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적으로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가운데, 아프리카 대륙에서도 암호 화폐의 영향력이 점점 확대
한·아프리카재단 조사연구부가 매주 전하는 최신 아프리카 동향과 이슈
|
|
|
아프리카에서 성장하는 암호화폐와 그 중심에 선 스테이블코인
|
|
|
최근 세계적으로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가운데, 아프리카 대륙에서도 암호 화폐의 영향력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이번주 아프리카위클리에서는 아프리카 시장에서 갖는 암호화폐의 장점과 리스크, 규제 상황과 정책 방향 등 전반적인 내용을, 최근 떠오르고 있는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알아본다.
|
|
|
+ 급격히 성장하는 아프리카 암호화폐 시장의 현황 |
|
|
암호화폐 전문매체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가 발간한 ‘2025 암호화폐 지도 리포트(2025 Geography of Cryptocurrency Report)’에 따르면 사하라이남 아프리카에서 2024년 7월부터 2025년 6월 사이에 2,050억 달러 규모의 가상자산이 유입되어 전년 동분기 대비 5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시아-태평양, 남미 다음으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빠른 증가속도이다. 특히 2025년 3월, 대부분의 지역에서 암호화폐 거래가 감소되는 동안에도 사하라이남 아프리카에서는 월간 거래량이 250억 달러를 기록해 눈에 띄는 증가를 보였다.
국가별로 보면 나이지리아가 연간 920억 달러로 가장 컸고, 그 뒤를 남아공, 에티오피아, 케냐, 가나가 이었다. 암호화폐 종류별로는 비트코인(Bitcoin)이 나이지리아와 남아공에서 암호화폐 거래액 중 89%와 74%를 차지했다. 이와 동시에 스테이블코인도 크게 부상하고 있다. 예를 들어, 달러에 연동된 USDT(USD Tether)의 구매량 중 7%가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했는데, 이는 미국 내 구매 비중(5%)보다 높은 비율이다.
사하라이남 아프리카 전체로 범위를 넓혀 보면, 스테이블코인의 강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체이널리시스의 전년도 리포트에 따르면, 2023년 7월에서 2024년 6월 사이 이 지역에서 거래된 암호화폐의 약 43%가 스테이블코인 이었다. 게다가 아프리카리포트가 지난 9월 암호화폐 플랫폼 비트와이즈(Bitwise)를 인용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세계 스테이블코인 거래량이 비자(Visa) 네트워크*를 통해 거래된 돈보다 더 많았다.
*국제결제가 가능한 비자 카드(Visa Card)로 유명한 전산이체 네트워크 업체 ‘비자(Visa)’에서 운영하는 결제 전산망을 일컫는다. 모든 비자 카드 결제가 이 네트워크를 통해 처리된다.
|
|
|
스테이블코인은 금이나 미국달러와 같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화폐나 상품에 그 가치를 연동시켜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암호화폐이다. 달러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이 그 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그 소유자가 언제든지 소유한 1개 스테이블코인을 1달러로 바꿀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지난 7월 미국에서 제정된 ‘미국 스테이블코인 국가 혁신 지침법(Guiding and Establishing National Innovation for U.S. Stablecoins Act: GENIUS Act)’은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며 맡은 돈의 보관 방식을 법률로 규제하여 스테이블코인의 안전성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GENIUS 법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가상 화폐로 교환한 달러는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도록 현금이나 단기국채 및 예금 등 안전 자산으로 보관해야 한다. 예를 들어, 미국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일종인 USDC(USD Coin)는 맡은 돈의 100%를 안전 자산인 달러 현금과 미국채로만 구성한다.
