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의 영화 및 시네마 산업이 디지털 혁신의 물결을 타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자금 부족, 열악한 인프라, 제한된 유통망 등으로 오랫동안 침체돼 있던 짐바브웨 창작 생태계가 최근 기술 발전과 공동 이니셔티브를 통해 변화의 전환점을 맞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통신기업 텔코(TELCO Broadband Company)와 하라레공과대학(Harare Institute of Technology, HIT)이 공동 주최하는 ‘창조경제 해커톤(Creative Economy Hackathon)’이다. 해커톤은 개발자나 디자이너, 전문가들이 집중적으로 협업하며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솔루션을 개발하는 행사를 의미했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산업으로 개념이 확장되고 있다. 창조경제 분야에서 해커톤은 예술가, 영화인, 개발자, 기업가, 정책입안자 등이 함께 모여 산업의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솔루션을 도출하는 협업의 장이다. 단순한 코딩 대회가 아닌, 창조경제를 일으키는 전략적 개입인 셈이다.
해커톤 참가자들은 브레인스토밍과 시제품 개발, 심사 피칭 등을 통해 콘텐츠 수익화, 디지털 권리 보호, 문화 보존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특히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 개발은 창작물의 저작권 보호와 정당한 보상을 가능케 해 불법 유통으로 고통받는 짐바브웨 창작자들에게 현실적인 해결책이 된다. 디지털 기술은 또한 유튜브·페이스북 같은 플랫폼을 통한 콘텐츠 유통을 활성화하고, 가상 박물관이나 디지털 기록물 등을 통해 전통문화 보존에도 기여하고 있다.
정부 차원의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짐바브웨 대통령은 창작자들이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국가 정체성을 알리고 해외 투자 유치를 도모할 것을 강조했다. 미디어 정책 역시 디지털 시대 윤리와 문화 보존을 핵심으로 다룬다. 하지만 여전히 명확한 영화산업 정책의 부재로 인해 자비로 제작하거나 외부 후원에 의존해야 하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해커톤은 청년 창작자와 기술 인재들이 연결되는 창구이자, 산업 내 협업과 창의성을 증진하는 촉매 역할을 수행한다. 문화유산 보존, 포용성 확대, 경제적 자립 등 사회 전반의 문제까지 해결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한국의 영화산업은 짐바브웨가 참고할 수 있는 좋은 모델이다. 한국은 1980년 대 이후 제도 개혁과 검열 폐지, 콘텐츠 다양화, 해외 공동제작 등을 통해 창작의 자유를 보장하고 시장을 확대했다. 한국처럼 짐바브웨도 ①정책, ②자금, ③기술, ④인재, ⑤유통의 다섯 축에서 구조적인 혁신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짐바브웨 간 문화교류나 공동제작 등 협업을 추진하는 것도 권장된다.
짐바브웨 창조경제의 미래는 디지털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커톤이라는 개방형 혁신 플랫폼을 중심으로 짐바브웨의 독창적인 이야기와 문화를 전 세계와 연결하려는 노력이 지금 불붙고 있다. 창조경제 해커톤과 같은 이런 행사에서 조명이 어두워지고 카메라가 돌아갈 때, 짐바브웨의 영화와 영화산업의 미래는 그 어느 때보다 더 밝아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