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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05 [아프로⑮] 아프리카의 다채로운 매력과 함께 성장하다 - 황지인 아프리카타운 대표 [월드코리안뉴스]

관리자 / 2021-08-05 오전 11:29:00 / 1810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학부 동아프리카어전공 3학년에 재학 중인 황지인 학생은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을 통해 아프리카타운을 창업하고 현재 대표로 활동 중이다. 아프리카타운은 2017년부터 아프리카학부 학생들이 기획 및 운영해 온 아프리카 여행콘텐츠 플랫폼으로, 아프리카 국가와 지역의 여행정보를 전하고 아프리카에 대한 국내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온·오프라인에서 다양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학부 커리큘럼과 교내 활동에 그치지 않고 대외 활동과 여행을 통해 스스로 아프리카 대륙을 향한 문을 두드리고 있는 황지인 학생. 그가 열정과 도전으로 만들어가는 미래는 다채로운 색상으로 반짝인다.

아프리카 대륙의 실재를 마주하다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는 언어를 배우고 싶다.’ 입시를 준비하며 아프리카학부를 1지망으로 지원했던 이유였다. 고등학교 시절까지만 해도 내가 본 아프리카는 NGO 활동과 봉사이야기 등을 다룬 다큐멘터리 속 이미지가 전부였다. 세상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었기에 막연히 그들이 쓰는 언어를 배우는 것이 출발점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대학교에 들어와 아프리카 대륙에 대해 가장 처음으로 배운 것은 그 안에 55개의 국가가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아시아를 하나의 성격으로 묶어 규정할 수 없듯이 아프리카도 그곳에 존재하는 언어와 역사, 문화, 종교가 모두 다양했다. 다시 말해 공부할 게 정말 많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책과 강의를 통해 과거 역사와 지리 등을 암기했던 아프리카 대륙의 실물을 만난 것은 1학년 여름방학이었다. 입학 전부터 계획했던 탄자니아 선교여행이었다. 당시에는 아직 스와힐리어를 배우지 않던 터라 학과생으로서의 이점을 발휘하지는 못했지만, 아프리카 국가의 현실이 상상하던 것과 다르다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미디어에서 늘 보던 ‘가난’만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곳에도 세련된 현대식 건물이 있고, 아이패드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의 삶의 모습이 다양하다는 것은 아프리카의 다른 국가와 지역도 더욱 더 알아가고 싶게 하는 큰 동기가 됐다. ‘가난’ ‘봉사’ ‘선교’ 말고도 아프리카와 관련해서 할 수 있는 분야가 많겠다는 가능성이 보였기 때문이다.

아프리카학부 학생으로서 수업 외에도 아프리카에 대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는 다양하게 열려 있다. 그중 하나로 참여했던 것이 ‘트윔보(Twinbo)’라는 학과 아프리카 전통춤 동아리다.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월드컵 주제가인 ‘와카와카(Waka Waka)’에 맞춰 동기들과 신나게 안무를 익히고 무대를 연습했다. 세계민속축전에 참가하고, 강원도 영월에 위치한 아프리카미술박물관 축제 무대에도 섰다. 축제 기획이나 운영에도 관심이 많은데, 트윔보 활동과 더불어 서울아프리카페스티벌과는 1회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연을 맺고 있다.

1학년 때는 자원봉사단으로 운영 과정을 도왔다면, 그다음 해에는 축제의 한 섹션인 ‘컬처존’의 기획과 준비, 운영을 맡았고, 3회 째에는 아예 조직위원회의 총무로 활동했다. 4년 동안 서울아프리카페스티벌의 기획, 준비, 운영에 참여하는 동안 점점 내가 할 수 있는 역량이 늘어난다는 것에, 사람들이 축제를 즐기는 모습을 지켜보며 아프리카를 새롭게 알리는 일에 일조하고 있다는 보람도 있었다. 무엇보다도 성공적으로 축제를 진행하기 위해 서울아프리카페스티벌 운영자들이 보여주는 열정은 내가 가고자 하는 길에 큰 힘과 용기를 주었다.

아프리카타운, 작지만 힘찬 발걸음으로

반면, 학교 바깥의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많은 이가 아프리카 대륙에 대해 잘못 알고 있다는 점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2017년 학과 선배, 동기들과 함께 ‘아프리카타운’을 창업했다. 아프리카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출발한 사회적기업이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보다 아프리카 대륙과 국가들을 가깝고 친숙하게 느끼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여행’을 아이템으로 잡았다. 생각해보면 아프리카학부 전공자인 나 역시도 탄자니아에 선교를 다녀오기 전까지 아프리카는 위험하고 가난하다는 인식이 많았다.

‘백문이 불여일견’ ‘사람들에게 아프리카를 경험하게 해보자’라는 생각에서 여행 플랫폼을 만들기로 했다.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아프리카여행과 관련된 정보들을 모으고, 우리가 직접 여행 정보 콘텐츠를 제작하고 업로드해서 아프리카 지역을 소개하는 것을 주요 활동으로 삼았다. 2017년 2월,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 창업팀에 선정됐지만 열정만으로 시작했기에 처음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실제로 여행업으로 결정 내리기 전까지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하지만 창업을 위한 교육 및 사무실과 멘토링, 지원금 덕분에 희미했던 사업의 청사진이 뚜렷해져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다.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다른 사회적기업들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시야가 넓어졌고, 사업 초반에는 대외적으로 아프리카타운을 알리기 위해 서울아프리카페스티벌, 월드디제이페스티벌 등에 부스를 마련하기도 했다. 2017년 여름 17박 19일간 케냐와 남아공, 나미비아로 출장을 갔다. 여행지에 대한 시장조사 겸 아프리카타운 플랫폼을 활용할 현지 한인여행사들과 만나기 위한 목적이었다. 출장을 준비하며 아프리카학부생이라는 것은 큰 이점이 됐다. 국내 유일 아프리카학부로서 탄탄하게 갖춰진 졸업생 네트워크를 통해 현지여행사들과 연결될 수 있었고, 교수님들의 도움으로 현지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거나, 탄자니아 가발공장에서 근무하는 선배님, 직접 여행사를 운영하는 선배님의 사업장이나 집을 방문하기도 했다. 아프리카 각지에서 현재 펼쳐지고 있는 다양한 사업 활동을 만나고 보다 현실적으로 사업과 진로를 구상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

아프리카타운 콘텐츠의 차별성은 아프리카학부 학생들이 직접 만든다는 데 있다. 기수별로 학부생 가운데서 10명 내외의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을 모집해 SNS용 콘텐츠인 카드뉴스나 영상 등을 만들고 있는데, 정확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최대한 쉽고 재미있는 형식으로 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현재도 많은 후배들이 학업과 병행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시간들을 쪼개서 만나 한국에서 아프리카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영상으로 담아 꾸준하게 올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아프리카 여행에 대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세미나도 4회 정도 열었다. 오프라인 행사의 경우, 키자미테이블(Kijami Table), 세리그라피(Seri graphie)를 비롯해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을 통해 교류하게 된 다른 기업들과 다양한 곳에서 인연을 맺게 된 아프리카 현지 친구들과 협업도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