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댄스 영화제(Sundance Film Festival)는 독립 영화와 신진 영화 제작자를 지원하는 세계적인
한·아프리카재단 조사연구부가 매주 전하는 최신 아프리카 동향과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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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선댄스 영화제 아프리카 출품작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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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댄스 영화제(Sundance Film Festival)는 독립 영화와 신진 영화 제작자를 지원하는 세계적인 영화제로, 1978년 미국 유타(Utah) 주에서 배우 로버트 레드포드(Charles Robert Redford Jr.)가 창설한 행사다. 독립 영화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행사로 평가받는 선댄스 영화제는 매년 예술적이고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이며 전 세계 영화인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2025년 선댄스 영화제는 1월 23일(목)부터 2월 2일(일)까지 온/오프라인으로 개최되며, 총 93편의 작품이 상영될 예정이다. 이 중 아프리카 영화는 6편으로,* 지난해 4편보다 많아져 아프리카 영화에 대한 관심이 점차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프리카 영화와 선댄스 영화제의 인연은 2013년 이집트 출신의 예한느 노자임(Jehane Noujaim) 감독이 ≪더 스퀘어(Al-Midan)≫ 작품으로 월드 시네마 다큐멘터리 부문 관객상을 수상한 이래로 꾸준히 이어져왔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 에티오피아, 이집트, 케냐** 등 다양한 국가의 감독들이 계속해서 두각을 나타내며 아프리카 영화의 국제적 입지를 넓혀왔다.
*선댄스 영화제는 ①감독/제작사의 국적, ②영화 촬영지, ③극중 배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작품의 국가 구분을 결정한다. **연도순으로 2014년 에티오피아의 제레자네이 버헤인 머하리(Zeresenay Berhane Mehari) 감독, 2017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파스칼 람체(Pascale Lamche) 감독, 2020년 케냐의 샘 소코(Sam Soko) 감독과 레소토의 레모항 제레미아 모세스(Lemohang Jeremiah Mosese) 감독이 각각 선댄스 영화제에서 수상했다.
올해 심사위원단에는 케냐의 와누리 카히우(Wanuri Kahiu) 감독이 합류해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카히우 감독은 2018년 프랑스 칸(Cannes) 영화제에서 영화 ≪라피키(Rafiki)≫*를 통해 케냐 영화 최초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이름을 올리며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카히우 감독을 포함한 16명의 심사위원단은 독립 영화계에서 촉망받는 새로운 세대의 스토리텔러를 발굴하고 널리 알리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예정이다.
*스와힐리어로 ‘친구’를 의미하는 ≪라피키(Rafiki)≫는 두 여성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 영화는 동성애가 금기시되는 현실 속에서 두 주인공이 겪는 갈등과 사랑을 섬세하게 묘사한다.
아프리카 영화 산업은 다양성과 독창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영화계에서 고유한 입지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유네스코(UNESCO)의 2021년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리카 영화 산업은 연간 50억 달러(한화 약 7조 원)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며, 500만 개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선댄스 영화제는 독립 영화계의 대표 플랫폼으로서, 아프리카 신진 감독들의 작품이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이나 세계적인 영화 시장에 진출 할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을 한다. 올해 선댄스 영화제를 통해 아프리카 영화가 글로벌 영화인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는다면, 아프리카 영화 산업은 더 큰 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범아프리카영화제작자연합(Pan African Federation of Filmmakers: FEPACI)은 아프리카 영화 산업이 연간 200억 달러(한화 약 28조 원)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매년 2,0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번 주 아프리카 위클리는 2025년 미국 선댄스 영화제가 주목한 아프리카 작품 6편을 조명한다. 다가오는 설 연휴, 선댄스 영화제를 통해 아프리카 영화만의 독창적인 시선을 경험해보는 것은 어떨까?
※아프리카 위클리는 설날 연휴기간인 31일에는 발간되지 않습니다. 독자 여러분, 2월 첫 번째 금요일(7일) 오후 3시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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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도서관을 짓는 방법(How to Build a Build a Librar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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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출신의 마이아 레코우 감독과 2007년부터 케냐에서 생활하며 현지 문화를 경험해온 호주 출신 크리스토퍼 킹 감독은 부부로서, 한 도서관의 역사를 통해 케냐 사회의 문화적 복잡성과 식민주의의 유산을 이야기한다.
