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 전에 지난 위클리 7호에서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의 전망에 대한 특집호를 요약정리하여 소개하였습니다. 주 내용은 블록체인이라는 암호화 기술이 어떻게 아프리카의 새로운 경제와 비즈니스에 혁신적 역할을 하는지 그 현황과 가능성 및 한계에 대해서 논하는 다섯명의 전문가들의 분석들이었습니다 . 아프리카 대륙의 중앙은행디지털통화(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CBDC), 무역활성화를 위한 암호화폐기술, 핀테크, 와인무역예시, '대체 불가능 토큰' 등의 블록체인기술 활용의 예를 알아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1) 한편, 아프리카 투데이를 통해서 아프리카 디지털 금융산업과 핀테크의 현황과 이슈를 지속적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2)
이번 위클리에서는 디지털 기술의 혁신성이나 비즈니스 기회확장의 측면이 아니라 디지털 기술 기반 경제와 비즈니스의 기본 환경이 되는 거버넌스와 기본제도 문제의 측면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기술의 혁신성은 우리가 익히 익숙한 문제들이지만 새로운 기술들이 사회에 적응하고 공적인 제도안에서 유기적으로 결합되지 않는다면 범죄, 부패, 비효율, 빈부격차 등 많은 사회적 부작용을 야기합니다. 역사적으로도 특정 기술이 사회와 별개로 존재했던 적이 없었듯이 기술의 제도화, 사회화에 대한 이해는 기술-경제, 기술-사회를 이해하는 필수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대륙에서 디지털 기술의 제도적이고 거버넌스적인 측면을 분석하기 위하여 두 개의 보고서를 소개하고 커멘터리를 첨가하는 것으로 이번 호 위클리를 진행하겠습니다. 첫번째 보고서는 '아프리카의 디지털 변혁: 포스트코로나 시기의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협정을 위한 제안'(Digital Disruption in Africa: Mapping Innovations for the AfCFTA in Post-Covid Times'입니다.3) 본 보고서는 남아프리카 국제문제연구소(South African Institute of International Affairs, SAIIA)에서 2021년 1월 발간한 연구서로 아프리카 디지털 분야 경제와 비즈니스관련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Global Policy House의 CEO인 쉬붕가(Michelle Chivunga)와 Ecommerce Forum Africa의 CEO인 템페스트(Drs Alastair Tempest)가 공동저작했습니다. 두 번째 저작은 국제전략문제연구소(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 CSIS)에서 2021년 6월 9일에 발간한 '디지털 아프리카: 거버넌스와 무역 증진을 통한 개선방안'(Digital Africa: Leveling Up through Governance and Trade) 보고서4)입니다. 본 커멘테리(Commentary)는 CSIS 아프리카 프로그램 책임자인 디버몬트(Judd Devermont)와 상임연구원 헤리스(Marielle Harris)가 공동으로 집필하였습니다.
들어가서
1. 아프리카의 디지털 연결로 인한 변화는 전례없던 혁명적인 사례...
두 보고서 모두 현재 아프리카의 디지털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은 전례없는 사건이며 특히 코로나 사태로 강제폐쇠되는 특수한 상황(lockdown)에서 아프리카는 더욱 더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의견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IMF에 따르면 아프리카 대륙은 2000년 이후 현재까지 인터넷 이용율이 10배이상 증가했으며 세계평균증가율이 3배 보다 훨씬 상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브루킹스 연구소에 따르면 모바일 금융에서 통용되는 전세계 통화의 거의 절반이 아프리카 대륙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2025까지 모바일머니 기술의 가장 빠른 발전을 아프리카대륙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5) CSIS보고서는 GSM 협회를 인용하여 아프리카 대륙의 디지털 혁명을 가장 잘 대변하는 국가로 케냐, 나이지리아, 남아공 세 국가를 선정했습니다. 1.1. 아프리카 디지털 생태계의 핵심지, 케냐
케냐는 역동적이게 성장하고 있는 디지털 생태계의 핵심지역이며 아프리카에서 정보통신기술 혁신분야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GSM 협회(GSM Association)에 따르면, 케냐의 모바일 인터넷 사용률은 2014년에서 2019년 사이에 거의 2배 가까이 성장했고, 2019년에 케냐의 전체 핸드폰 이용자는 전체인구의 12% 상회했다고 합니다. 또한 케냐는 디지털 금융분야에서 아프리카의 선두자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통신분야 거대기업인 사파리콤(Safaricom)은 케냐의 엠페사(M-Pesa) 송금 기술에 있어서 주요한 동력(force)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엠페사(M-Pesa) 송금서비스로, 지난 15년간 금융서비스 접근율이 26%에서 83%로 성장했습니다.
