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525 5·25는 아프리카의 날…우분투를 위한 랜선 여행 [경향신문]
관리자 / 2021-05-25 오전 8:10:00 / 1926“(영어 수강생에게) 남아공 출신이라는 것을 감추라는 요구를 받았다. 원어민 영어를 구사하는데도 국적 때문에 취업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외교부 위탁을 받은 아프리카인사이트(africainsight.org) 산하 우분투 국제연구소가 지난해 11월 낸 ‘아프리카 인식제고 방안과 우리의 대아프리카 외교정책에 대한 함의’ 보고서에 나오는 사례다. 연구소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사람들을 인터뷰했다.
남아공 출신 백인은 인터뷰에서 흑인이 겪는 수준의 차별은 겪지 않았다고 했다. 이런 일은 경험한다. “(당연히 자신을 아프리카인으로 여겨 한국인에게 아프리카인이라고 소개했을 때) 당신 조상은 어디에서 왔는지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오래전 조상이 유럽에서 온 것을 밝히면 (상대방은) 결국 당신은 유럽 사람이라고 정의를 내린다.”
이 보고서는 서론에 ‘흑인, 더위, 분쟁, 난민, 가난, 질병, 앙상하게 마른 아이, 기아, 야생동물, 독재자, 아프리카 TV’ 같은 단어들로 시작한다. 2013년 초·중·고·대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아프리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무엇이 생각나시나요?’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가장 먼저, 많이 나온 단어들이다. 보고서는 “55개의 국가, 12억7000여 만 명의 인구, 인구의 70% 이상이 30세 이하인 가장 젊은 대륙, 풍부한 천연자원으로 새롭게 떠오르는 대륙”인데도 부정적이고, 고정 관념에 매인 인식은 2020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본다. 많은 사람이 여전히 아프리카를 낯설고, 위험한 대륙으로 여긴다.
보고서를 낸 연구소 이름 ‘우분투’는 여러 뜻이 있는데, 그 중 널리 알려진 게 ‘네(또는 우리)가 있으니 내가 있다’이다. ‘자비의 실천’으로도 번역한다.
아프리카에 대한 고정관념 탈피와 이해도 향상을 위해 실시하는 것 중 하나가 ‘아프리카 주간’이다. 아프리카연합(AU)의 전신인 아프리카 통일기구(OAU) 창립일(1963년 5월25일)을 기념한다. 외교부 산하 기관인 한·아프리카재단(k-af.or.kr)과 주한아프리카 외교단이 24일부터 6월6일까지 2주간 행사를 연다. 올해 기념 주간의 부제는 ‘5오!25’다. 매개는 문화·관광 콘텐츠다.
2030세대는 5060세대보다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이 높다. 코로나19 이전 2030세대의 아프리카 여행도 늘어나는 추세였다. 아프리카 주간엔 랜선 여행 콘텐츠를 포함했다. 6월6일 오후 5시25분 ‘아프리카전문 여행작가들과 함께 떠나는 아프리카 랜선여행’을 공개한다. 설재우 작가(나미비아), 강재현 사진작가(마다가스카르), 노미경 여행작가(가나, 세네갈, 말리), 윤희수 아랍어 통·번역가(모로코, 튀니지)가 출연한다.대부분이 EBS 세계테마기행 아프리카 편에 출연했다.
아프리카 영화제도 연다. 주한아프리카외교단 추천작(10편)을 상영한다. 국제 영화제에서 호평받은 작품들도 포함했다. 케냐 영화 <슈퍼 히어로(Supa Modo, 2018)>는 죽을병에 걸린 동생의 꿈을 이뤄주려는 언니와 마을 사람 이야기를 담았다. 2019년 아카데미 출품작이다. 로튼토마토 지수가 90%다. 신선도 98%의 <왕들의 그날 밤(Night of the kings, 2020)>은 코트디부아르 영화다. 붉은 달이 떠오르면 수감자들에게 어떤 이야기든 밤새 들려줄 것을 명받은 소년의 이야기를 다뤘다. 2021년 아카데미 출품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