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 아프리카 현대미술 축제 <아프리카 위클리>는 최신의 이슈와 동향에 관한 분석 중심의 국내외자료를 선별, 요약정리하여 제공하는 대국민 메일링 서비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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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정체성과 직면하다 : 1-54 아프리카 현대미술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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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전통예술은 주 소재인 토속신앙과 자연을 통해 자연과 인간에 대한 깊은 철학과 고찰을 표현해 감동을 준다. 일례로 미국 작가 스타인(Gertrude Stein)의 『앨리스 B. 토클라스 자서전』에서는 1906년 프랑스 화가 마티스(Henri Matisse)가 작은 골동품 상점에서 구입한 콩고민주공화국의 빌리(Vili) 조각상을 피카소에게 보여준 일화를 담고 있다. 피카소는 이듬해 프랑스 파리의 아프리카 갤러리를 방문하고 아프리카 조각상과 전통 가면들에 대해 “인간이 인식하는 현실과 창의성의 균형을 맞춰 창작하는 것이 화가로서의 목표임을 상기시켰다”는 감상 평을 큐레이터, 작가들과 공유했다는 일화가 있다.
이러한 전통예술의 기조를 이어 받은 현대 아프리카 예술가들은 자유로운 화법과 색채, 길고 긴 역사의 재해석, 독특한 재료 등 그들만의 방식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표출하고 있다. 현대미술의 아버지라고 평가받는 탄자니아 화가 팅가팅가(Edward Tingatinga)*, 2007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가나 조각가 아나츄이(El Anatsui)**, 말리 사진작가 케이타(Seydou Keita)*** 등이 아프리카 현대예술의 초석을 다진 대표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 선명한 색과 간결한 선으로 아프리카의 자연을 주로 담았다. 4년에 불과한 짧은 활동기간에도 불구하고 그의 독창적인 화풍은 하나의 장르가 될 정도로 아프리카 현대미술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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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뚜껑 등의 알루미늄 조각들을 구리 철사로 엮어 천처럼 늘어지도록 한 대형설치 작품으로 유명하다. 대표작으로 Duasa II(2007), Man's Cloth 등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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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척에게 선물받은 카메라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그의 인물사진은 그 예술성을 인정받아 현재 아프리카 사진계의 아버지로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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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힘입어 예술가들을 위한 공간들도 늘어나고 있다, 세네갈에선 시각미술가, 작가, 영화제작자들이 단기간동안 지내며 작업할 수 있는 Black Rock이라는 예술공간이 생겼고, 짐바브웨에서는 미술작품 판매가 온라인상에서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 AVAC Arts가 설립되었다. 특히 아프리카 미술작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아프리카 현대미술에 특화된 집합점이 필요해졌는데, 이를 위해 1-54 아프리카 현대미술 축제(1-54 Contemporary African Art Fair, 이하 1-54 축제)가 탄생했다.
1-54 축제는 아프리카 디아스포라의 삶과 시각을 녹여낸 아프리카 현대미술을 선보이는 행사이다. 아프리카 현대미술을 주제로 한 국제미술행사는 1-54 축제가 최초이며 유일무이하다. 축제기획자 엘 글라위(Touria El Glaoui)*는 Forbes紙와의 인터뷰를 통해, 화가인 아버지의 작품 전시를 도우며 아프리카 예술가들의 작품을 국제적으로 선보일 기회와 지지가 부족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동 행사를 기획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1-54 축제는 2013년 런던을 시작으로, 매년 미국 뉴욕, 모로코 마라케시,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에서 네 차례씩 열리고 있다.
* 여러 매체들은 엘 글라위는 아프리카 현대미술에 기여한 공로를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The Africa Report紙는 아프리카의 판도를 바꾼 인물 중 한 명으로 꼽은 바 있다.
>> 2022년 3월 11일 위클리: 아프리카의 판도를 바꾼 게임체인저 자세히 보기
동 축제는 아프리카 예술가들의 작품을 소장 또는 전시하고 있는 미술 갤러리들과 협력하여 개최된다. 엘 글라위는 서구권에 흔히 퍼져 있는 소위 “아프리카 미학(African aesthetic)”과 같은 한정된 개념을 타파하고, 동 축제의 지역성을 이해하는 갤러리들을 선정하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4.7(목)-4.10(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1-54 축제에서는, 미술 갤러리 23곳이 참여하여 총 예술가 64명의 작품이 전시되었다. 이 중 5명의 전시 작품을 선정하여 소개한다.
