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경제개혁, 투자여건과 경제지표 개선의 이면 (The Economist, 4.25.)
2011년 혁명과 2년 뒤 쿠데타로 이집트는 경제위기에 빠져들었다. 투자자와 관광객이 떠나고 성장은 멈췄다. 실업률은 13.2%로 치솟았다. 2016년 알시시(Abdel Fattah al-Sisi) 대통령은 국제통화기금(IMF)에 120억 달러 규모의 차관을 요청했다. 이후 이집트는 IMF 개혁 프로그램을 거의 그대로 좇았다. 전기요금과 연료비를 올렸으며 올 여름에는 다양한 종류의 연료 공식가격을 시장가격에 연동시킬 예정이다. 2015-16년 12.5%에 달했던 재정적자도 줄어들어 내년에는 7.5%가 될 전망이다. 경상수지 적자는 3년 전 198억 달러였으나 작년 60억 달러로 줄었다. 이집트는 가장 인기 있는 투자처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서민 체감경제는 그리 좋지 않다. 물가는 높아졌지만 임금은 제자리걸음이다. 알시시 대통령은 작년 채소가격이 급등했다는 세간의 불만에 이집트인들의 비만율이 높다고 비판했다. 자금이 밀려들고 있지만 실물투자는 드물다. 이번 회계연도 상반기 해외직접투자(FDI) 유입액수는 66억 달러로 작년과 동일했으며 재작년보다 11% 낮다. 개중 다수는 석유·가스부문으로 향했다. 천연가스 신규개발로 수익은 늘어났지만 일자리는 거의 늘지 않았다. 1억 인구를 자랑하지만 구매력이 낮다. 이 때문에 음료·스낵 등 소비재부문 생산라인 투자는 늘고 있지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만한 제품의 생산라인에 대한 투자는 별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가령 자동차의 경우 호경기에도 연 10만 대 가량의 신차만이 팔렸을 뿐이다. 그래서 이집트 정부는 내수시장 대신 다른 아프리카·중동 국가에 수출할 제조업 공장을 유치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집트 부품을 많이 사용하는 업체에 80%까지 관세를 감면하는 인센티브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모로코·방글라데시·베트남 등 경쟁국이 굳건하게 자리잡고 있어 어려움이 예상된다. 또한 이집트 경상수지가 개선된 것은 전적으로 관광수지와 이전수지 덕분인 반면 무역적자폭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높은 이자율로 인해 현지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어렵다는 점과 군부의 경제비중이 상당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도 걸림돌로 지적된다. 이집트 경영자들 사이에서 유명한 농담이 있다. “이집트에서 성공적인 사업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군이 경영하는 사업이고, 다른 하나는 곧 군이 경영할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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