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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대륙 통신원 리포트

[남아프리카공화국] 남아공 전통 축제 ‘카프세 클롭세’, 단순한 문화축제를 넘어 역사 회복의 장

관리자 / 2025-04-25 오전 12:03:00 / 32

매년 1월 2일,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수도 케이프타운*에서는 ‘카프세 클롭세(Kaapse Klopse)’ 축제가 열려 온 거리가 강렬한 리듬, 색채, 공동체 정신으로 물든다. 공식 명칭은 케이프타운 민스트럴 카니발(Cape Town Minstrel Carnival)로, 케이프 플랫츠(Cape Flats) 지역의 유색인종 노동자 계층에게 이 축제는 단순한 퍼레이드를 넘어 도시 공간에 대한 회복과 역사에 대한 재조명을 상징하는 행사이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3개의 수도를 가지고 있는데, 행정수도는 프리토리아, 입법수도는 케이프타운, 사법수도는 블룸폰테인이다.

 

카프세 클롭세는 19세기 초 케이프타운의 노예들에게 매년 1월 2일 단 하루의 휴일이 주어지던 시기에서 유래하며, 억압 속의 자유와 기쁨을 표현하는 저항의 문화로 발전해왔다. 아파르트헤이트 시기 ‘집단 지역법(Group Areas Act)’에 따라 유색인종 공동체가 도심에서 강제로 이주된 이후, 퍼레이드는 한때 배제되었던 장소로의 귀환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갖게 되었다.

 

60개가 넘는 클롭세(Klopse)라는 이름의 극단이 퍼레이드와 경연대회에 참여하는데, 각 극단은 수개월 전부터 음악 편곡, 춤, 정교한 의상을 준비한다.

빨간 유니폼을 입은 클롭세 극단

아프리카와 케이프 말레이, 노예 시대의 영향을 받은 고에마(Ghoema) 음악은 이 축제에 독특한 리듬과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탬버린을 연주하는 클롭세 단원

금관악기를 연주하는 클롭세 단원들

특히 여성, 그 중에서도 어머니들은 의상 제작, 기금 모금, 리허설 기획, 음악 교육 등 다방면에서 축제 운영을 이끌며, ‘모성적 돌봄’(mothering work)을 통해 공동체 전체를 보살핀다.

 

여성들은 오늘날 공식 직책을 맡고 극단을 이끌거나 밴드에 참여하며, 이는 종교적·사회적 보수성이 강한 공동체 내에서 성 역할과 사회 규범의 변화를 이끄는 조용한 전환점이 되고 있다.

 

최근 축제의 대외적 주목도와 후원이 증가하면서, 공동체 전통과 관광지로서의 퍼포먼스 사이의 균형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과도한 상업화는 축제의 진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과 함께, 내부 목적보다는 외부 관객을 위한 공연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하는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한편, 케이프타운은 젠트리피케이션에 따라 급격히 재구조화되며 원주민 공동체의 거주지가 외곽으로 밀려나는 상황이다. 이 속에서 카프세 클롭세는 디스트릭트 식스(District Six), 슬레이브 로지(Slave Lodge), 보캅(Bo-Kaap) 등 과거의 상처가 남은 장소를 행진하며, 도시 공간에 대한 존재와 가시성을 재확인하는 상징적 행위로 이어진다.

 

여전히 아파르트헤이트와 지속적인 불평등의 긴 그림자 속을 헤쳐나가고 있는 유색인종 공동체에게 있어 카프세 클롭세는 축하이자 선언의 표현이다. 이 축제는 그들의 이야기는 중요하며, 그들의 문화는 지속되고 그들의 존재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것임을 보여준다.

 

또한 카프세 클롭세는 삶의 경험에 뿌리를 둔 문화 유산이 어떻게 치유와 저항의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케이프타운이 끊임없이 성장하고 변화하는 가운데, 이 축제는 진정한 변화에는 오랫동안 소외되어 온 사람들의 목소리와 역사가 포함되어 있음을 일깨워준다.

※ 해당 주제와 관련한 더 자세한 내용은 본 보고서를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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