 그 책임이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의 응답자 중 과반수가(65%) 자국 경제 불안정의 주된 원인으로 정부의 재정 관리 부실을 꼽은 반면 3명 중 1명꼴인 29%만이 외국 제재를 경제 불황의 원인으로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 지난 2021.4월, 성인 1,200명을 상대로 인터뷰 진행하여 결과 도출
한편, 남아프리카경제공동체(Southern African Development Community, SADC)는 2019년부터 회원국인 짐바브웨 정부를 지지하고 있다. SADC는 짐바브웨에 가해진 숱한 제재는 이미 침체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며 제재 해제를 촉구했고, 지난 2021년 성명을 발표하여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확인한 바 있다.
국제제재가 짐바브웨 경제에 끼치는 부정적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파견되었던 두한(Alena Douhan) 유엔특별보고관 또한 일방적인 제재 해제 및 법치주위, 인권수호, 정치개혁에 관한 건설적인 논의를 진행할 것을 권고했다. 두한 특별보고관은 20년간 지속된 제재로 인해 짐바브웨 공공기관의 기능이 매우 축소된 상황이라고 보고했다. 또한 해외금융기관들 및 투자기업들은 제재 위반을 두려워하며 절대적 안정성 정책(zero-risk policy)을 펼치고 있어, 이 또한 저조한 짐바브웨 경제 회복의 장애물임을 암시했다.
하지만 이러한 짐바브웨 옹호 주장에 맞서 지난 2021.10월 미국, 영국, EU는 일제히 “짐바브웨 경제 침체는 제재로 인한 것이 아닌, 짐바브웨 정부의 재정 관리 부실에서 비롯되었다”라는 반박하여, 짐바브웨와 서구권 국가들의 입장 차가 좁혀지는 데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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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29일 (금) 아프리카 위클리 중 '아프리카대륙 내 분쟁 동향'의 오류를 정정합니다.
* 보츠와나 자치방위봉사단 → 부르키나파소 자치방위봉사단
* 케냐 통합공화당(UDA) → 통합민주연맹(UD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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