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아프리카에 미치는 영향 <아프리카 위클리>는 최신의 이슈와 동향에 관한 분석 중심의 국내외자료를 선별, 요약정리하여 제공하는 대국민 메일링 서비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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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아프리카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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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4.(목)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러-우 사태는 세계 경제의 최대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게 되었으며, 아프리카 대륙 역시 큰 영향을 받게 되었다. 이번 사태에 대한 아프리카 국가의 입장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측을 요약, 정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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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화) 개최된 유엔긴급특별총회에서 러시아 규탄 결의안은 찬성 141표, 반대 5표, 기권 35표로 채택되었다. 그러나 모든 아프리카 국가들이 한 목소리를 낸 것은 아니다. 35개 기권표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비롯한 17개 아프리카 국가가 포함되었고, 군국주의 국가 에리트레아는 반대표를 던져 러시아를 지지했다.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8개국은 아예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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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규탄 결의안 관련 아프리카 국가 투표 결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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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가나를 비롯한 아프리카 28개국은 결의안에 찬성하며 푸틴 대통령을 강력히 규탄했다. 앞선 2.21(월) 유엔긴급특별총회에서 키마니(Martin Kimani) 주유엔 케냐 대사는 제국주의 시기 규정된 아프리카 국경에 빗대어 “오늘날 깊은 역사와 문화, 언어를 공유하는 동포들은 아프리카 국가의 경계선을 가로질러 살아가고 있다. (중략) 만약 우리가 독립할 때부터 민족과 인종, 종교적 동질성에 기반한 국민국가 수립을 추구했다면, 우리는 수십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를 비판하였다. 또한 “우리는 위험한 향수에 사로잡혀 역사의 과거로 뒷걸음치는 국가를 만들기보다는, 이전의 어떤 나라나 국민도 보지 못한 위대함을 향해 나아가기로 선택한 것”이라며 평화 구축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반면 라마포사(Cyril Ramaphosa) 남아공 대통령은 결의안에 기권을 던졌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결의안 문구 중 정치적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에 대한 요청이 거의 없었다며 기권 사유를 해명했으나, 3.17.(목) 나토의 확장이 지역 불안정을 야기했다며 러시아의 주장을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다만 동인은 무력의 사용이나 국제법 위반을 용납할 수 없다고 단언했으며,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중재와 협상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남아공은 2006년에 러시아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신흥경제국 블록인 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의 일원이기도 하며, 냉전시대 구소련은 아파르트헤이트 반대파에 군사지원을 하면서 현 남아공의 여당 ANC와 역사적으로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은 러시아 측에 용병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중아공, 리비아, 말리, 수단은 반군,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와의 전투에 러시아의 군사적 지원을 받으며 오랜 기간 군사적 유대관계를 이어왔다. 유일한 반대표로 러시아를 지지한 에리트레아는 2009~2018년 에티오피아와의 전쟁으로 유엔으로부터 제재를 받았는데, 당시 러시아가 에리트레아를 적극 지원했으며 에리트레아는 러시아산 무기 구매로 화답한 바 있다.
살(Macky Sall) 세네갈 대통령 겸 아프리카연합(AU) 의장과 파키(Moussa Faki Mahamat) AU집행위원장은 2.24.(목) 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국제법 준수와 우크라이나의 주권 존중을 요구하며 양국이 즉각 유엔 중재 하에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하였으며, 2.28.(월)에는 우크라이나 국경을 건너는 것을 거절당한 아프리카 국가 출신 사람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성명*을 재차 발표하였다.