|
|
|
스테이블코인 거래액과 비자 네트워크 거래액 비교
|
|
|
전문가들은 아프리카 대륙 내 암호화폐 확산의 원인으로 △높은 금융거래 비용, △낮은 은행 접근성, △법정통화*의 불안정성 등을 꼽는다.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 루노(Luno)의 크리스토 드 위트(Christo de Wit) 암호화폐 전문가는 “남아공에서는 암호화폐가 부를 축적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고 최근 아프리카 리포트에 밝혔다. 이어 남아공 외 나머지 아프리카 지역에서 “법정 화폐가 취약하고, 은행 접근성이 미비해 스테이블코인이 사람들이 일상에서 겪는 문제들을 실제로 해결하는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각국 정부의 중앙은행이 발행하여 효력을 법으로 보증하는 화폐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송금수수료를 부담하는 지역이다. 유엔 경제사회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2분기 사하라이남 아프리카에서 200달러 송금에 적용되는 수수료율은 8.4%로, 이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 10.c에서 규정하는 목표*인 3%보다 5.4%p 높은 수치이고 동분기 세계평균인 6.7%보다도 1.7%p 높은 수치이다. 세계은행(World Bank) 자료에 따르면 사하라이남 아프리카 GDP 중 개인 간 송금 비중은 2.9%로 세계평균인 0.7%에 비해 4배 이상이다. 특히 라이베리아(18.2%)와 세네갈(10.6%)은 두 자릿수를 차지한다.
*‘SDG 10. 불평등 감소‘의 세부지표 c에서 사용되는 파라미터
|
|
|
사하라이남 아프리카에서 송금하는 $200에 대한 평균 수수료율
|
|
|
현재 통용되는 전통적 국제 송금망(SWIFT)은 여러 기관을 거쳐야 하기에* 수수료가 높고 처리 소요 시간이 길다. 이와 달리 암호화폐 송금은 24시간 언제든 즉시 가능하며, 중개기관을 거치지 않아 수수료가 현저히 낮다. 일반적으로 스테이블코인 송금은 보내는 사람의 법정통화를 스테이블코인으로 바꾸는 ‘온램프(on-ramp) 거래‘, 보내는 사람의 스테이블코인을 받는 사람의 스테이블코인 지갑으로 옮기는 ‘블록체인(blockchain) 거래,’ 받는 사람의 스테이블코인을 받는 사람의 현지 법정통화로 다시 바꾸는 ‘오프램프(off-ramp) 거래’ 등으로 이루어진다. 두 번째 단계인 ‘블록체인 거래’에서 코인은 국경을 넘어 받는 사람의 지갑으로 이동한다. 이 단계에서는 암호화폐가 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으로 이동할 수 있게 중계해주는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필요한데 코인들이 이동하는 고속도로 같은 곳으로, 이더리움(Ethereum) 네트워크, 트론(Tron) 네트워크, 솔라나(Solana) 네트워크 등이 있다. 대부분의 스테이블코인 네트워크 이용 수수료는 1거래당 가격으로 책정 되어, 송금액이 크든 작든 같은 수수료를 지불해야한다. 수수료는 네트워크 혼잡도에 따라 계속해서 변한다. 따라서 거래량이 적어 네트워크가 혼잡하지 않은 시간에 가능한 많은 양을 보내는 것이 효율적이다.
*SWIFT는 세계의 은행들이 거래의 내용을 주고받는 국제 표준 통신망이다. 송금 거래가 발생하면 여러 중개은행들이 거래 은행 간의 거래를 중개하는데, 개입되는 중개은행들이 많을수록 수수료가 커진다. 예를 들어 한국의 OO은행에서 미국의 한 마을 은행으로 송금하기 위해서는 거래 내용이 SWIFT를 통해 전달되어도, 뱅크오브아메리카와 같은 대형 은행의 중개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OO은행과 해당 마을 은행 사이에는 직접 송금망이 없기 때문에 양 은행과 공통적으로 연결된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의 중개를 거쳐야 하는 것이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거래당 수수료는 지난 10월 14일 평균 0.4246달러였다. 대부분의 경우 0.4에서 0.6달러 사이의 수수료가 책정되지만, 거래량이 많아 네트워크가 혼잡한 경우 2달러가 넘는 수수료가 부과될 때도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200달러당 수수료는 0.5%로 아주 저렴하다. 최근 저렴한 수수료로 인기를 얻고 있는 트론 네트워크는 0달러에 가까운 아주 낮은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개인간 USDT 거래 수수료를 전혀 부과하지 않는 USDT 전용 블록체인 네트워크 ‘스테이블(Stable)’이 공개되기도 했다. 하지만 스테이블코인 송금은 이 네트워크가 사용되는 ‘블록체인 거래‘ 단계로 끝나지 않는다. 이 전 단계인 온램프 거래와 이후 단계인 오프램프 거래에서도 거래소별로 부과하는 수수료가 있다.