>> 더 많은 작품들을 보시려면: 1-54 축제 홈페이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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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X-Rated n°8, 2019』 무스 램라바트(Mous Lamrabat)作, 모로코
인테리어 건축학을 전공한 램라바트는 학업을 마친 후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특히 매체로서 사진의 성질, 즉 순간의 창의성과 즉각적인 결과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그의 모델들은 모로코의 자연 풍광을 배경으로 대개 가면 등으로 몸과 얼굴을 가린 채 등장한다. 램라바트는 각종 사치품, 모조품을 모로코 문화 요소와 엮어 소비주의 사회의 비판을 담아내는 동시에, 모로코 문화를 새로운 시각에서 담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 포토그래퍼 무스 램라바트의 위트있는 화보(에스콰이어, 2020)
>> 무스 램라바트의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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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ed The Soul, 2007』 파티 하산(Fathi Hassan)作, 이집트
하산은 언문과 다양한 기호로 예술의 한계성을 실험하는 예술가다.
어머니가 누비아인인 그는, 누비아 전통 서예와 쿠픽(Kufic)체에서 영감을 받아 새로 고안해낸 그만의 서체, 기호 등을 활용하여 사진, 조형물, 벽화를 창조하고 있다. 그의 작품 속 문자들은 읽기 어려운 형태를 하고 있는데, 이는 고의적인 선택으로, 식민지배로 인해 잊혀진 고대언어와 구전설화 등을 표현하기 위함이다. 그의 작품은 영국 대영박물관(British Museum),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Victoria and Albert Museum) 등 여러 박물관이 영구 전시작으로 소장하고 있다.
>> 파티 하산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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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 sac de voyage, 2021』 아자라투 웨드라오고(Adjaratou Ouedraogo)作, 토고
상기 작품은 웨드라오고가 어머니의 부재로 인한 어릴 적 상처를 예술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웨드라오고는 회화 외에도 조각, 애니메이션 작업 또한 이어 나가고 있다. 특히 지난 2016년, 그녀의 단편 애니메이션 『Le Crayon』은 아프리카영화아카데미(African Movie Academy Awards, AMAA)에서 최고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한 바 있다.
>>아자라투 웨드라오고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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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 saw a man falling he was flying he was fleeing he was feeling for the very first time, 2020』우라-나타샤 오군지(Wura-Natasha Ogunji)作, 나이지리아-미국
오군지는 상기 작품처럼 습자지에 바느질을 한 작품, 영상, 행위예술 위주로 작품활동을 하는 시각예술가이자 행위예술가이다. 나이지리아 라고스에 거주하는 그녀는 라고스에서 일어나는 일상생활, 시민들과의 소통에서 주로 영감을 받아 창작하고 있다. 그는 예술 공간 ‘The Treehouse’를 창립하기도 했다.
>>우라-나타샤 오군지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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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ntangled Ends, 2021 야우 오우수(Yaw Owusu) 作, 가나
오우수는 가치가 없는 재료를 재사용해 상실된 가치에 다시금 의미를 부여하는 예술가다. 상기 작품은 2007년 가나 인플레 당시부터 발행되어 현재로선 가치가 매우 낮은 페세와(pesewa) 동전 수십 개로 만들었다. 오우수는 작품에 필요한 재료를 현지 기관을 통해 구하는데, 동 작품의 페세와 동전 또한 가나 내 은행들과 협의를 거쳐 구했다고 한다. 오우수에겐 재료를 구하는 과정 중 발생하는 행정절차 또한 완성작만큼 유의미한 것이라고 한다.
그렇게 모인 동전들은 하나의 지도를 연상시키는 형태로 표면을 장식하고 있다. 주 재료인 페세와 동전은 가나의 사회·경제 구조의 실패를 상기시키지만 오우수는 이 작품을 통해 가치, 교류, 세계화 시대 속 지역성 등의 개념을 형상화했다.
>> 야우 오우수의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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