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날은 글로벌 협력과 아프리카 잠재력을 주제로 한 전략적 의제가 다뤄졌다. 한국의 이재정 국회의원은 미국의 ‘아메리카 퍼스트’ 기조 하에 개도국에 대한 원조가 축소되는 상황에서 한국은 상호 존중과 상생에 기초한 협력으로 아프리카와 동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케냐의 존슨 웨루(Johnson Weru) 외교부 대사는 아프리카가 세계 미개간 경작지의 65%, 코발트와 백금 등 전 세계 광물자원의 30% 이상을 보유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미래의 식량안보와 녹색경제를 이끌 주체임을 역설했다. 무모 은자우(Mumo Nzau) 박사는 급속한 도시화에 대응할 스마트시티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한국의 송도, 아랍에미리트의 마스다르, 싱가포르의 스마트 네이션을 비교했고, 빅토리아 삼소노바(Viktoria Samsonova) 박사는 한-러 경제관계의 다변화 가능성을 짚었다.
특히 이번 포럼에서 눈길을 끈 것은 ‘중국의 아프리카 해방 정책(Emancipatory Policy Towards Africa)’에 관한 발표였다. 발표자는 탄자니아-잠비아 철도, 일대일로와 디지털 실크로드,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Forum on China-Africa Cooperation, FOCAC) 사례를 소개하며, 중국이 단순 거래를 넘어 아프리카의 주체성과 장기 발전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포럼에서는 한국도 공공외교를 설계할 때 아프리카의 주체성을 우선시하며, 필요하다면 한국의 기술 역량과 중국의 인프라 전문성, 아프리카의 인구학적 영향력을 포함하는 한-중-아프리카 삼자협력도 고려해보도록 제안했다.
폐회 연설에서 잭 오디암보(Jack Odhiambo) 예술·사회과학부 학장은 세계코리아포럼의 첫 아프리카 개최가 케냐의 외교·학술 위상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한국에게는 글로벌 사우스 공공외교를 확장하는 기회였고, 아프리카에게는 국제 의제의 공동 설계자로 부상하는 흐름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따라서 이번 나이로비 개최 포럼은 향후 한국과 아프리카, 더 나아가 남반구 국가들 간 과학 기반·외교 주도·사람 중심 협력의 모범 사례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