지난해 발간된 체이널리시스 보고서에 따르면 사하라이남 아프리카에서 송금하는 200달러에 대한 스테이블코인 거래의 총 수수료율이 법정통화보다 60%가량 낮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inancial Times)의 월간 금융지인 더 뱅커(The Banker)에 베라 송웨(Vera Songwe)* 전 유엔 사무차장이 기고한 글에 따르면, 미국에서 아프리카로 송금할 때 법정통화 수수료율 11%**에 비해 스테이블코인 수수료율은 단 1%이다. 아프리카로 유입되는 송금의 25%만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해도 아프리카 대륙은 매년 48억 달러를 아낄 수 있다는 것이 송웨 전 유엔 사무차장의 분석이다. 이러한 장점이 송금 의존도가 높은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암호화폐, 특히 스테이블코인의 수요를 더욱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브루킹스 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 아프리카성장이니셔티브(Africa Growth Initiative)의 선임연구원으로 재직중이다. **기존의 수수료율에 미국에서 지난 7월 통과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이 규정하는 비 미국시민의 3.5% 해외송금 추가 수수료를 합한 값이다.
|
|
|
+ 나이지리아: 화폐 불안정 속 스테이블코인의 대두 |
|
|
법정통화의 안정성이 낮고 물가상승률이 높은 데다 달러 등 외화 접근마저 제한적인* 나이지리아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법정통화의 대안으로 떠오른다. 세계은행 통계에 따르면 나이지리아는 지난 2024년 소비자물가지수(CPI) 물가상승률이 약 30년만의 최고치인 33.2%에 달했다. 이와 동시에 화폐가치는 급락했는데, 2023년 변동환율제 도입 후 2023년 달러당 평균 664 나이라였던 환율이 2024년 평균 1,445.5 나이라로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이러한 법정 화폐의 급격한 변동성은 불안감을 조장하고 암호화폐 확산을 촉발했다. 특히 안정성이 높은 달러 가치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늘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외환부족을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수단을 사용해왔다. 대표적으로 지난 3년간 시행되었던 직불카드 해외결제 금지가 있다. 올해 7월 규제가 완화되어 현재 1인당 연간 최대 4,000달러까지 결제가 가능하다. 하지만 10년 전 해외결제 규제가 없던 당시 연간 카드결제 가능 금액은 50,000달러였기에 아직까지 규제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한편 지난 2024년 5월 나이지리아 정부는 스테이블코인 거래를 통화 평가절하의 가속요인으로 지적했다. 이어서 암호 화폐 거래소 바이낸스(Binance)를 나이지리아 법정에 고발하며 총 815억 달러 달러 규모의 경제적 손실액과 탈세액에 대해 배상을 요구했다.
|
|
|
하지만 안정적이라고 평가 되는 스테이블코인도 어떤 상황에서 어떤 목적으로 사용되는지에 따라 특히 개발도상국 경제에는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미국의 개발협력 싱크탱크인 글로벌개발센터(Center for Global Development)의 산지브 굽타(Sanjeev Gupta) 선임연구원이 기관 블로그에 게재한 글에 따르면, 탈중앙화된 화폐인 스테이블코인은 흐름의 추적이 어렵기 때문에 정부의 조세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은 조세역량 부족으로 세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아프리카 국가들의 공공재정을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고, 추적이 어렵다는 점을 이용해 스테이블코인이 범죄와 자금 세탁에 사용될 수 있다는 위험도 있다.
