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카이로 한국문화원은 지난 7월 11일부터 17일까지 ‘2025 한국문화주간(Korean Culture Week 2025)’을 이집트 문명국립박물관(National Museum of Egyptian Civilization, NMEC)에서 개최했다. ‘전통의 현대화(Modernizing Tradition)’를 주제로 열린 일주일간의 축제는 한국의 전통유산과 현대적 감각이 어우러져, 각계각층에서 온 수백 명의 방문객을 사로잡은 행사였다. 방문객들은 마치 서울을 축소해놓은 듯한 몰입형 문화 체험을 통해 한국의 음악과 패션, 웹툰, 체험형 워크숍 등을 다양하게 경험했다.
개막식은 국악과 현대 음악을 융합하는 그룹인 ‘상자루(Sangjaru)’의 활력 넘치는 공연으로 시작됐다. 약 1시간 동안 이어진 공연은 한국 전통음악과 현대적인 사운드를 매끄럽게 접목하며 관객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오승호 주카이로 한국문화원장은 개회사에서 “한국문화주간은 한국의 과거와 현재를 함께 조망하고, 문화 간 다리를 놓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히며, 이번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행사 장소로 선정된 이집트 문명국립박물관은 카이로 푸스타트(Fustat) 지역에 위치한 이집트의 대표적인 현대식 박물관 중 하나로, 2021년 개관 이후 왕가의 미라 전시실을 비롯한 수천 년에 걸친 역사 유물을 전시해온 문화 명소다. 최첨단 시설과 국제 문화 협력 경험을 가진 이 박물관에서 이집트 문명과 한국 문명이 만난 것은 매우 상징적인 일이었다.
가장 인기 있었던 프로그램 중 하나는 한국 디자이너 ‘나빔(Nabim)’과 현지 예술가들이 협업해 진행한 한복 전시였다. 전통 의복인 한복을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한 전시에서 참가자들은 아름다운 한복을 감상하고 직접 입어보며 사진을 찍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여기에 전통 장신구인 노리개와 혼례용 머리장식인 족두리, 한복 원단을 활용한 엽서 만들기 등 다양한 공예 워크숍도 열려 재미를 더했다.
QR코드를 활용한 한국 전통악기 체험 전시에서는 가야금, 장구, 대금 등 주요 악기를 소개하며 한국 음악 유산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또한 한국 웹툰 ‘지옥(Hellbound)’ 등을 소개하는 전시와 K-POP 월드 페스티벌 이집트 예선 대회도 열려, 한류 콘텐츠의 세계적 파급력을 현지에서 실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2025 한국문화주간’은 단순한 문화 행사가 아닌 시각적·감각적 경험을 통해 이뤄진 문화 간 대화의 장이었다. 이집트를 대표하는 문화기관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양국의 역사와 전통을 기리는 동시에, 미래를 향한 문화적 연대와 협력 가능성을 조명한 행사로 평가받았다. 이번 주간은 참가자들에게 추억 이상의 의미를 남긴 시간으로, 지리적 거리를 넘어선 한국과 이집트 문명의 조화를 직접 경험하며 문화적 연대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