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본문내용 바로가기
  • KAF 소식
  • 언론보도
언론보도

210624 [아프로⑨]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우간다 취업률을 높이다 - 진유하 텔라 대표 [월드코리안뉴스]

관리자 / 2021-06-24 오전 9:28:00 / 1755

‘텔라(tella)’는 우간다, 필리핀의 현지 거주 원어민이 카카오톡 일대일 채팅을 통해 영어를 첨삭 지도해주는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8만 명이 넘는 누적 이용자를 기록하고 최근 삼성, PUBG 등에 비투비(B2B) 서비스를 개시한 텔라는 현재 해외 진출을 목전에 두고 있다. 거듭된 성장을 보여 온 이 서비스는 진유하 대표가 대학생 시절 한 소셜벤처대회에 낸 아이디어를 뚝심 있게 밀고 온 결과다. 진 대표는 대학생 때 기독교 학생회를 통해 부룬디에 선교 활동을 갔다가 그곳의 청년들을 만났다.

그들은 우리처럼 대학을 졸업했을 뿐 아니라 2~3개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인재임에도 산업이 발달하지 않은 사회 구조상 심각한 취업난을 겪고 있었다. 진 대표는 그들의 유창한 영어 실력과 국내 수요를 연결하면 아프리카의 취업률을 높이는 데 일조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고, 실제로 그 생각을 실천에 옮겼다. 채팅을 통한 실시간 영어 교육 서비스는 전 세계에서 최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려서부터 품은 소명의식과 기발한 아이디어로 우간다의 취업률에 작지만 확실한 영향을 주는 그녀는 요즘 ‘작은 거인’으로 통한다.

인식의 전복이 아이디어로 연결되다

목회의 소명이 있는 어머니 밑에서 자라서일까. 어려서부터 소외된 계층을 도와야 한다는 소명의식이 있었다. 대학에 들어간 후에도 자연스럽게 기독교 학생회에 가입하여 활동했다. 그 학생회를 통해 여름방학에 해외로 선교 활동을 나갈 기회가 생겼다.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둘 중 목적지를 골라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서 나는 아프리카에 강한 끌림을 느꼈다. 아프리카 대륙에서도 최빈국에 속하는 부룬디였다.

내가 속해 있던 기독교 학생회는 역사가 40여 년 됐으며, 부룬디에서 선교 활동을 펼친 지도 20년이 넘었다. 선배들의 이야기가 워낙 생생했기에 부룬디가 열악하고 척박한 땅이라는 인상이 강했다. 이는 중학생 때 참여했던 기아체험캠프에서 느꼈던 바가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 결과이기도 했다. 기아체험캠프에서 나는 아프리카의 내전과 기아를 간접 경험하며 그들의 힘든 상황을 누구보다 심각하고 진지하게 받아들였었다.

그런데 막상 첫발을 디딘 부룬디는 내 상상과 많이 달랐다. 선교활동을 하며 만난 부룬디 사람들 중에는 대학을 나오는 등 우리와 비슷한 교육 과정을 밟았을 뿐 아니라 현지어인 룬디어(kirundi)는 물론 프랑스어, 영어, 스와힐리어 등 2~3개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했다. 나는 그들의 높은 교육 수준과 어학 능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대화 수준이나 내용이 한국에 있는 대학생들과 다를 게 없었고, 때로는 우리보다 더 기품있고 진정성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물론 부룬디에서 그들처럼 고등 교육을 받은 사람은 소수에 불과했다. 가난한 것도 사실이었다. 수도임에도 도로가 포장되어 있지 않고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등 생활환경이 열악했다. 하지만 환경이 여의치 않다고 우울해하거나 후원을 독려하는 TV광고처럼 절망적이지 않았다. 그들은 주어진 환경에서 충분히 즐거움을 발견하고 이를 만끽했다.

부룬디에서 선교활동을 마치고 돌아온 후 머릿속은 온통 부룬디와 아프리카를 향한 생각으로 가득 찼다. 호기심에 이런저런 자료를 찾다가 우연히 아프리카 국가의 청년들의 실업률이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순간 부룬디에서 만난 친구들의 얼굴이 스쳐 지났다. 그 유능한 사람들이 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니 이 문제가 내 일처럼 여겨지며 당장 해결할 방법을 찾고 싶어졌다.

하지만 나는 아프리카 대륙과는 너무 멀리 떨어진 한국의 일개 대학생에 불과했다. 그때부터 고민했다. 어떻게 하면 전공인 경영학을 활용하여 그들과 함께 할 수 있을지. 마침 비슷한 고민을 가진 친구가 소외된 계층에 기여하는 비즈니스모델을 연구하는 소모임을 꾸린다고 했다. 나는 부룬디에서의 특별한 경험을 엮으면 무엇인가 기발한 구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모임에 선뜻 동참했다. 모임에서 친구들과 머리를 맞댄 채 토론하며 나는 진로의 방향을 찾았다는 확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