헬렌 레이(Helene Rey) 런던비즈니스스쿨(London Buisness School) 경제학 교수는 세계적으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사용이 증가하면 기존의 은행시스템이 약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예금자들이 은행 대신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돈을 맡기고, 맡은 돈이 대부분 단기국채로 보관되어 은행 예금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 헬렌 레이 교수는 이러한 현상은 결국 달러라이제이션(Dollarization)*과 함께 발생하기 때문에 달러라이제이션의 문제점인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효과 왜곡, 거시 경제적 안정성 악화** 등도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가 경제에서 자국 통화 대신 미국 달러가 주요 결제 수단으로 사용되는 현상 **통화정책은 물가안정 등 경제의 안정성을 위해 진행된다. 일반적으로 공개시장운영 등의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공개시장운영에서 중앙은행은 법정통화의 통화량을 조절해 물가안정 등 정책목표를 이루는데, 달러라이제이션이 진행되면 법정통화가 시장에서의 가치를 잃거나, 법정통화가 사라져 중앙은행이 공개시장운영을 할 수 없다.
아프리카 국가들의 화폐 주조차익(seigniorage) 악화도 문제이다. 주조차익은 중앙은행이 화폐를 발행할 때 들이는 비용과 액면가의 가치 차이인데, 더 넓은 의미로 보면 통화 발행으로 정부와 중앙은행이 얻는 이익 전반을 가리킨다. 주조차익은 국가 공공 재정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굽타 선임 연구원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확산으로 가장 이익을 보게 될 국가는 미국이라고 분석하며, 달러 기반 스테이블 코인 확산으로 미 재무부 채권 수요가 증가하며 미국의 공공재정은 크게 개선되지만, 동시에 현재 아프리카 국가들이 얻고 있는 주조차익을 미국 재무부로 귀속시키는 형국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뱅크런(bank run)’도 위험요인으로 떠오른다. 2014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프랑스의 경제학자 장 티롤(Jean Tirole) 교수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뱅크런 위험을 제시했다. 뱅크런은 은행의 예금 지급능력이 의심될 때 예금자들이 은행으로 달려가 자신의 예금을 빠르게 대량으로 인출하는 상황을 일컫는다. 뱅크런이 발생하면 많은 지급준비금을 넘는 액수를 갑자기 지급해야하기 때문에 은행은 파산하고 예금자들은 예금을 잃는다. 스테이블코인에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발행사가 담보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있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발행사에게 돈을 맡긴 코인 소유자들은 자신의 코인을 다시 현금으로 바꾸려 할 것이다. 이때 순간적으로 스테이블코인 가격이 하락할 수 있고, 그런 순간적인 연동 약화는 더 큰 불안심리를 자극해 극적인 하락이 이어질 수 있다. 지난 2022년 많은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힌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테라(Terra, UST) 폭락이 한 사례이다. 당시 한 기관 투자자의 매도가 테라의 달러 연동을 약화시키는 것이 관찰되었고, 이러한 변동성은 사람들에게 당시 담보자산이었던 암호화폐 ‘루나’와 발행사의 지급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만들어 확산시켰다. 그러자 개인 투자자들이 향후 교환이 불가능하거나 연동이 해제되는 상황을 우려해 앞 다투어 매도했고, 가격이 99.99% 떨어지는 결과를 야기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을 ‘코인런’이라고 부른다.
