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는 지난 수십 년간 초인플레이션, 정치적 불안정, 농업·광업 부문의 생산 저하 등으로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겪어왔다. 특히 2000년대 초 인권 문제와 선거 부정에 대한 대응으로 미국이 제재를 부과하면서, 외국인 투자 급감, 금융 고립, 주요 수출시장과의 무역 차질 등 구조적 위기가 심화됐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에머슨 음낭가과(Emmerson Mnangagwa) 대통령은 2025년 4월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모든 관세를 일시적으로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짐바브웨의 주요 수출품인 담배, 설탕, 합금철 등에 18% 관세를 부과한 데 대한 대응 조치로, 양국 간 무역 긴장 완화와 대화 유도, 그리고 상호 이익을 위한 협력 기반 마련이 목적이다. 미국은 2024년 기준 2,410만 달러의 무역적자를 이유로 이번 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짐바브웨 정부는 이번 관세 유예를 통해 생산비 절감, 수입 물가 안정, 제조업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대통령은 ‘공정한 무역’과 ‘모든 국가와의 우호적 관계’를 강조하며, 아시아 중심의 ‘동방 정책(Look East Policy)’을 넘어 보다 균형 잡힌 외교 전략으로의 전환을 시사했다. 이같은 접근은 “짐바브웨는 사업에 열려 있다(Zimbabwe is open for business)”는 국가 기조와도 부합하며, 지역 및 국제 무대에서의 재도약을 모색하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결정이 정치적 목적에 치우쳐 있으며 실질적 경제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그러나 관세 유예가 지역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고, 중장기적으로는 국제 파트너십 확대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짐바브웨의 대미 관세 유예는 한국과의 협력 가능성으로도 확장될 수 있다. 양국은 미국의 관세정책이라는 공통된 외교·경제 변수에 직면해 있으며, 무역 협상 과정에서 상호 경험을 공유하거나 전략적 연대를 구축할 여지가 있다. 이는 한국의 아프리카 내 입지 확대와 짐바브웨의 외교 다변화 전략 모두에 기여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짐바브웨의 이번 조치는 단기적 수입 유인 조치에 그치지 않고, 외교 재정립과 국제 협력 기반 확장을 위한 전략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향후 발전 방향은 각국의 국익과 세계 경제 구도 속에서의 자율적 판단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