1931년 나이로비에 설립된 '맥밀란 기념 도서관(McMillan Memorial Library)'은 당시 백인들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시작되었지만, 2017년 작가 완지루 코이난게(Wanjiru Koinange)와 출판계 종사자 안젤라 와추카(Angela Wachuka)의 주도로 모든 시민을 위한 포용적인 공공 도서관으로 거듭났다. 이들은 식민주의와 인종 갈등을 상징하며 방치되었던 도서관을 복원하고, 아프리카의 언어들로 쓰인 책을 늘리는 한편, 시각 및 신체 장애인을 위한 서비스를 도입하며 도서관을 탈바꿈했다. 두 실존인물이 주도한 도서관 환경 개선 프로젝트는 사회적 계층과 집단 간의 장벽을 허물고,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계기가 됐다.
레코우와 킹 감독은 이 영화가 단순한 건물 복원의 이야기가 아니라, 도서관이 사회 통합과 치유의 상징으로 어떻게 자리 잡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한다. 케냐의 독특한 내러티브를 담아낸 이 작품은 2025년 선댄스 영화제에서 첫 공개되며,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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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수단/영국/독일/카타르-감독: 아나스 사이드(Anas Saeed), 라위아 알하그(Rawia Alhag), 이브라힘 스누피 아흐메드(Ibrahim Snoopy Ahmed), 티메아 모하메드 아흐메드(Timeea Mohamed Ahmed), 필 콕스(Phil Cox)-부문: 월드 시네마 다큐멘터리 경쟁(World Cinema Documentary Competition)-소개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Z8x0lgVzHLU
영화 ≪카르툼(Khartoum)≫은 2023년 4월 수단에서 발생한 정부군(SAF)과 신속지원군(RSF) 간의 치열한 분쟁을 배경으로*, 수도 카르툼(Khartoum)에서의 생존과 탈출을 시도하는 다섯 주인공 이야기를 재현한 작품이다. 영화는 사회적 불안 속에서 살아가는 개인들의 삶을 세밀하게 조명하며, 이들의 경험을 통해 수단 분쟁의 가혹한 현실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분쟁위치·사건데이터프로젝트(Armed Conflict Location and Event Data Project: ACLED)에 따르면, 수단 분쟁 발발 이후 약 28,7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두 감독은 재연 장면과 실제 다큐멘터리 영상을 결합해 관객들에게 극히 개인적이고 생생한 내러티브를 전달한다. 유튜브에 공개된 세 개의 클립은 분쟁 이전 평화로웠던 카르툼의 일상을 담고 있으며, 영화 본편에서 묘사될 극한의 상황과 강렬한 대비를 이룬다. 아이들이 마을을 뛰어다니며 노는 모습이나 아이를 품에 안고 잠을 청하는 어머니의 장면은, 전쟁 이전 카르툼이 얼마나 평화로운 곳이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 영화는 선댄스 영화제의 온라인 플랫폼에서 관람할 수 있다. 관객들은 뉴스 보도보다 강렬하고 몰입감 있게 전달되는 수단 분쟁의 현실을 스크린을 통해 느끼며, 그 속에 담긴 감독들의 메시지에 깊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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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바람이 불어오는 곳(Where the Wind Comes Fr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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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 엘리사(Elisa)와 23세 마흐디(Mahdi)가 단조로운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한 여정을 통해 깊은 우정과 새로운 꿈을 재발견한다. 튀니지 북부의 한적한 마을에서 자라온 두 주인공은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며 무료한 일상을 함께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엘리사는 단조로운 삶을 벗어나 튀니지 남부 제르바(Djerba) 섬에서 열리는 그림 대회에 참가하자고 제안한다. 마흐디가 이를 받아들이며, 둘은 서로를 길동무 삼아 새로운 여정에 도전한다.
튀니지 북부에서 남부로 이어지는 두 주인공의 로드 트립(road trip)은 사랑, 슬픔, 자아 발견, 그리고 변화를 향한 청춘의 여정을 생생히 그려낸다. 관객들은 이를 통해 두 사람의 세밀한 감정뿐 아니라 튀니지의 아름다운 자연환경도 엿볼 수 있다.
이 영화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구엘라티 감독은 튀니지 청년들의 삶과 고민을 진지하게 포착하되, 유머와 해학을 곁들여 밝고 경쾌하게 풀어내고자 했다. 그녀는 전 세계 청년들이 겪는 불안과 도전에 공감하며,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위로와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구엘라티 감독의 바람처럼, 엘리사와 마흐디의 모험담이 튀니지를 넘어 더 많은 청춘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하길 기대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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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눈 감은(묶인) 희생(B(l)ind The Sacrifi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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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적인 서사로 관객들에게 영감을 전하는 나카네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고전설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신선한 관점을 선사한다. 그는 성경 창세기 속 아브라함과 이삭 이야기를* 접한 후, 머릿속에 수많은 질문이 떠올랐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이 일화는 믿음의 시험을 겪었던 아브라함의 시련에 초점을 맞추지만, 나카네 감독은 이삭의 심리에 주목했다. 희생 제물로 바쳐질 뻔했던 이삭은 아브라함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어떤 생각을 했을까?