1.2. 아프리카 디지털 파워하우스, 나이지리아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국가이며, 또한 정보통신기술 분야의 파워하우스라고 CSIS보고서는 평합니다. 정보통신기술 분야는 나이지리아 전체 GDP의 14%를 차지하며, 나이지리아 정부는 최근까지 5건의 고속 인터넷용 해저케이블 사업에 투자하기도 했습니다. GSM협회에 따르면, 2025년 나이지리아는 1억5천4백만명의 스마트폰 사용자 숫자가 예상되며 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를 보유한 국가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반면 디지털 암호화폐가 부패의 통로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지만, 평균적으로 나이지리아 국민들은 아프리카에서 암호화폐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2020년 나이지리아는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4억달러 규모의 암호화폐를 이용하여 세계 3위의 규모의 국가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1.3. 생동적인 디지털 기업정신의 생태계, 남아프리카공화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디지털 기업의 활발한 역량이 기업생태계를 만들어, 다양한 종류의 기술 스타트업 기업들의 구심점이 되고 있습니다. 남아공의 스타트업 기업들은 보건, 운송 및 교육 분야 등 여러 분야에서 혁신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한편, 남아공은 사물인터넷 보유량 측면에서 아프리카 대륙 전체의 49%를 차지하고 있으며, 상업적 5G 서비스를 최초로 제공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이기도 합니다. 또한, 남아공은 광케이블 기술혁신으로 비용절감을 상다히 이루었지만 이런 성과는 주로 도시지역에서만 혜택으로 돌아가 도서간 심각한 정보 격차(digital divide)를 발생시키기도 하였습니다.
2. 디지털 혁신에도 불구...디지털 정책이 현저히 부족한 아프리카 정부들...
CSIS보고서는 경제협력기구(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Development, OECD)을 인용하면서, 2021년 현재, 아프리카의 28개국만이 포괄적 개인정보 법안을 시행중이며, 11개의 아프리카 국가들만이 사이버범죄에 대한 실체적 법안들을 채택하고 있다고 합니다. 디지털 전략 및 이와 관련된 법안의 부재는 심각한 보안격차(Security gaps)를 발생시키는데, 보안격차로 인하여 많은 국가들이 디지털 플랫폼 및 데이터가 오용될 수 있는 취약한 상황에 놓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적인 차원의 디지털 전략(national digital strategy)이 필요하며 특히 IP보안, 데이터관리보안, ICT 인프라와 관련 인력들에 대한 역량강화 등 디지털 정책 전반에 대한 거버넌스를 관리하기 위한 정책적 프레임이 요구된다고 CSIS보고서는 강조합니다. 특히 정부는 민간회사들이 디지털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기초적인 디지털 규범(Digital Norms)를 제정하고 거래 및 투자를 안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예측가능한 제도와 규제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정책의 역할이라고 강조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이버범죄, 데이터관리 및 보호 등에 관련된 디지털 입법화가 디지털 경제성장의 선제조건일 것입니다. 크게 두 보고서는 여러 문제 중 세가지 이슈(데이터보호, 지적재산권, 사이버범죄)를 중심적으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2.1. 데이터 보호 정책의 부재
