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27일 M23이 콩고민주공화국 동부에 위치한 인구 200만 도시 고마(Goma)를 장악했다. 또 한 번 참혹한 분쟁의 장이 펼쳐진 가운데 수많은 피난민이 발생했다. 문제는 피난민 중에 약 150명의 파키스탄인들도 포함돼 있었다는 점이다. 이웃나라인 르완다가 이들에게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면서, 이제는 더이상 한 국가의 분쟁이 그 나라에만 국한되지 않는 현실과 이를 위한 국제적 대응의 필요성이 다시금 부각되었다.
M23은 주로 투치(Tutsi)족 출신으로 구성된 무장단체다. 2009년 3월 23일 DRC 정부와 투치계 반군 간 체결된 평화협정 ‘3월 23일 운동(March 23 Movement)’에서 이름을 따온 것으로, 협정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데 반발해 결성됐다. 이들은 세계 각국에서 휴전과 협상 복귀를 요청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무장 충돌을 이어오다 올해 초 최근 10년간 본 적이 없을 정도의 격렬한 교전을 일으키며 수많은 사상자를 냈다.
이 사태를 이해하기 위해선 1994년 르완다 대학살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약 100만 명의 투치족이 후투(Hutu)족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학살됐다. 이후, 대학살에 가담했던 일부 후투족 극단주의자들이 도피해 무장단체를 결성했다. 이에 위협을 느낀 르완다는 투치족 중심의 반군인 M23을 투치족 보호 차원에서 은밀히 지원해왔다. 이는 과거처럼 투치족이 다시 피해자가 되는 사태를 막으려는 르완다 정부의 의도다. 투치족 출신 폴 카가메(Paul Kagame) 르완다 대통령 역시 또 다른 대학살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DRC 정부는 르완다가 M23을 이용해 콩고의 광물 자원을 장악해 이권을 노리는 것이 숨은 의도라고 의심한다. 고마를 비롯한 동콩고 지역은 스마트폰 부품에 쓰이는 콜탄(coltan) 등 전략 자원이 풍부한 지역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