현재 스테이블코인 담보 자산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미국 국채는 안전하지만 과거 코로나 시기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전례가 있을 정도로 수익률이 낮은 편이다. 티롤 교수는 이러한 낮은 수익률이 발행사들로 하여금 결국엔 위험자산에 투자하려고 하는 동기로 작용할 수 있고, 그런 투자가 실패하게 되면 담보자산이 가치를 잃고 안정적인 달러 연동성이 약해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연동을 잃으면 발행사의 지급 능력을 의심한 소유자들이 하루 빨리 자신의 코인을 원래의 달러로 바꾸려고 할 것이고, 그것이 뱅크런과 같은 상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
|
|
우려가 과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연방준비은행 수석 부행장을 지낸 데이비드 안돌파토(David Andolfatto) 마이애미대학교(University of Miami) 경제학 교수는 지난 8월 조선일보 위클리비즈(Weekly Biz)와의 인터뷰에서 주요 스테이블코인은 현금과 국채로 준비금을 상당히 적립해두어 준비금 규모가 은행보다 크기 때문에 뱅크런 위험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또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적립한 국채 대부분이 단기국채이기 때문에 전체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어 시장 교란도 적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범죄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범죄자들이 기존의 은행 시스템을 통해서도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면서, 범죄 우려를 이유로 은행보다 더 심한 규제를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스테이블코인이 '온라인 예금'의 화려한 표현일 뿐이라고 꼬집으며 은행 예금과 별반 다르지 않은 특성을 감안하면 은행에 준하는 규제 또한 필요하다고 밝혔다.
|
|
|
적절한 규제와 함께 투자가 확대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남아공은 지난 2022년 암호화폐를 '금융상품'으로 분류하고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하지만 그 뒤로 규제가 크게 진전된 바는 없다. 이에 대해 루노는 기관들이 암호화폐를 직접 매수, 보유할 수 있도록 오랜 규제들을 바꾸어야 한다고 남아공 규제당국에 요구했다. 크리스토 드 위트는 아프리카 리포트와의 인터뷰에서 "현재의 불분명한 규제 프레임워크가 기관투자자들로 하여금 투자를 망설이게 해 암호화폐 투자로 이룰 수도 있었던 많은 수익들을 놓쳤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아프리카 국가별로 규제의 정도는 상이하다. 가나와 나이지리아에서는 새로운 법안들이 빠르게 검토되고 있지만, 다른 나라들에서는 아직까지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한편, 비트코인과 스테이블코인의 새로운 경쟁상대로 떠오르는 것이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entral Bank Digitalized Currency: CBDC)이다. CBDC는 각국이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법정통화를 디지털화한 것으로 암호화폐와 달리 중앙화 되어있고, 법정통화와 완전히 동등한 지위를 가진다. 암호화폐처럼 금융 포용성을 제고할 수 있고 국경 내에서는 주 7일 24시간 언제든지 송금이 가능하다. 또 기존에 통화를 공유하던 서아프리카 경제통화연합(Union Economique et Monetaire Ouest-Africaine: UEMOA) 등의 경제 공동체에서는 거래 효율이 더욱 좋아질 수 있다. 각국의 중앙은행이 발행하기 때문에 주조차익의 사유화도 우려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중앙화된 디지털화폐는 거래기록, 거래주체 등의 정보를 정부가 열람할 가능성이 있어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필요하다. 또, 탈중앙화가 핵심기능인 암호화폐에서 중앙화된 CBDC의 효용성이 무엇인지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 현재 나이지리아의 e나이라(eNaira), 가나의 e세디(eCedi), 남아공의 코카(Khokha), 모로코의 e디르함(eDirham) 등 다양한 CBDC가 현재 개발·시험 운영 중이다.
지난 7월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The Economists)는 스테이블코인을 놓고 쏟아지는 다양한 새로운 정책과 혁신에 대해 “창업가들이 시도했다가 실패하는 편이 규제당국이 기존의 제도를 완고하게 고수하며 혁신을 중지시키는 것 보다는 낫다”며 규제완화와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불안정한 법정통화, 높은 송금비용, 낮은 금융 접근성, 낮은 조세 역량 등 금융 통화 및 재정 부문에서 전통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아프리카 국가에서 암호화폐가 확산되는 것은 분명히 새로운 기회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통화주권 약화, 금융안전성 훼손 등의 리스크도 상존하고 있는 만큼 가장 젊은 대륙인 아프리카의 정책입안자들과 이해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이 새롭고 거대한 변화를 기회로 이끌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
|
|
06750 서울시 서초구 남부순환로 2558, 외교타운 4층 한·아프리카재단
· TEL : 02-722-4700 · FAX : 02-722-4900
kaf@k-af.or.kr
수신거부 Unsubscribe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