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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대륙의 사람들을 아프리카인(African)으로 칭하는 것은 매우 명징적이고 포괄하는 정의(definition)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서구의 근대역사를 통해 볼때, '아프리카인'이라는 하나의 개념이 고착화되고 편견이 개입되면서 아프리카인이라는 하나의 인종(race)으로 변질되고 더 나아가 '아프리카인은 미개하다(primitive)'라는 인종적 편견으로 까지 이어지는 역사적 왜곡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편견이 개입된 단순화는 아프리카의 현실을 보지 못하게 하는 장막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프리카대륙은 놀라운 수준의 다양성(Diversity)을 보유한 모든 인류의 보고입니다. 600만년 전 인류의 기원이 동아프리카 지역에서 시작되었으며 아프리카는 인류의 기원이자 어머니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오랜 시간 동안 아프리카대륙의 사람들은 다양한 문화와 삶을 꽃피웠습니다. 아프리카 대륙을 방문한 사람들이라면 아프리카인은 검고 미개한 인종이라는 편견은 금방 사라질 것입니다. 왜냐하면 큰 키와 작은 키, 피부색과 톤의 다양함, 각양각색의 얼굴 형태 등이 매우 다른 아프리카 사람들의 신체적 다양성에 놀라기 때문입니다.1)
신체적인 다양성을 넘어 언어적인 다양성은 더욱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매우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언어(language)와 방언(dialect)의 섬세한 개념적 차이 때문에 아프리카 언어의 숫자에 대해 학술적인 논쟁이 있지만 최소 1500개 이상의 언어를 쓰고 있다고 언어학자들은 일반적으로 합의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나이지리아 한 국가에서만 300여개의 언어와 방언이 쓰이고 있습니다. 또한 자신 종족의 고유 언어 뿐만이 아리니라 지역적 소통(regional communication)의 도구가되는 스와힐리어, 하우사어, 린갈라어 혹은 외래한 아랍어, 영어, 불어, 포어 등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아프리카 사람들은 언어의 사용에 있어서도 다양성을 특징으로 하고 있습니다.2)
한편 다양한 언어와 함께 아프리카 사람들은 오랜 시간 동안 매우 다양한 문화를 만들어 내었습니다. 문화라는 것이 공동체의 사상과 믿음, 가치를 대의(representation)하는 총체적인 인간활동과 제도라고 정의 했을때 우리는 실로 무궁무진한 아프리카 문화의 다양성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예술적인 대의행위(artistic representation)로 대표되는 음악, 춤, 건축, 조각, 회화, 의상, 바디페인팅 등의 다양한 형태와 내용은 인류문화의 보고가 됩니다.
특히 음악분야는 지난 세기 동안 역사적으로 가장 역동적인 분야로 아프리카대륙뿐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인 현상이 되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노예로 건너간 미대륙의 아프리카 후손들에 의해 유럽음악과 아프리카의 리듬의 결합으로 다양한 음악을 만들어 냅니다. 블루스, 재즈, 삼바, 소울, 락, 레게, 렙 등 우리가 대중적으로 즐기는 거의 모든 음악의 원천이 아프리카 문화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또한 현재의 아프리카 음악들도 세계와 교류하면서 전세계적인 유행을 이끌고 있으며 아프로비트(Afrobeat), 콩고의 룸바(Rumba),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타운쉽 재즈(Twonship Jazz) 등이 역동적으로 재해석되고 있습니다.3)
음식문화 또한 단순한 먹거리를 떠나 아프리카 사람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문화적인 요소가 됩니다. 이런 아프리카 음식문화에는 다양한 역사적 경험과 공동체의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특히 남아프리카 지역의 음식문화는 '무지개 음식'(rainbow cuisine)이라 불리며 토착아프리카인들의 음식문화와 유럽문화와 아시아계 음식문화가 혼합되면서 문화다양성의 하모니를 느낄 수 있습니다. 4) 북아프리카 지역의 음식문화는 고대 이집트와 북지중해문화에 기원을 두면서도 역사적으로 아랍의 영향을 받아 자신만의 독특한 음식문화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프랑스의 식민지배시기를 거치면서 유럽적인 문화도 수용하여 발전시켰습니다. 서아프리카의 음식은 대서양무역이 활발한 시기 유입된 고추, 옥수수, 토마토, 땅콩, 카사바, 플란틴을 이용하는 요리가 많아졌습니다. 여러 야채와 곡물들과 함께 녹말성분의 탄수화물 음식인 푸푸(Fufu)나 졸로프 볶음밥을 육류와 어류 등과 함께 즐깁니다. 또한 서아프리카 음식은 14개국에 걸쳐 다양한 맛과 형태를 나타냅니다. 이외 콩고강을 중심으로 발달된 중앙아프리카지역의 음식문화와 동아프리카 해변지역과 아프리카뿔의 내륙지역에서 각기 발전한 동아프리카 지역의 음식문화도 아프리카 문화다양성을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5)
이렇듯 아프리카 문화는 전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무궁무진한 다양성에 그 가치가 있습니다. 획일화되고 균일화되고 있는 후기산업시대의 사뭇 매마른 상업적인 문화에 새로운 생명력을 선사할 수 있는 인류문화의 미래의 보고가 아프리카가 아닐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 James L. Newman, The Peopling of Africa: A Geographic Interpretation, New Haven, 1995.
2) B. Heine and D. Nurse (eds), African Languages: An Introduction,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0. 3) G. Stewart, Rumba on the River: A History of the Popular Music of the Two Congos ,London, 2000.
4) F. Osseo-Asare, Food Culture in Sub-Saharan Africa. Food culture around the world. Greenwood Press, 2005.
5) James C. McCann, Striring the Pot: A History of African Cuisine, Ohio University Press,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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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프리카재단에서는 아프리카 문화의 다양하고 역동적인 면모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아프리카 투데이를 통해 문화관련 다양한 기사를 선별해서 독자들께 지속적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특별히 5월 25일 아프리카의 날(Africa Day)을 맞이하여 '2021 아프리카주간(African Week)' 문화행사를 통해 아프리카영화제(지난 주 위클리 분)와 아프리카 문화마당을 마련하였습니다.
'오!감(五感), 아프리카의 날을 즐기는 5가지 방법'이라는 제목으로 마련된 아프리카 문화마당은 시각(미술), 청각(문학), 후각(커피), 미각(음식), 촉각(악기), 육감(종합_여행) 총 6개의 컨텐츠로 구성되었습니다. 이번 주 위클리에서는 문화마당의 컨텐츠를 간략히 소개하고 독자께서 원하시는 컨텐츠로 직접 이동하실 수 있게 링크를 마련하였습니다. 한·아프리카재단에서 마련한 문화마당의 컨텐츠를 통해 아프리카 문화의 다채로운 진면모를 오감으로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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