* 우크라이나 내 거주 중인 아프리카인들은 약 8만 명(대부분 유학생)으로 추산되며, 이들은 인종차별 등으로 우크라이나를 탈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호소함. 우크라이나 내 가장 많은 아프리카 유학생들은 모로코, 나이지리아, 가나 등임
이러한 가운데 소말리아 내 미군 철수, 말리 내 프랑스군 철수 등으로 서방 국가들의 영향력이 공백인 틈을 이용해 아프리카 내 러시아의 영향력이 더 증가할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실제로 2019.10월 러시아 소치에서 제1회 러-아프리카 정상회의가 개최된 후 일 년 만에 러시아가 아프리카의 최대 무기 수출국이 되었기 때문이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tockholm International Peace Research Institute: SIPRI)의 분석에 따르면 2016~2020년간 사하라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이 수입한 무기 중 30%가 러시아산이었으며, 러시아 무기수송물 용적이 이전 5년간의 기간보다 23%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더 보기 >> 아프리카 위클리: 러시아-아프리카 관계 동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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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 사태가 아프리카 대륙에 끼칠 영향
지난 3.9(수) 게오르기에바(Kristalina Georgieva)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침체되어있던 아프리카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는 민감한 시점에 현 러-우 전쟁이 일어난 점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동인은 아프리카가 현 전쟁의 여파에 특히 취약한 대륙이라며, 특히 타격을 받을 네 가지 분야로 ①물가 상승, ②유가 상승, ③관광산업 위축, ④국제금융자금 지원 제한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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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 위기와 물가 상승
러-우 사태 이후 국제 곡물값이 급상승하면서 이미 상승세였던 물가도 요동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Antonio Guterre) 유엔사무총장은 15일 “45개 아프리카 국가와 최빈국들은 수입 곡물의 1/3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수입한다. 이 가운데 18개 국가는 최소 50%를 수입한다.”고 말했다. 특히, 러시아 우크라이나에 식량 의존도가 높은 아프리카 국가로는 이집트, 콩고, 부르키나파소, 리비아, 소말리아, 수단 등이 있다. 세계 최대 밀 수입국인 이집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산 밀 수입 의존도가 70%에 이른다. 이에 대응하여 이집트 정부는 식료품 소비가 대폭 증가하는 라마단(Ramadan)을 앞두고 지난 10일 주요 작물(잠두콩, 밀, 밀가루, 렌틸콩, 파스타, 식용유, 옥수수 등)의 수출을 3개월간 금지하기로 했다. 반면 탄자니아의 경우 밀 등 곡물 수출의 호재가 예상되어 탄자니아 농림부는 농부들에게 추수 후 곡물의 가격을 신중히 관찰하여 매매할 것을 권고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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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상승: 아프리카에게 기회인가?
미국이 세계 3위 산유국인 러시아 석유의 수입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놓으면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국제 유가가 사상 최대치로 치솟는 등 세계 에너지 시장에 혼란이 생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 석유에 많은 의존을 하는 유럽 국가들은 새로운 공급망으로 눈을 돌리고 있고,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은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아프리카에너지의회(African Energy Chamber) 선임부회장 아유케그바(Verner Ayukegba)는 VOA紙와의 인터뷰에서 아프리카의 일부 원유, 가스 생산국(나이지리아, 앙골라, 리비아, 남수단, 가봉, 콩고, 가나)에는 상당한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원유 생산량이 하루 평균 136만 배럴에 달하는 나이지리아가 최대 수혜국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또한 아프리카에 대한 에너지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기니만(Gulf of Guinea)를 비롯한 아프리카 연안에서 유전 탐사가 진행 중이고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 토탈(Total)과 쉘(Shell)이 나미비아에서 시추작업을 하고 있다. 반면에 정유제품 수입에 의존하는 남아공을 비롯한 나머지 국가들에는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부 언론들은 송유비용, 운임료 등이 인상됨에 따라 대부분의 물가가 인상될 수 있다고 분석하였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영공이 폐쇄되면서 동유럽-아시아 운송로 운영이 어려워졌으며, 중동 노선에 과부하가 걸려 운임 상승 및 수입 물량 확보 등에 지장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외, 우크라이나 사태로 안전투자자산인 국제 금 가격이 상승하자, 탄자니아 등 금 생산 국가들은 수출액 증대의 기회로 간주하고 있으며, 금 생산 증대를 서두르고 있는 모양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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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산업 위축