프로파일링 기술의 발전으로인해 인공지능을 활용한 SNS등 인터넷상에 존재하는 다중개인의 정보들이 취합되고 비즈니스에 개인의 동의없이 활용되거나 때론 정치적으로 선거의 정보로도 활용되기도 합니다. 6) SAIIA 보고서에 따른면 개인정보수집과 활용에 대한 분명한 법률적인 근거가 마련되어야 하며 특히 디지털 경제에서 소비자들에 대한 충분한 보호장치가 필요하다고 언급합니다. 기술적으로 개인 데이터의 보호를 위해서 블록체인 기술의 도입도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편 데이터의 저장문제도 아프리카 대륙에선 풀어야할 숙제입니다. 아프리카의 대부분의 중소규모의 국가들은 각국가에 막대한 자원이 필요한 데이터 센터나 큰 규모의 클라우드 서버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별국가에 각 데이터 센터를 설립하여 운영하는 것 보다 효율성 차원에서 범아프리카적인 데이터 센터를 지어 공동으로 활용할 것을 보고서는 제안하고 있습니다.7)
2.2. 지적재산권 보호문제
지적재산권 보호의 문제도 매우 중요한 이슈입니다. 아프리카 대륙 거의 대부분에서 지적 재산권 보호 법률은 아직도 디지털 이전 시대의 기술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구시대적인 지적보호법률은 혁신적인 기업가들에겐 큰 걸림돌이 되고 있어 아프리카 대륙을 떠나 디지털 기업친화적인 선진국가로 이민을 가는 현상을 지목합니다. 아프리카에서는 모리셔스를 제외한 국가에서 아직 실시하고 있지 않은데, SAIIA 보고서는 범아프리카적인 차원에서 지적재산권관련 법률제도를 마련하여 공유해야한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협정 3단계협상에서 제안된바 범아프리카적인 차원에서 구체적으로 제도화하는게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제안합니다.
2.3. 사이버안보문제
아프리카 및 전세계에 퍼져있는 피싱, 스켐, 랜섬웨어 등의 사이버범죄는 큰 이익을 취할 수 있는 범죄이기 때문에 매우 새로운 기술과 혁신적인 전략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이를 막고 사용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안보차원의 혁신적이고 새로운 기술이 필요합니다. 아프리카연합은 2014년 사이버 안보 및 개인 데이보 보호에 관한 협약(Convention on Cyber Security and Personal Data Protection, Malabo Convention)을 마련하고 회원국의 비준을 독려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비준한 국가는 매우 적은 숫자입니다. (AU, “Convention on Cyber Security and Personal Data Protection”, June 27, 2014) 또한 아프리카 전략연구센터(Africa Center for Strategic Studies, ACSS)에 따르면 경제적인 사이버범죄를 넘어 정부에 대한 사이버 위협이 날로 급증하고 있으며 아프리카의 각 정부들이 제도를 마련하고 사이버안보 정책마련을 늦춘다면 심각한 안보위기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2.4. 무역협정을 통해 본 디지털 거버넌스 현황
CSIS보고서는 아프리카 역내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다자간 무역협정의 내용을 분석하여 데이터관리, 지적재산권보호, 디지털 개인정보관리 등의 현황을 분석하였습니다. 다자간 무역협정은 단순히 전통적인 재화뿐만이 아니라 데이터교환이나 SNS 등 인터넷 커뮤니케이션 기반 서비스에 대한 거래를 포함하기 때문에 디지털 보안과 규제대한 제도 마련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한편 CSIS가 분석한 6개의 아프리카 역내 무역 협정들 가운데, 절반만이 지적재산권 보호에 대하여 모호하거나 포괄적인 조항을 담고 있고 6개 협정 가운데 그 어떤 것도 데이터 보호 및 사이버안보에 대한 조항이 부재하다고 설명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