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광범위한 상호보복 관세는 케냐 경제에 직격탄이 되었다. 거의 모든 국가에 일괄 적용된 10% 기본 관세는 베트남·스리랑카 등 경쟁국에 부과된 40% 이상의 고율 관세보다는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수십 년간 아프리카 성장기회법(African Growth and Opportunity Act, AGOA) 덕분에 무관세 혜택을 누려온 케냐 수출품에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했다. 의류·차·커피·원예 작물 등 주요 수출 품목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됐으며, 1만 6,000명을 고용한 의류공장은 AGOA가 올해 9월 만료될 경우 존립 자체가 위태롭다. 또한 IT 장비에 대한 미국 관세 인상은 ‘실리콘 사바나(Silicon Savannah)’로 불리는 케냐 디지털 경제의 성장을 위축시키며,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위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케냐는 다각적 외교 전략으로 대응에 나섰다. 미국과는 ‘전략적 무역·투자 파트너십(Strategic Trade and Investment Partnership, STIP)’ 협상을 통해 새로운 무역 체계를 마련하고자 하고, 중국과는 농산물 무관세 협정을 체결했다. 지난 6월 중국이 아프리카 53개국에 무관세·무쿼터 시장을 개방하면서 케냐는 새로운 수출 기회를 확보하게 된 것이다. 이와 더불어 EU와의 경제동반자협정(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 EPA),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rican Continental Free Trade Area, AfCFTA), 그리고 캐나다·인도와의 협력도 병행되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산업 구조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리 키냔주이(Lee Kinyanjui) 무역장관은 제조업 인프라 강화, 기술 혁신, 직업 훈련이 경쟁력 강화의 핵심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산업계에는 효율성 제고 및 비용 절감 노력과 함께 농식품 가공·가죽·창의 산업 등 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