관광산업의 경우 이집트는 최근 러시아의 이집트행 항공 운행 금지 조치* 철회로 회복 조짐이 보였지만, 전쟁으로 이 또한 어려워지게 되었다. 특히 우크라이나 관광청의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이집트 홍해를 찾은 우크라이나인은 146만 명으로, 전체 홍해 관광객의 30%를 차지할 정도였으나 이 역시 모두 취소되었다. 탄자니아 역시 러시아 및 인접국가의 관광객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 지난 2015년 러시아 항공기가 이집트 시나이반도 상공에서 추락한 사건 이후 러시아는 이집트행 항공기 운항 전면 금지한 바 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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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자금 지원 제한
현재 국제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높은 이자율로 인해 아프리카 국가들은 국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특히 국채가 높은 국가들의 경우 해외투자자들이 감수해야 할 리스크가 높아져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분석된다. The New York Times紙는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정부들은 교육, 보건 등 사회복지 정책의 예산 삭감을 감행하게 될 것이고, 이는 곧 사회불안정으로 이어져 반정부시위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집트의 경우 러시아가 투자하고 있는 산업단지 및 엘다바(El Dabaa) 원전 건설 자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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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국가들, 대응에 나서
하지만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현 전쟁의 대응정책 수립 논의에 대한 아프리카의 의지가 매우 고무적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많은 국가들이 물가상승 방안으로 보조금을 조달하고 있으며, 세네갈의 경우 현지 쌀 생산 보조금으로 500억 세파 프랑(CFA franc)(약 8천 3백만 달러)을 마련했으며, 식용유, 쌀, 설탕 가격을 인하했다. 코트디부아르 정부 또한 휘발유 산업을 부분적으로 보조하기 위해 550억 세파 프랑(약 9천 1백만 달러)을 조달했다. 반면 콩고민주공화국은 식료품과 유가가 함께 인상되면서 지방 지역의 기근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또한 IMF는 전쟁 이전부터 각국의 정부 행정의 과부하 상태를 참작하여 IMF 신용공여조건(conditionality) 이행 의무를 탄력적으로 적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러-우 전쟁이 미칠 경제적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IMF는 정책 권고, 역량 강화와 적절한 대출을 통해 아프리카 국가들이 경제개혁을 설계하고 이행하도록 지원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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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Cote d’Ivoire mobilises over $88m to combat soaring prices (The Africa Report, 2022-03-10)
* Europe looks to Africa to fill natural gas gap (DW, 2022-03-04)
* Experts Forecast Big Boost in Oil Revenue for Some African Economies (VOA, 2022-03-09)
* Ramaphosa says South Africa has been asked to mediate Russia-Ukraine (Reuters, 2022-03-11)
* Russia's reengagement with Africa pays off (DW, 2020-03-09)
* Russia-Ukraine transport, food inflation pressures mean heavy bill for Africa (The Africa Report, 2022-03-04)
* Shunned by Others, Russia Finds Friends in Africa(The New York Times, 2022-03-03)
* UN chief: Ukraine war hitting poor nations reliant on wheat (AP News, 2022-03-15)
* Ukraine-Russia: IMF ready to help Africa as it is ‘particularly vulnerable’ to the impact of war (The Africa Report, 2022-03-11)
* Ukraine war strains North Africa economies (The New York Times, 2022-02-25)
* [우크라 침공] 아프리카도 경제 충격파…연료·곡물·비료값 상승에 타격 (연합뉴스, 2022-03-17)
* [우크라 침공]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 "나토 동진 탓 전쟁 나" (연합뉴스, 2022-03-18)
* [우크라 침공]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 유엔 총회 기권 '해명' (연합뉴스, 2022-03-08)
* [우크라 침공] 밀 수입 민주콩고 동부에 기근 두려움 촉발 (연합뉴스, 2022-03-17)
* 아프리카 역사로 푸틴 비판한 케냐 대사의 명연설 (KBS, 2022-02-23)
* 러, 3월 28일부터 이집트 홍해 리조트행 항공편 재개 (한국무역신문, 2021-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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