*성경 창세기에서 아브라함은 오랜 기다림 끝에 얻은 아들 이삭을 하나님께 번제로 바치라는 명령을 받는다. 그는 명령에 순종해 이삭을 제물로 바치려 했으나, 하나님은 그의 믿음을 보고 이삭 대신 숫양을 희생 제물로 삼게 했다.
이러한 질문에서 출발한 나카네 감독은 오랜 숙고 끝에 이 영화를 완성했다. 그는 아브라함과 이삭의 이야기를 현대 아프리카 유목민 가족의 이야기로 변주하며, 가족 간의 유대와 희생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탐구한다.
나카네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언뜻 지나칠 수 있지만 중요한 질문들을 사려 깊게 포착하며, 관객들에게 기존 서사를 새롭게 바라볼 기회를 제공한다. 그의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어떻게 스크린 위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궁금하다면, 지금 선댄스 영화제의 온라인 상영 플랫폼에서 확인해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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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와 알제리 출신의 두 야심찬 예술가가 유럽으로 향하는 위험한 뱃길을 택한 알제리 청년들의 실제 이야기를 영화로 그려냈다. 루시앙 보쉐 감독은 뮤직비디오 촬영을 위해 알제리를 찾았다가, 현지 사진작가 마흐디 부시프와 만났다. 실험적인 작품으로 각자의 분야에서 활약하던 이들의 만남은 곧 다큐멘터리 제작으로 이어졌다.
영화의 주제를 찾던 두 감독은 실존 인물인 시푸(Sifou)와 마흐레즈(Mahrez)를 만나, 알제리를 떠나 유럽으로 향하려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았다. 영화는 이들의 여정뿐 아니라, 가족과의 이별, 희망과 두려움, 그리고 이민자들이 마주하는 현실을 깊이 있게 조명한다.
두 감독은 이 영화를 현재 행방이 묘연한 마흐레즈의 가족에게 헌정하며, 바다에서 사라진 이들과 남겨진 가족들의 목소리를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두 감독은 강렬한 영감을 준 이 이야기가 관객들에게도 깊은 여운을 남길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오늘도 계속되는 유럽행 이민자 행렬 속에서, 이 영화는 단순히 숫자로 기록되는 실종자 통계가 아닌 바다를 건너는 이민자들의 현실을 담담하게 묘사한다. 뉴스 보도를 넘어,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자 한다면 이 영화에 주목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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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불과 달빛 사이(Entre le Feu et le Clair de Lun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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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은 아버지의 고향인 코트디부아르의 한 마을에서 벌어진 사건을 재연과 실제 영상을 결합해 감각적으로 묘사한다. 영화는 아버지의 어린 시절, 마을에서 벌어진 전쟁을* 피해 숲속에 숨어 지내던 10여 일 간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재현한다.
*2002년, 코트디부아르 정부의 군 개혁에 반발한 세력은 북부 지역을 장악하며 정부군과 대치했다. 이후 2003년과 2007년의 평화 협정을 통해 내전 종결에 합의했으나, 남북 간 대립은 여전했다. 2010년 대통령 선거에서 부정선거 논란이 발생하며 다시 무력 충돌이 벌어졌고, 이로 인해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2011년, 북부 세력이 승기를 잡으며 내전은 사실상 종식됐다. 내전의 배경에는 남북의 경제적, 민족적, 종교적 갈등이 자리하고 있었다.
영화의 주인공이자 제작 과정에도 깊이 관여한 감독의 아버지는, 전쟁과 전쟁 속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기록하려 했다. 비록 책은 완성되지 못했지만, 야라베 감독은 그를 대신해 아버지의 이야기를 영화로 전한다. 감독은 관객들이 아버지의 경험을 넘어, 폭력의 역사가 과거를 기록하는 방식을 다양한 관점에서 되짚어보길 원한다고 설명한다.
※2025년 선댄스 영화제 수상작 발표일은 1월 31일(금)로 예정되어 있다. 온라인 관람 방법에 대한 자세한 안내 사항은 <여기> 에서 살펴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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